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들어오기 전 노' 준비한 호텔···확 는 호캉스족, 관광객 맞이 채비 끝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적어도 호텔 업계에서는 맞지 않는 말이다. 왜냐하면 객실 등을 제대로 준비해 놓지 않은 상황에서 투숙객이 몰려오면 늘어나는 건 컴플레인 뿐이기 때문이다.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노 저을 준비를 해온 호텔 업계가 크게 증가한 호캉스족과 외국인 관광객 맞이 채비를 마무리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폭증할 관광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해온 공간을 잇따라 선보인다. 업계는 신규 개관과 리뉴얼 및 리모델링, 리브랜딩 등 ‘Three Re(3리)’ 전략을 통해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특히 롯데호텔앤리조트의 경우 3리 전략을 적용하는 사업 무대를 미국과 베트남 등 해외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이 직영하는 L7 호텔 해운대가 오는 6월 새로 문을 연다. 총 383실의 다양한 객실에 사계절 파노라마 오션뷰를 즐길 수 있는 루프탑 풀, 트렌디한 풀사이드 라운지, 첨단 AV시스템을 갖춘 다용도 회의실과 편의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김태홍 롯데호텔 대표는 “L7은 우리의 성장 첨병이 될 것”이라며 “차별화 전략으로 브랜드 파워를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롯데호텔은 해외에서는 L7으로 리브랜딩한 호텔을 선보인다. 올해 4월 미국 시카고에 있는 킴튼호텔을 L7 시카고로 리브랜딩해 오픈한다. K푸드 열풍을 반영해 한식 레스토랑을 앞세운 L7 시카고는 롯데 뉴욕팰리스와 롯데호텔 시애틀와 함께 미국 동부-중부-서부를 잇는 횡단벨트의 한 축이 될 전망이다.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제주는 오는 5월 모든 리조트 객실을 특급 호텔 스위트급으로 업그레이드해 고객을 맞이한다. 로비 및 수영장, 레스토랑, 클럽 라운지 등 부대시설도 새롭게 단장한다. 해비치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시작한 전면 개보수 공사가 오는 5월이면 마무리된다”며 “컨시어지 및 라운지 서비스를 비롯해 인룸다이닝(룸서비스) 서비스도 한층 고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웨스틴 조선 부산은 앞서 지난해 리뉴얼을 마쳤다. 파노라마 뷰를 살리면서 객실 내부 가구를 교체하고 톤을 변경했다. 수영장은 ‘고요의 섬’을 테마로 실내에서 실외로 넓혔다. GS리테일(007070)의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올해 객실 및 부대 시설 전면 리모델링에 돌입한다. 내년께 글로벌 브랜드로 리브랜딩할 예정이다.
업계가 이처럼 신규 개관 및 리뉴얼·리모델링·리브랜딩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지난해 거둔 작년 역대 최대 실적과 팬데믹 기간 기록했던 뜻밖의 호실적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다. 업계는 지난해 물 밀듯 들어온 외국인 관광객이 호텔의 빈 방을 채우고 결혼식·컨퍼런스 등 연회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일례로 롯데호텔 호텔사업부의 1~3분기 누계 매출은 918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늘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연 매출 1조원 클럽 가입을 앞두고 있다. 팬데믹 기간에는 인파가 운집한 곳을 피해 휴가를 즐기고자 하는 ‘호캉스’ 수요로 인해 호황을 누렸다.
업계에서는 트렌드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새롭게 꾸민 공간을 선보이지 않는 업체는 결국 도태되고 말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런 맥락에서 신규 개관과 리뉴얼·리모델링·리브랜딩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호텔 업계는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년 번 돈으로 신규 개관 및 리뉴얼·리모델링·리브랜딩을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경쟁력을 바로 잃고 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임지훈 기자 jhli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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