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마, 푸바오!”…푸바오 앓이 ‘오픈런’
[앵커]
요즘 추위도 마다하지 않고, 연일 '오픈런'이 이어지는 곳이 있습니다.
조만간 한국을 떠나는 판다, 푸바오가 있는 동물원 얘기인데요.
푸바오와의 이별 소식에 관련 상품들도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습니다.
이정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문이 열리자마자 달리는 사람들.
["천천히 걸어서 이동해주시기 바랍니다."]
쌀쌀한 아침이지만 눈 깜짝할 새 긴 줄이 만들어집니다.
["자, 입장하겠습니다."]
기다림마저 즐거운 건 바로 이 푸바오 가족때문입니다.
[이원구/광주광역시 : "휴가를 내서 호텔에서 자고 6시 정도에 일어나서 7시에 주차장 도착해서 지금까지 계속 기다린 것 같아요. (아이들이) 한 달 전부터 노래를 부르니까…."]
터줏대감마냥 자리를 잡고 대나무 잎을 먹어치우는가 싶더니.
금세 투실한 뒤태를 자랑하며 나무에 늘어져 잠이 듭니다.
지난 2020년 이 동물원에서 자연 번식으로 태어난 판다 푸바오입니다.
사육사 할아버지와 애틋한 정으로 유명세를 탄 푸바오는 누군가에게는 추억, 누군가에겐 위로가 됐습니다.
[루비/베트남 국적 :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약간 우울증에 빠져서 판다를 보면 힐링이 돼서…. 저는 이번에 다섯 번째…."]
하루 관람객만 8천 명, 두 달 뒤면 푸바오가 중국으로 반환된다는 소식에 지난해 이맘때 보다 1.5배가 늘었습니다.
[김근욱/서울시 동대문구 : "되게 오래 알고 지내던 친구를 한 명 잃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여기에 사진집부터 인형에 가방까지, 없어서 못 팔 정도입니다.
[강철원/푸바오 사육사 : "어떤 새로운 희망을 많이 받았다라고 하시는 분들이 되게 많거든요. 보시는 분들의 눈빛이 정말 사랑스러운 아기를 보는 듯한 그런 눈빛이라서…."]
한국에서 나고 자란 3살 푸바오, 그 마지막 모습을 간직하려는 작별의 오픈런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푸바오 가지 마. 더 보고 싶어요."]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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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279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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