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거절하고 왔어요! 토트넘, '스웨덴 초신성' 베리발 영입→"토트넘에 합류해 정말 환상적이다"
[포포투=한유철]
토트넘 훗스퍼가 루카스 베리발 영입을 완료했다.
# 2023-24시즌 토트넘의 발자취
지난 시즌 '무관 탈출'을 목표로 했던 토트넘. '우승 청부사'라고 불리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 체제에서 2년 차에 접어들었으며 부임 첫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기록했기에 기대는 더욱 컸다. 여름 이적시장 땐 이브 비수마와 히샬리송 등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하지만 헛된 희망에 불과했다. 모든 컵 대회에서 탈락하며 무관이 확정됐고 리그에선 8위를 차지해 유럽 대항전 진출 자체가 좌절됐다. 시즌 도중엔 히샬리송과 콘테 감독의 불화설이 제기되기도 하는 등 여러 논란에 휩싸였다. 시즌 도중엔 콘테 감독이 경질되는 등 다사다난한 시즌을 보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리빌딩에 돌입했다. 여러 감독 후보들 가운데, 셀틱에서 도메스틱 트레블을 달성한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데려왔다.
물론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았다. 오랫동안 팀을 이끈 해리 케인이 '우승'에 대한 야망을 실현시키고자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고 위고 요리스 등 베테랑 선수들의 기량 저하도 너무나 눈에 띄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빅 리그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도 우려가 됐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의 토트넘은 누구보다 뛰어난 초반 상승세를 보였다. 여기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적인 역량이 빛을 발했다. '공격 축구'를 천명한 포스테코글루 감독. 아스널,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강호들을 상대로도 이 전술을 꺾지 않았다. 10경기 연속 무패 행진. 토트넘은 리그 1위를 질주했다.
이후 무패 행진이 끊기며 다소 주춤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토트넘은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리그 22경기에서 13승 4무 5패(승점 43점). '1위' 리버풀과의 격차는 8점으로 다소 크지만, 여전히 우승에 대한 희망을 이어갈 수는 있다.
# 겨울 이적시장 행보
후반기 더욱 치열한 일정이 예정돼 있던 토트넘은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보강을 추진했다. '핵심' 손흥민이 아시안컵을 소화하기 위해 대표팀에 합류했고 비수마와 파페 마타 사르 역시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으로 인해 자리를 비웠기에 보강은 불가피했다.
희소식이 쏟아져 나왔다. 우선 토트넘은 손흥민의 빈자리를 메우고자 라이프치히에서 티모 베르너를 데려왔다. 토트넘은 지난달 9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라이프치히에서 베르너를 임대 영입했다는 소식을 발표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다. 베르너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임대로 합류할 예정이며 여름에 완전 이적 조항도 있다. 그는 등번호 16번 유니폼을 입을 것이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의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에 따르면, 그는 "라이프치히에선 베르너가 약간 다르게 플레이했다. 그들의 시스템은 베르너와 맞지 않았다. 그는 충분히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 베르너가 정기적으로 나서고 골까지 넣었다면, 토트넘에 오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그를 품을 여력이 안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최우선 타깃은 센터백이었지만 나는 베르너가 우리의 시스템에서 뛸 수 있는 가능성을 봤다. 라이프치히에선 바뀐 플레이 스타일로 인해 많은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공격 보강에 성공한 토트넘은 센터백 보강까지 마쳤다. 미키 반 더 벤과 크리스티안 로메로라는 걸출한 센터백 자원이 있었지만, 두 선수를 제외하곤 마땅히 쓸 선수가 없었다. 에메르송 로얄과 벤 데이비스가 제 역할을 다하긴 했지만, 두 선수는 '전문' 센터백이 아니다. 이에 제노아의 라두 드라구신을 데려왔다.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 프로 무대 검증을 마친 자원이며 바이에른 뮌헨과 나폴리까지 원한 수준급 센터백이다.
토트넘은 12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제노아에서 드라구신을 영입했다. 이를 알리게 돼 매우 기쁘다. 취업 비자 발급 및 모든 승인 절차를 마쳤다. 계약 기간은 2030년까지이며 등번호는 6번이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뮌헨은 거절하고 토트넘행을 선택한 드라구신. 그의 에이전트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로마노에 따르면, 그는 "뮌헨의 제안을 거절할 줄 전혀 몰랐다"라며 당혹스러워했다.
