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거전’ 주연우 “멋진 선조 김숙흥 장군 알릴 수 있어 영광이었죠”
주연우는 KBS2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 김한솔)에서 거란군을 향한 남다른 투지를 불태우는 고려 장수 김숙흥 장군 역을 맡아 열연했다. ‘고려거란전쟁’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 장군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주연우는 “뜻깊은 작품에 함께해서 너무 큰 영광이었다. 멋진 선조를 제가 감히 표현할 수 있어서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됐다”며 ‘고려거란전쟁’ 출연 소감을 밝혔다.
실존 인물이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영웅이기도 한 김숙흥 장군이 되기 위해 주연우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대본에 집중하는 동시에 승마부터 액션까지 치열하게 준비했다.
그는 “김숙흥 장군 정보가 많이 나와 있지 않아서 여백의 미가 많다고 생각했다. 작가님이 쓰신 대본집에 나온 김숙흥 장군 대사와 지문을 토대로 양규 장군과 김숙흥 장군의 관계성에 집중했다. 사극을 처음 접해서 긴장을 많이 했다. 언어적인 표현이나 말의 뉘앙스도 달라서 두렵기도 했고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됐다. 승마 연습도 많이 했다. 함께 출연하는 선배님들과 승마 연습을 4월에 시작했는데 스스로 불안해서 개인 사비로 파주에 있는 승마장을 찾아가 추가로 계속 연습했다. 현장 가서 실수하면 안 되니까 더 연습해야 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숙흥 장군을 생각했을 때 천하무적이라고 생각났다. 무기를 잘 다뤄야겠다고 생각했고, 감독님도 무기를 잘 다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마침 ‘고거전’ 무술팀 체육관이 파주에 있어 찾아가 많이 도와달라고 부탁드렸다. 액션 팀이랑 같이 밥도 먹고 교류가 쌓이니까 편하게 소통하면서 도움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는 일상에서 인물을 만들어가는 편이다. 아무래도 김숙흥 장군은 양규 장군이랑 함께 하니까 지승현 선배와 제 관계가 연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다가갔다. 감사하게도 선배님이 마음을 열어줘서 선배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 미래의 순간을 간접 경험도 했다. 같이 브런치도 먹고 청국장도 먹고 고기도 구워 먹고 산책도 많이 하고 영화도 같이 보고 그러면서 편하게 소통했다”고 말했다.
이어 “양규 장군님과 정성(김산호 분) 장군님이 많이 챙겨줬다. 흥화진 삼총사 중 제가 막내니까 선배님들이 챙겨줬다. 제가 긴장을 많이 했는데, 선배님 덕에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다. 그 두분께 감사한 마음을 가졌다. 지승현 선배와는 대화를 많이 했는데, 이렇게 해보면 어떨지 물어보면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해줬다. 그게 아니면 감독님이 다듬어 줄 거고 어떤 것에 있어서 진정성 가지고 표현한다면 화면 속에 살아날 거고 소통할 수 있으니까 자신감 있게 하라고 해줬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더불어 “지승현 선배는 무엇이 됐든 진정성 있는 걸 강조했다. 배우가 화면 연기 속에서는 진정성 있게 표현해야 한다고 해줬다. 그리고 제가 액션하는 순간에 급한 마음에 바로 연기를 시작할 때가 있었다. 일상적인 삶에서도 대화할 때도 그렇게 급하게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럴 때 시작하기 전에 심호흡 하고 해보란 말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그만큼 좋은 조언을 많이 해줬다. 정말 존경할 수밖에 없는 장군을 표현해줘서 저 역시 누를 끼치면 안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임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김한솔 감독님께서 촬영 몇 개월 전부터 김숙흥 장군이 마지막 순간에 무슨 말을 할지 고민해달라고 했다. 상상의 나래를 20권을 펼쳤다. 정해진 대사가 없어서 계속 고민하는데, 어느 날 ‘형님’으로 부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숙흥 장군이 양규 장군 봤을 때 그 사람을 위해서 달려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감독님께 말씀드렸는데 잠깐 고민해보겠다고 하더니 너무 좋다고 하더라. ‘형님’이라는 단어에 친근하면서도 존경하는 마음이 표현되어 있다고 생각했고 촬영하면서 저도 울컥했다. 그 장면을 보는데 눈물이 나더라”고 털어놨다.
