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아기 독수리’ 김서현 “작년과는 다른, 더 좋아진 바뀐 모습을 보여드릴 것”
지난해 4월19일 프로야구 한화의 홈구장인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가 한 ‘고졸 신인’의 등장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 루키는 2023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특급 유망주’ 김서현(20)이었다. 강속구 투수인 김서현은 이날 두산을 상대로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5-5로 팽팽하게 맞선 7회초 등판한 그는 최고 시속 158㎞ 빠른 공을 던지며 호세 로하스, 허경민, 이유찬을 가뿐하게 처리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관중들은 김서현이 공을 던질 때마다 전광판에 찍힌 숫자를 확인하며 환호성을 질렀다. ‘독수리 군단’의 일원이 된 김서현의 첫 날갯짓은 분명 예사롭지 않았다.
그러나 김서현은 비행을 지속하지 못했다. 5월까지 14경기 1세이브 평균자책 3.60을 기록하던 그는 6월 들어 급격한 제구 난조에 시달리더니 결국 2군으로 보내졌다. 두 달가량 ‘영점’을 잡는 훈련에 매진했으나 큰 성과를 내진 못했다. 김서현은 선발 등판한 8월17일 창원 NC전에서 2이닝 만에 조기 강판 당한 뒤 더는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당시 그는 안타 3개, 볼넷 4개를 허용하며 3실점 했다. 김서현의 프로 첫해 성적은 20경기(22.1이닝) 1세이브 평균자책 7.25였다. 올해 프로 2년 차가 된 김서현은 지난해를 돌아보며 “작년과는 다른, 더 좋아진 바뀐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프로의 벽’을 체감한 김서현은 잃어버린 자신감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그는 “시즌 초반에는 괜찮았지만, 뒤로 갈수록 좋은 투구를 하지 못해 자신감이 조금 떨어졌다”며 “잘하기 전까지는 까불면 안 될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도약을 꿈꾸는 김서현은 현재 새로운 변화를 시도 중이다. 그는 2023시즌 종료 후 최적화된 ‘투구 밸런스’를 찾기 위한 훈련을 해왔다. 고정된 투구 폼 없이 자유롭게 공을 던지다 시행착오를 겪었던 그는 “지난 시즌에는 밸런스가 일정하지 않았다. 올해는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밸런스를 잡는 운동을 많이 했다”며 “아직 투구 폼이 일정하진 않다. 해보지 않았던 것이라 어렵게 느껴진다”고 이야기했다.
김서현의 올해 가장 큰 목표는 ‘1군에서 살아남기’다. 아직 신인왕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지만, 현재로선 욕심을 내지 않고 있다. 그는 “신인왕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최대한 1군에서 오래 버티는 게 목표”라며 “팀이 점수를 안 줘야 할 상황에 등판해 위기를 막고, 팀이 이기는 데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올해 김서현을 불펜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2024 KBO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황준서 등 후배가 생긴 김서현은 “서로 도움이 필요할 때는 도와주면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며 “1년 차 때 경험을 나눠서 후배들이 덜 긴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도 전했다.
김서현은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지 호주 멜버른으로 떠났다. 프로 2년 차, 강렬한 첫 날갯짓 후 움츠러들었던 날개를 다시 펼 시간이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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