이유가 있었다. 드라구신은 토트넘의 프로젝트를 높게 평가했다. 영국 '풋볼 런던'에서 토트넘 소식을 전담하는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는 "드라구시는 토트넘의 프로젝트를 뮌헨보다 더 높게 평가했다. 뮌헨은 토트넘이 제안한 것보다 2배 더 많은 주급을 제안했었다"라고 밝혔다.
자연스레 기존 선수들이 떠나기도 했다. 우선 '베테랑' 에릭 다이어는 임대를 통해 뮌헨으로 갔다. 이외에도 이반 페리시치와 자펫 탕강가, 제드 스펜스, 알레호 벨리스, 세르히오 레길론이 팀을 떠났다. 계속해서 이적설이 떠올랐던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와 라이언 세세뇽, 브리안 힐은 팀에 남았다.
# 베리발 영입으로 마침표
이적시장 막바지, 토트넘은 추가 보강을 했다. 주인공은 베리발. 스웨덴 출신의 초특급 유망주다. 17세에 불과하지만 186cm의 탄탄한 피지컬을 지니고 있으며 왕성한 활동량과 넓은 활동 범위, 성실한 움직임 등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중원에서 영향력을 드러낸다.
어린 나이에도 프로에서 검증을 마쳤다. 2021시즌 성인 무대에 데뷔했고 2023시즌엔 유르고르덴 소속으로 컵 대회 포함 29경기에 나서 3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다.
스웨덴 내에선 이미 '초특급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U-16에서 U-21까지 단 1년 만에 월반했으며 지난 1월 에스토니아와의 친선경기에선 후반전 교체로 출전해 31분을 소화하며 A매치 데뷔전까지 치렀다.
이에 여러 클럽들의 관심이 이어졌다. 바르셀로나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스페인 매체 '렐레보'의 마테오 모레토 기자는 "바르셀로나는 베리발의 영입을 겨울에 마무리 짓고 6월에 그를 합류시킬 생각이다. 선수는 남은 시즌 동안 스웨덴에 머물기를 바라고 있다. 베리발은 이미 바르셀로나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라고 전했다.
물론 경쟁은 치열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는 바르셀로나와 경쟁을 천명했고 공식적으로 영입을 추진했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프랑크푸르트는 그에게 뚜렷한 플랜을 보여줬으며 그를 곧바로 1군에 합류시킬 계획이다. 코치진과 수뇌부들은 그를 완전히 신뢰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완전한 구두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맨체스터 시티 등이 그의 상황을 주시했다.
그럼에도 바르셀로나 이적이 가장 유력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베리발과 그의 가족은 합의를 완료하기 위해 바르셀로나와 다시 만날 예정이다. 데쿠는 그가 모든 세부 사항을 동의하기를 바란다. 유르고르덴은 이미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토트넘이 하이재킹을 시도하며 상황은 달라졌다. 토트넘은 바르셀로나보다 더 많은 금액과 '1군 보장'을 약속했다.
그렇게 토트넘은 이적시장 막바지, 베리발의 하이재킹에 성공했다. 로마노는 2일 "베리발은 토트넘으로 향한다. 바르셀로나는 선수측이 마음을 바꿔 토트넘에 합류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토트넘은 1000만 유로(약 143억 원) 이상의 금액을 지불할 준비가 됐다"라고 알렸다. 아직 오피셜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이적은 마무리됐다고 보는 것이 옳다.
이윽고 오피셜이 나왔다. 토트넘은 3일 구단 계정을 통해 "베리발의 영입을 완료했다"라며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베리발 영입에 만족감을 표했다.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그는 "사람들은 보고 있다. 누군가에게 비전을 팔 수도 있다. 내가 여기에 합류한 이후, 우리의 모습을 본 누군가는 우리가 어떤 팀이 되기를 원하는지 그러한 열망을 봤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단순히 말 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실제로 하고 있다. 우리는 그저 맛보기로 끝내고 싶지 않다. 우리는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우도기와 사르, 반 더 벤 등은 모두 20대 초반에 팀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우리는 팀을 만들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선호하는 팀이 되기를 원한다"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에 합류한 베리발. 이적 소감을 드러냈다. 그는 "토트넘에 합류해 PL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받다니 정말 환상적이다. 나는 토트넘에서 따뜻한 환대를 받았다. 그들은 진심으로 날 환영해줬다. 훌륭한 감독이 있는 정말 좋은 클럽이다. 어리고 열성적인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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