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팔라완의 30가지 색 #2 코론 & 쿨리온

이성균 기자 2024. 2. 3.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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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론 CORON
팔라완주 북부 칼라미안 제도에 속한 지역으로, 순수한 바다와 웅장한 자연을 만날 수 있는 여행지다. 대표 명소로는 카양안 호수와 마퀴닛 온천, 탭야스 산, 바라쿠다 호수 등이 있다. 마닐라 또는 세부에서 국내선 경비행기로 1시간 20분이면 코론(부수앙가 공항)에 도착한다.

코론의 심장
탭야스 산
Mount Tapyas

해발 약 210m, 코론에서 가장 높은 산이자 지역의 랜드마크다. 호핑투어를 마치고 선착장에 도착할 때쯤 가장 먼저 여행자를 반겨 주기도 한다. 탭야스 산은 코론 시내에서 접근성이 좋은데, 산꼭대기로 가는 방법은 도보뿐이다. 720개의 계단을 묵묵히 올라야 하나 경사가 적당해 30분 내외면 정상에 다다른다. 보상은 확실하다. 코론 도심과 코론 아일랜드, 바다가 조화를 이룬 선물 같은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 탭야스 산이 선사하는 장관을 모두 즐기려면 두 번은 방문해야 한다. 파랗게 물든 코론을 보고 싶다면 오전 시간에, 낭만적인 일몰을 감상하고 싶다면 오후 5시쯤 방문하면 된다. 유심히 봐야 할 게 하나 더 있다. 전망대에서 왼편으로 코론 아일랜드가 보이는데, 거인이 잠을 자는 형상이다. 현지에서는 '슬리핑 자이언트(Sleeping Giant)'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아시아의 보물
카양안 호수
Kayangan Lake

수많은 해변과 호수가 있는 코론에서 첫손에 꼽히는 자연 명소다. 필리핀을 넘어 아시아의 보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핑투어에서 빠지지 않는 목적지인 카양안 호수는 선착장에 들어선 순간부터 여행이 된다. 담수와 해수가 만나 에메랄드빛과 파란빛이 뒤섞여 독보적인 색감을 선보인다. 석회암 봉우리까지 더해짐으로써 비현실적인 풍경이 완성된다.

선착장에서 10분 정도 계단을 오르면 카양안 호수와 봉우리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전망대에 이른다. 여행자들의 기념사진 촬영지다. 1~2분 정도 다시 길을 나서면 카양안 호수의 맑은 물이 여행자를 반긴다. 이곳에서 유유히 수영하거나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으며, 기암절벽과 호수가 조화를 이룬 모습을 그저 감상만 해도 좋다.

자연이 빚은 노천탕
마퀴닛 온천
Maquinit Hot Spring

비밀의 낙원 같은 해수 노천탕이다. 시내에서 약 20~30분 정도 걸리지만, 코론을 여행하는 이들은 꼭 찾아가는 곳이다. 바다와 산을 배경으로 두고 있어 그리스 신들을 위한 공간 같기도 하다. 또 맹그로브 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선 숲이 신비로움을 더한다. 유럽풍 타일로 꾸며진 탕은 총 3개가 있는데, 가장 넓은 곳의 물 온도는 38도 내외, 좀 더 작은 2개의 탕은 40~41도다. 너무 뜨겁지 않아 누구나 편하게 몸을 맡길 수 있다. 게다가 청정 자연 속에 자리하고 있어 숲제비, 붉은등물총새, 검은턱과일비둘기 같은 새와 야생 원숭이 등을 관찰할 수도 있다.

칼라추치 꽃이 반겨주는
선셋비치
Sunset Beach

망망대해를 가로질러 거대한 암석이 보인다. 선셋비치에 도착한 순간이다. 해변에 상냥함을 더하는 흰색의 칼라추치 꽃(Kalachuchi Flower)도 여행자를 반긴다. 평일에는 오롯이 코발트빛 바다에 집중할 수 있는 한적한 분위기인데, 주말에는 스노클링과 호핑투어로 찾아오는 여행자들로 시끌벅적하다. 또 이름처럼 일몰도 꽤 근사하다.

다이버의 성지
바라쿠다 호수
Barracuda Lake

카양안 호수와 함께 코론을 대표하는 호수다. 선착장에 배를 세워 두고 3~5분만 걸으면 드넓은 호수가 펼쳐진다. 구명조끼에 몸을 맡기고 호수를 둥둥 떠다니는 사람부터 전문 장비를 둘러멘 다이버까지 모두가 어울릴 수 있는 곳이다. 크리스털처럼 반짝이는 호수 속을 탐험하면 다른 차원의 세상을 경험하는 듯한 착각마저 일으킨다.

