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사려면 두 시간”…‘식품 사막’된 농촌마을

윤소영 2024. 2. 3.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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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도시에선 대형 마트나 편의점은 물론이고 새벽 배송에 당일 배송까지 가능하죠.

하지만 인구 절벽인 농촌 마을에선 가게나 판매 물품이 줄어 신선 식품이나 우유 같은 걸 사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인구 고령화로 유럽이나 일본이 겪었던 '식품 사막' 현상이 우리나라에서도 벌어지는 겁니다.

윤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0여 명이 사는 충북 괴산의 농촌 마을.

유일한 가게에서 파는 먹을 거리는 라면과 과자, 조미료 정도입니다.

손님이 워낙 적어 유통 기한이 짧은 우유나 채소는 팔 엄두를 내지 못 하고 있습니다.

[최옥기/가게 주인 : "뭐, 간단히 빵이나 라면, 이런 거지. 이 근방에는 마트 없어. 마트가 어딨는지도 난 몰라."]

고령의 주민들은 채소 한 단을 사려면, 10km 밖 다른 지역까지 가야 합니다.

이 곳에서 식자재마트로 가는 마을버스는 두 시간에 한대 꼴로만 오는데요.

버스 왕복시간도 두시간 가까이 소요됩니다.

[허영의/마을 주민 : "채소는 여름 농사로 있던 게 겨울 되면 다 얼고 그러니까…. 장 보러 가려면 오전에 (버스) 두 대 갈 때 놓치면 힘들죠."]

인근의 또 다른 마을.

농협 마트가 있지만 역시 신선 식품은 들여놓지 않았습니다.

괴산군에 있는 농협 마트 9곳 중 4곳이 비슷한 상황입니다.

[주상옥/마을 주민 : "큰 농협 말고는 단위 조합 농협은 (신선 식품이 거의) 없어요. 공산품밖에 안 팔아요."]

고령화가 심각한 유럽과 일본 등에서 사회 문제로 떠올랐던 '식품 사막' 현상이 우리 농촌 마을에도 나타나는 겁니다.

경기도 포천 등에선 트럭에 신선 식품을 싣고 농촌 지역을 돌며 판매하는 이동형 마트 운영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은 일부 지자체의 얘기입니다.

[○○군 관계자 : "이동형 마켓도 생각을 하고 있는데, 현실화되기는 조금 어려운 상황이고요."]

주민 건강과도 직결되는 식품 사막 현상이, 고령화가 심각한 농촌 전역으로 확산되기 전에 해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KBS 뉴스 윤소영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영상편집:조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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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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