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이후 오십견, 겨울에 더 아파…초기엔 치료, 다음엔 스트레칭 [ESC]

한겨레 2024. 2. 3. 07: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건강 오십견

많이 사용하는 관절 가운데 하나인 어깨가 잘 움직이지 않거나 통증이 생기면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큰 불편을 겪게 된다. 중년층에서 어깨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대부분 ‘오십견’으로 부르곤 한다. 실제 50대 전후에 다른 원인이 없이 만성적으로 어깨의 통증이나 관절 이상이 자주 나타나기 때문이다. 오십견은 흔히 부르는 말로 의학적으로는 어깨가 굳었다는 표현으로 ‘동결견’이나 ‘유착성 관절낭염’으로 쓴다.

‘잘못된 자세’ 탓 40대도 14%

오십견은 가벼운 외상을 당한 뒤 어깨 관절 주변에 통증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특별한 외상이 없어도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처음에는 약한 증상에서 점점 심해지면서 어깨 관절 운동을 못 할 정도까지 이어진다. 누워 있을 때 통증이 더 심해져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이들도 적지 않다. 어깨의 전반적인 움직임에 불편을 겪기 때문에 머리를 빗거나 높은 곳의 물건을 잡는 데도 어려움을 느낀다. 세수하기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다. 일상생활이 불편한 정도이지만,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이 지나면 대부분 자연 회복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최근 5년(2018~2022년) 동안 오십견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018년 약 77만명에서 2022년 85만명으로 10% 넘게 늘었다. 2022년에 전년보다 환자 수가 줄어든 건 코로나19 유행 때문에 전체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가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오십견 환자의 증가는 50~60대 등 한창 오십견을 겪는 중노년층 인구 점유율이 높아지는 것과 연관성이 커 보인다.

연령대별로 보면, 질병 이름 그대로 50대의 점유율이 30.5%로 가장 많고 60대가 29%로 비슷했다. 70대도 16% 정도로 50대를 넘긴 뒤에도 이 증상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많았다. 40대 환자의 점유율도 14.4%였다. 50살이 되기 전부터 오십견으로 고생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이다. 상대적으로 젊은층의 경우 운동 부족이나 과도한 스트레스, 잘못된 자세 때문에 이 질환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별로는 여성이 전체 환자 10명 가운데 6명꼴인 59%였다. 집안일 등으로 상대적으로 어깨 사용이 많고 통증에 더 예민해 병원을 더 많이 찾은 이유로 풀이된다.

한겨울에 접어들면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더 늘어난다. 추운 날씨에 어깨 주변 근육과 인대가 굳은 데다가, 어깨 주변의 목이나 등도 함께 잔뜩 웅크리는 경우가 많아 어깨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관절 통증과 움직임 제한이 주요 증상인 오십견의 경우 의사가 환자의 어깨 운동 제한이 얼마나 심한지를 신체검진 등으로 진찰만 해도 대략의 진단이 가능하다. 특히 오십견과 가장 증상이 비슷한 회전근개파열과 감별이 필요한데, 회전근개파열은 어깨 통증의 위치를 환자가 어느 정도 정확히 짚어낼 수 있다. 즉 어깨 쪽에서 인대로 쇄골로 연결되는 뼈인 견봉 바로 앞에 통증이 나타난다. 반면 오십견은 어깨 전반에서 통증이 나타난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정확한 통증 지점을 짚지는 못하는 특징이 있다. 회전근개의 경우 어깨와 팔을 연결하는 주요 근육 및 힘줄로 이뤄져 있는데, 회전근개파열을 오십견으로 잘못 알고 방치하는 경우 증상이 더 나빠지면서 어깨 운동 능력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의사의 진찰과 함께 방사선 촬영이나 초음파검사 등 영상검사나 관절조영술 등도 필요할 수 있다. 우선 방사선 촬영에서 오십견의 경우 아무런 소견이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어깨에 생기는 다른 질환인 류마티스성 관절염, 퇴행성 골관절염, 석회성 건초염 등을 감별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겨레S 뉴스레터 구독하기. 검색창에 ‘한겨레 뉴스레터’를 쳐보세요.

☞한겨레신문 정기구독. 검색창에 ‘한겨레 하니누리’를 쳐보세요.

당뇨 있으면 오십견 위험도 증가

오십견 치료의 핵심은 통증을 줄여 어깨의 움직임을 이전처럼 회복하는 것이다. 어깨 관절에 생긴 염증을 줄여주면 통증이 감소하고 움직임도 훨씬 더 나아지므로 흔히 말하는 진통소염제를 먹기도 하며, 관절에 주입하는 치료를 할 수 있다. 초기에 심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 관절에 직접 스테로이드 주사를 놓기도 한다. 이런 항염증 치료는 대부분 통증을 크게 줄여주는데, 혹시 다시 통증이 나타나면 염증이 또 생긴 것으로 판단하고 치료를 새로 해야 한다.

약물치료와 스트레칭을 병행하면 관절 운동의 제한을 줄일 수 있다. 스트레칭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온열치료를 먼저 시도하기도 한다. 약물치료 등을 하면 통증이 줄고 관절 운동도 회복되지만 다시 통증과 관절 운동에 문제가 생기면서 만성의 경과를 보이기도 한다.

오십견 발생 위험요인은 연구가 많은 편이 아니다. 최근 들어 당뇨를 앓는 경우 오십견에 걸릴 위험이 수 배 높아지며, 심장질환자도 발생 위험이 크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당뇨가 있으면 양쪽 어깨에 오십견이 나타날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결견’이라는 의학적인 명칭이 있듯이, 컴퓨터 작업을 오래 하거나 스마트폰을 계속 들여다보는 등 한 자세로 오랫동안 작업하는 경우 오십견이 나타날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십견으로 어깨를 제대로 못 움직이거나 통증이 있는 경우 이를 교정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치료나 주사요법, 스트레칭 등 물리치료가 효과적이며, 어떤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을 경우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오십견의 치료와 예방에서 중요한 점은 어깨 운동과 스트레칭 동작이다. 오십견 초기에는 운동보다는 휴식과 약물치료가 중요하지만, 이후에는 관절 통증을 일으키지 않는 범위에서 어깨 근육과 인대를 풀어주는 운동을 해야 한다. 요즘은 공원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르래 운동 등을 해도 좋고, 사무실에서도 어깨를 들어 올리는 스트레칭을 규칙적으로 해도 된다. 어깨 운동 전에 따뜻한 물 찜질을 하면 더욱 좋다.

김양중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근평가위원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경북의 한 시골 마을에서 공중보건의로 일했다. 한겨레 의료전문기자로 재직하면서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위한 기사를 썼고, 지금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의료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업무를 맡고 있다.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