또 주연우는 “제가 곽주성 탈환을 촬영할 때 거란족을 죽이러 가자라고 외치면서 웃었다. 그건 대본에 나와 있던 게 아니라 현장에서 나온 모습이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다들 저보고 눈이 돌았다고 했는데, 방송을 보고서 내 눈이 그랬구나 싶더라. 그 순간이 아마 김숙흥 장군에 완전히 몰입한 순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두 장군이 전사하는 신에서도 진심으로 울컥했고, 지승현 선배랑 같이 방송을 봤는데 눈물이 나더라. 혼자 집에 있을 때도 폭풍 오열했다. 김숙흥 장군을 생각을 하다보니 절로 울컥했다”고 고백했다.
계속해서 “어머니 아버지도 보고 그렇게 우셨다고 하더라. 너무 수고했다고 해주셨다. 친구들도 언제부터 그렇게 창을 잘 휘둘렀냐고 해서 열심히 연습한 보람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SNS 댓글에 김숙흥 장군을 연기 해줘서 감사하다는 댓글을 봤는데 기분이 좋았다. 오히려 감사한 사람은 저다. 지승현 선배가 양규 장군을 알리고 싶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도 김숙흥 장군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신인 배우지만, 좋은 스토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만났고 좋은 반응을 얻어 뿌듯했다”고 미소 지었다.
진심을 담은 열연을 펼쳤기에 주연우에게도 ‘고려거란전쟁’은 잊을 수 없는 작품이 됐다. 시청자들 역시 두 사람의 케미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그렇기에 지난해 연말 시상식에서 지승현과 주연우의 베스트 커플 수상 실패에 아쉬움을 드러냈던 상황.
이에 그는 “시청자들이 이렇게까지 사랑해준 경험이 처음이다. 연말 시상식 참석도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참석만으로 영광이다. 베스트커플상을 못 받은 건 아쉽기도 했지만, 제 마음속에는 지승현 선배와 베스트 커플이라고 생각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사극왕’ 최수종 선배님과 교류하는 신은 없었지만, 많이 배웠다. 항상 모든 직업이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오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배님은 그런 모습을 은연 중에 보여주셨다. 어깨 너머로 감히 선배님의 태도를 훔치려고 했고 많이 배웠다. 정말 많은 준비를 해오신 것 같았다. 리딩 때부터 정말 강감창 장군이 오셨다 싶었다. 이번에 선배님들과 함께하면서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어 감사하다.”
그는 “28살에 매체(활동을) 시작했다. 고3때 정보석 선배님이 ‘자이언트’와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상반된 아버지의 모습을 연기한 걸 보는데 충격적이었고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렇게 연기에 관심이 가기 시작해서 연극영화과에 진학하고 연극을 하면서 지금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이어 “오디션장에 가서도 너는 키가 너무 크다고, 외모가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자존감이 낮아지기도 했다. 그래도 누구나 사람에게 자존감이 생명이라고 생각한다. 조급해질 때도 있고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고려거란전쟁’을 만난 것도 그렇고 모든 일에는 뜻이 있구나 싶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어쩌다 마주친 그대’도 소중한 작품이었다. 다른 촬영 때문에 오디션을 못 볼 뻔 했는데 됐다. 범룡이도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연기자로서 처음 하는 캐릭터 연기였는데 많이 떨렸던 기억이 있다. 희섭을 연기한 이원정이랑 9살 차이가 나는데, 극 중 단짝 친구를 연기했어서 지금도 연락하며 지낸다. 둘 다 운동을 좋아해서 근육 이야기도 하고 그런다. 작년에 다양한 작품으로 소통할 수 있어서 뿌듯했다”고 이야기했다.
의미있는 지난해를 보낸 주연우의 ‘열일’은 2024년에도 이어진다. 차기작인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스터디 그룹’에서 방황하는 청소년 김순철 역을 맡아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고려거란전쟁’은 제 인생에서 절대 잊지 못할 작품이다. 김숙흥 장군을 알릴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너무 감사하다. 앞으로도 저라는 배우가 화면 속에 나오는 순간, 좋은 에너지를 드리고 싶고 시청자와 진실되게 소통하고 싶다. 일상에서도 좋은 사람, 좋은 배우가 되겠다.(웃음)”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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