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설' 확립한 과학자들…"세상이 너를 중심으로 돌지 않아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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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사람들은 지구는 한 자리에 고정돼 있고 하늘이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망원경이 등장하자 그 사실이 틀렸다는 게 밝혀졌어요.
돔에는 망원경이 하늘을 볼 때 여닫을 수 있는 뚜껑이 있고 벽 옆에는 여러 작업을 할 수 있는 받침대가 동그랗게 늘어서 있습니다.
500년 후인 2세기 로마 시대에 살던 프톨레마이오스가 이 주장을 더 깔끔하게 정리한 것이 바로 하늘이 움직인다는 뜻을 지닌 천동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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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사람들은 지구는 한 자리에 고정돼 있고 하늘이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망원경이 등장하자 그 사실이 틀렸다는 게 밝혀졌어요.
● 하늘이 움직인다고 믿은 옛 사람들?
2023년 12월 하와이 마우나케아산에 있는 캐나다ㆍ프랑스ㆍ하와이망원경(CFHT)에 다녀왔습니다. 보통 망원경 주변에는 망원경을 보호하기 위한 돔이라는 건물이 있습니다. 돔에는 망원경이 하늘을 볼 때 여닫을 수 있는 뚜껑이 있고 벽 옆에는 여러 작업을 할 수 있는 받침대가 동그랗게 늘어서 있습니다. 받침대 위에 올라섰을 때 위잉하는 소리와 함께 갑자기 망원경이 천천히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돌고 있는 게 우리인가요 바닥인가요?”
저는 망원경이 제 주위를 도는 걸로 착각하고 직원에게 물어봤습니다. 하지만 돌고 있던 건 망원경이 아니라 저였어요. 돔 뚜껑이 닫혀 있고 마침 뚜껑도 받침대와 함께 돌고 있어서 마치 망원경이 돈다고 착각한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나 자신을 기준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곤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나 게임은 친구들도 좋아할 거라고 생각해요. 옛날 사람들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자신을 기준으로 세상을 설명했습니다. 우리가 가만히 서 있더라도 하늘에 있는 해와 달과 별은 매일 동쪽에서 나타나서 서쪽으로 사라지니까요.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땅은 움직이지 않고 천체가 움직이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고대 이집트 신화에서는 해를 상징하는 신인 라가 매일 낮 배를 타며 하늘을 가로지르고 밤에는 어둠의 세상에서 죽음과 싸운다고 믿었어요. 천체의 움직임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가 여럿 있었는데 그중 가장 잘 알려진 시도는 약 2400년 전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의 연구입니다.
플라톤은 지구가 이 세상의 중심에 있고 그 주위를 해와 달, 다섯 행성이 돌고 있다고 주장했어요. 가장 바깥에는 별들이 붙어 있는 공 껍질이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500년 후인 2세기 로마 시대에 살던 프톨레마이오스가 이 주장을 더 깔끔하게 정리한 것이 바로 하늘이 움직인다는 뜻을 지닌 천동설입니다.
● 갈릴레오 망원경으로 지동설 밝히다
오늘날의 생각과는 달리 천동설은 1000년 넘게 천체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학설로 쓰였습니다. 우리나라도 600년 전 세종대왕 시절 이슬람 제국에서 만든 천문 기기를 공부하면서 당시 천동설에 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천동설은 천체의 움직임을 제대로 설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행성은 바깥의 별을 기준으로 볼 때 시간에 따라 서쪽에서 동쪽으로 움직이는데 가끔은 반대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움직이기도 하는데 이것을 ‘겉보기 역행 운동’이라고 합니다.
모든 천체가 지구 주위를 원 모양 궤도로만 움직인다고 가정하면 이 운동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주전원이라는 조그마한 원 궤도를 원래의 원 궤도에 덧붙이는 방식을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맞지 않는 현상이 늘어나며 천동설은 갈수록 복잡하게 변해 버렸어요.
이후 16세기 이탈리아의 물리학자 코페르니쿠스는 하늘이 아니라 지구가 움직인다는 지동설을 처음으로 주장했습니다. 지동설은 천동설에 비해 아주 단순하게 세상을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지구가 총알보다도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믿기 어려웠어요. 이 문제를 해결한 사람이 바로 이탈리아의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였습니다.
갈릴레이는 망원경을 사용해 목성을 오랫동안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목성 주변에 네 개의 조그마한 점이 목성 주위를 빙글빙글 도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하늘에 있는 천체가 지구 말고도 다른 것을 중심으로 돌 수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알아냈어요. 또한 갈릴레이는 우리가 바깥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한다면 우리가 있는 곳이 멈춰 있는지 아니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지 구별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관련기사
어린이과학동아 2월 1일, [우주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세상이 너를 중심으로 돌지 않아도 괜찮아
[홍성욱 한국천문연 선임연구원 n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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