“나를 키운 건 8할이 북대서양 바닷바람”…손석구의 그 맥주 [나는 술로]

2024. 2. 3.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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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해풍 맞은 맥아 원료로…‘슬로우 발아’ 부드러움 극대화
‘더블 숙성 공법’으로 강렬함까지…최단 시간 100만 상자 판매
배우 손석구 씨가 참여한 켈리 광고. [하이트진로 제공]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나를 키운 건 8할이 바람이었다.” 서정주 시인의 시, ‘자화상’의 한 구절입니다. 여기서 바람은 화자의 고난과 역경을 빗댄 대상이죠.

맥주 중에서도 세찬 바닷바람을 견디며 굳세게 자란 맥주가 있습니다. 그것도 우리나라가 아닌 바다 건너 타지에서 말이죠. 바로 하이트진로의 켈리(KELLY)입니다. 켈리의 원료는 덴마크에서 자란 맥아입니다. 맥아란 보리에 물을 붓고 싹이 트게 한 다음에 말린 것인데요. 맥주의 핵심 원료입니다.

왜 덴마크를 골랐을까요. 하이트진로는 켈리를 구상하는 과정에서 부드러움과 강렬함 두 가지 맛을 동시에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부드러움과 강렬함은 얼핏 공존하기 어려운 감각 같습니다. 하이트진로는 3년의 연구 끝에 해답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게 바로 덴마크죠.

덴마크가 있는 유틀란트 반도에는 1년 내내 북대서양 해풍이 붑니다. 이 바람을 맞은 맥아가 부드러운 특징을 지녔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죠. 여기에 보통 맥아를 발아시키는 시간보다 24시간을 더 발아시키는 기술을 더했습니다. 이른바 ‘슬로우(slow) 발아’입니다. 이 기술로 부드러운 맛을 극대화했다고 합니다.

부드러움은 이렇게 찾았고, 그렇다면 강렬함은 어떻게 구현했을까요. 하이트진로는 ‘더블 숙성 공법’을 도입했습니다. 말 그대로 숙성을 두 번 하는 공법이죠, 7℃에서 1차로 숙성한 뒤 영하 1.5℃에서 한 번 더 숙성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켈리는 강렬한 탄산감도 갖출 수 있게 됐죠.

한마디로 북대서양 해풍을 맞고 자란 맥아와 더블 숙성 공법이 켈리만의 부드럽고 강렬한 맛의 비법인 겁니다. 이런 점은 켈리라는 이름에도 담겨있습니다. 켈리는 ‘킵 내추럴리(keep naturally)’를 줄인 말이라고 합니다. 번역하자면 ‘자연스럽게’ 정도가 되겠네요. 인위적인 것을 최소화하고, 자연주의적인 원료와 공법으로 맛을 추구한다는 의미가 담겼습니다.

켈리 이미지. [하이트진로 제공]

켈리는 맛뿐만 아니라 병 디자인에도 부드러움과 강렬함을 모두 담았습니다. 병 어깨 부분은 부드러운 곡선이지만, 병 하단으로 갈수록 직선을 좁아지게 만들어 강렬한 느낌도 구현했습니다. 국내 일반 맥주 중에 처음으로 호박색을 적용한 것도 특징이죠.

켈리는 출시 직후 주류업계에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출시 36일 만인 5월 10일 누적 판매량이 100만 상자를 돌파했는데요. 병으로 따지면 330㎖ 기준 3만162만 병입니다. 1초에 10병이 팔린 셈이죠. 330㎖ 병 기준으로 한반도에서 덴마크 최북단까지 이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켈리가 달성한 이 기록은 국내 맥주 브랜드 가운데 최단기간이라고 합니다. 1억 병 돌파도 시간문제였습니다. 출시 99일 만인 7월 11일 누적 330만 상자, 1억 병 판매를 달성했습니다.

켈리는 광고모델로도 유명세를 탔습니다.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던 배우 손석구 씨가 켈리의 얼굴이 되면서죠. 손석구 배우는 제품 출시 전에 선보인 ‘프리 런칭’ 광고부터 본편 광고, 그리고 새로운 광고 ‘덴마크 해풍’까지 켈리와 함께했습니다. 당시 손석구 배우는 영화 ‘범죄도시2’와 드라마 ‘나의 해방도시’, ‘카지노’ 등에 출연하며 인기를 끌고 있었는데요. 생각해보면 이 작품들에서 보여준 손석구 배우의 강렬하면서도 부드러운 이미지가 켈리의 지향점과 딱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곧 출시 1주년을 맞는 켈리는 이제 하이트진로의 테라와 함께 주요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도 대중적인 맥주로 자리 잡은 테라와 단기간에 시장에 안착한 켈리를 중심으로 맥주 시장 1위를 탈환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고 합니다. 북대서양의 세찬 해풍을 견딘 켈리가 앞으로 하이트진로의 든든한 구원투수 역할을 할지 두고봐야겠습니다.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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