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들추니 외국산이…설 앞두고 원산지 속여팔기 기승
■ 국내산 삼겹살인 줄 알았더니…외국산 섞여
지난달 31일, 대전시 중구의 한 정육점에 단속반이 들이닥칩니다. 국내산으로 표기된 삽겹살의 포장을 뜯어 고기를 살펴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돼지고기 같지만,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한 포장 안에 서로 다른 모양의 고기가 들어있는 겁니다. 한쪽은 길이가 긴데 다른 쪽은 짧았습니다.
단속반이 원산지를 검사하는 신속 진단키트를 꺼내들었습니다. 긴 쪽과 짧은 쪽 고기를 각각 조금씩 잘라 시료를 채취한 뒤 키트에 떨어뜨렸습니다.
한쪽은 두 줄, 다른 쪽은 한 줄이 나왔습니다. 국내산과 외국산이 섞여 있던 겁니다. 시료 채취에서부터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채 5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조사 결과 이 정육점은 칠레산 냉동 대패삼겹살을 국내산으로 판매하거나 캐나다산 삼겹살을 국내산 벌집, 꽃 삼겹살 등으로 판매해오고 있었습니다.
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은 정육점 주인인 40대 남성을 원산지 거짓 표시 혐의로 형사 입건했습니다.
■ 국내산, 외국산 삼겹살 구별법은?
가장 큰 차이는 길이입니다. 국내산 삽겹살은 외국산보다 상대적으로 길이가 더 깁니다.
삼겹살에 등심까지 붙어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고기를 자를 때 국내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부위를 더 포함해서 생산하는 겁니다. 외국산은 등심도 거의 붙어있지 않고 길이는 상대적으로 짧습니다.
국내산은 또 절단면이 거칠기도 합니다. 반면 외국산은 절단면이 매끈합니다.
■ 팥, 버터 원산지도 속여…원산지 위반 단속 10% 가까이 증가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한 사례는 반찬가게나 제과점도 있었습니다.
대전 대덕구와 충남 아산시의 반찬가게에서는 중국산 고사리, 콩나물 등을 쓰고도 채소 전체가 국내산인 것처럼 표시하기도 했고 미국·호주산 소맥분으로 제조된 고추장의 원산지 역시 국내산으로속이기도 했습니다.
충남 논산의 제과점에서는 빵의 원료가 되는 중국산 팥이나 외국산 버터를 국산으로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하거나 표시하지 않았다가 적발된 사례는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국에서 3,400건 적발됐는데 2022년 3,100건보다 10%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외국산과 비교하면 국내산은 소비자 선호도는 물론 가격도 높기에 위반 사례가 이어지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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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현 기자 (b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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