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전환 이어 제4인뱅도 잰걸음…은행 독과점 흔들까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최근 금융당국의 심사 기준 확정으로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본격화되고 제4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위한 잰걸음도 이어지고 있어 은행의 독과점 체제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12개 지역 소상공인연합회와 각종 소상공인·소기업 관련 35개 단체가 모인 '소소뱅크설립준비위원회'는 다음달 25일까지 '소소뱅크' 출범을 위해 금융위원회에 예비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소소뱅크는 소기업·소상공인에 특화된 인터넷전문은행을 표방하고 있다. 국내 소상공인·소기업들에 대한 저금리 대출과 맞춤형 금융상품 제공으로 기존 인터넷전문은행들과 차별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9년에도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했다가 자본금 조달계획과 사업계획 미비 등을 이유로 탈락한 바 있어 1차 도전 때의 실패를 거울 삼아 미비점을 보완해 두 번째 도전에 나설 계획이다.
세금 신고·환급 도움 서비스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도 조만간 금융위에 '삼쩜삼뱅크'(가칭)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신청할 방침이다.
근로소득을 유지하면서 개인 사업을 운영하거나 파트타이머, 프리랜서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N잡러와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을 주요 고객층으로 보고 있다.
소상공인 경영 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운영하는 한국신용데이터(KCD)도 지난해 9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KCD뱅크'(가칭)라는 이름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준비에 나섰다. 올해 상반기 신규 인가가 목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4인터넷전문은행 도전자들은 모두 소상공인·자영업자를 핵심 키워드로 삼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특화 대출로 사업성을 담보하는 동시에 제4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의 명분도 확보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 과점적 구조의 은행산업을 언제든 경쟁자가 진입할 수 있는 경합시장으로 전환키로 하고 인터넷전문은행도 상시 진입 가능한 시장으로 만들기로 한 바 있다.
기존에는 사실상 금융당국에서 인가방침 발표 후 신규 인가 신청·심사가 진행됐지만 앞으로는 충분한 건전성과 사업계획 등을 갖춘 사업자가 있다면 엄격한 심사를 거쳐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내주는 상시 인가 체제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당시 금융당국은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통해 은행권 경쟁을 촉진키로 했는데 최근 시중은행 전환과 관련한 심사 기준이 확정돼 가시권에 들어온 상태다.
특히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최대 걸림돌로 꼽혔던 불법 증권계좌 개설 사고와 관련해서도 전환 신청에는 문제가 없다는 해석을 내려 더욱 속도가 붙게 됐다.
금융사고가 발생해 검사·조사가 진행 중인 지방은행의 경우 금융사고가 '주주'가 아닌 '은행 또는 임직원의 위법행위'와 관련된 문제라면 제재 확정 전이라도 시중은행 전환을 신청할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한다면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0여년 만에 새로운 시중은행이 등장하게 된다. 대구은행은 이달 중 인가 신청서를 낼 예정으로 이르면 3~4월께 전환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중은행 전환시 은행명은 'iM뱅크'가 유력한 상황이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과 제4인터넷전문은행 출현이 시중은행의 독과점 체제를 흔들 '메기'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존재한다.
대구은행의 경우 기존 5대 시중은행과 비교해 자본력과 영업망에서 상당한 격차가 나는 만큼 기대만큼 경쟁 촉진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제4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서도 후보군 가운데 금융사를 파트너로 확보한 곳이 없어 충분한 자본력을 확보할 수 있겠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준비중인 소소뱅크설립준비위 측은 "이미 금융권과 해외자본 등에서 출자 의향을 검토·확보 중으로 비밀유지 협약으로 인해 외부에 발표할 수가 없는 것"이라며 "3월 인가 신청 전에 상세한 금융자본 확보에 대한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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