현지인의 피크닉 공간
바눌 비치
Banul Beach

하얀 모래사장과 티 없이 맑은 바다가 장점인 해변이다. 여행자만큼 현지인도 피크닉 장소로 자주 찾는 곳이다. 생코코넛주스와 음료, 과자 등을 판매하는 매점도 있어 오랜 시간 머물러도 된다. 숨어 있는 공간도 있다. 바위 사이로 난 길을 따라가면 또 다른 바다가 나온다. 시간이 빚은 예술 작품 같은 돌들을 만날 수 있고, 푸른 해변도 독차지할 수 있다.

●TASTY CORON

퍼시피코 코론 바 & 레스토랑
Pacifico Coron Bar & Restaurant

코론에서 가장 많은 여행자가 모이는 올데이 레스토랑이다. 시그니처인 햄버거를 비롯해 양식(파스타·피자)과 필리피노, 한식, 일식, 음료(커피·주류) 등 수많은 요리를 선보인다.

샤키스 레스토바
Sharky's Restobar

식사와 라이브 공연을 같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음식 종류도 다양한데, 시시그(Sisig), 칼데레타(Kaldereta), 오징어구이(Grilled Stuffed Squid) 등 필리핀 음식이 훌륭하다.

더 브루하우스
The BrewHouse

코론 시내 중심에 자리한 수제 맥주 전문점. 다크 라거, 필스너, IPA, 밀맥주, 페일 에일 등을 양조하고 있다. 맥주와 어울리는 포크 코돈부르, 슈니첼 등이 대표 메뉴다.

카울라야우 커피
Kaulayaw Coffee

음료와 간단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카페로 시내에 있어 접근성도 좋다. 라야(Laya, 딸기 & 오렌지주스)와 다양(Dayang, 캐러멜 마키아토), 쿤디만(Kundiman, 팬케이크)이 인기다.

굿 그라인드 커피 코론
Good Grind Coffee Coron

탭야스 산 초입에 자리한 오아시스 같은 카페. 메뉴가 다양한데, 타그바누아 아일랜드 커피(Tagbanua Island Coffee), 탭야스 산 콜드브루 레모네이드가 바리스타의 추천 메뉴다.

●쿨리온 CULION

회복과 희망을 대표하는 땅이다. 20세기 한센병 역사에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진단법과 치료에 큰 공헌을 한 곳이다. 지금은 아름다운 자연과 근대 건축물, 역사자료관 등으로 유명하다. 코론에서 보트를 타고 약 1시간 4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쿨리온을 지키는 힘
무염시태 교회
La Immaculada Concepcion Church

1624년 OAR(The Order of Augustinian Recollects)이 세운 교회다. 1740년 이후 특별한 기록이 없는데, 1906년 마누엘 발레스 신부(Fr. Manuel Valles, S.J.)가 교회를 다시 일으켰고, 1971년에 부임한 하비에르 올라사발 신부(Fr. Javier Olazabal, S.J.)가 여러 방면에서 교회를 발전시켰다. 여행지로도 충분히 매력적인데, 외관부터 눈에 띈다. 교회는 스페인 식민지 시대에 지어진 요새와 나란히 서 있는데, 오랜 시간을 응축한 듯 고풍스러운 멋이 있다. 반대로 내부는 화려한 그림으로 채워져 있고, 채광이 좋아 평화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교회 뒤편의 풍경도 놓치지 말자. '순수한'이라는 형용사만으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의 투명한 바다가 쿨리온을 감싸고 있다.

회복력을 상징하는 땅
쿨리온 박물관 & 기록보관소
Culion Museum & Archives

20세기 한센병(Leprosy)을 논할 때 빠트릴 수 없는 지역이 쿨리온이다. 1906년 3월, 쿨리온은 세부에서 온 370명의 환자를 수용하면서 한센병 요양소 역할을 시작했으며, 1930년대까지 세계 최대 한센병 요양소로 활약했다. 그 역사를 빠짐없이 기록하고, 보관하고 있는 곳이 '쿨리온 박물관 & 기록보관소'다. 박물관에는 1900년대 한센병 역사와 질병 관련 정보를 전시하고 있으며, 쿨리온에서 발견한 진단법, 진단에 사용했던 도구, 당시 쿨리온의 생활상 등을 연대별로 잘 정리해 놨다. 또 한센병을 정복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모든 이들의 이름을 새겨놓은 기록판, 한센병을 이겨내고 여전히 쿨리온에서 지내는 이들의 사진도 인상적이다. 즉, 이곳은 병마에 맞서 희망을 지켜 낸 쿨리온의 저력을 증명하는 공간이다.

▶한국과 아세안을 잇는 탄탄한 다리
한-아세안센터

한-아세안센터(ASEAN-Korea Centre)는 대한민국과 동남아시아 국가 연합(ASEAN)이 2009년 3월 13일에 설립한 국제기구다. 한국과 동남아시아 10개국 회원국의 정부 간 경제, 사회, 문화 분야 협력 증진을 담당한다.

코론 & 쿨리온 글·사진 이성균 기자 취재협조 한-아세안센터, 필리핀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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