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상관없다"…메타가 이끈 증시[월스트리트in]

김상윤 2024. 2. 3. 06: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욕증시 이틀연속 상승..다우·S&P 사상 최고치
'뜨거운 일자리' 보고서에도 AI 실적에 주목
기술주 랠리…메타 20.3%·아마존도 7.9%↑
금리인하 지연에…10년물 국채금리 16.3bp 급등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기술주들의 실적이 뒷받침된다면 금리 인하가 늦어져도 상관없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이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급락했던 이후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메타와 아마존 등 기술주이 실적 호조에 힘입어 다시 랠리를 펼쳤던 덕분이다. 고금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기술주들은 시장 예상을 웃돈 실적을 계속 쏟아내고 있다. 이미 밸류에이션이 상당수 부담이 됐다는 평가 속에서도 기술주들의 랠리는 이어지는 분위기다.

뉴욕증권거래소(사진=AFP)
뜨거운 고용지표에도 뉴욕증시 상승세 이어져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5% 상승한 3만8654.42를 기록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1.07% 오른 4958.61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1.74% 상승한 1만55628.95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이날 발표된 데이터는 시장에 호재는 아니었다. 둔화세를 보이고 있던 미국 고용시장이 다시 뜨거워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 고용통계국은 지난해 1월 비농업고용이 35만3000건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18만건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고용통계국은 전달 건수도 21만6000건에서 33만3000건으로 수정했다. 두달연속 30만건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된 것이다.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원인 중 하나인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 대비 0.6% 올랐다. 2022년 3월 이후 가장 큰폭으로 늘었고, 상승폭이 전문가 예상치(0.3%) 두배에 달했다. 전년비로도 4.5% 늘어 예상치(4.1%)를 훨씬 웃돌았다.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 2%를 두배 가량 웃도는 수치다.

임금 상승률이 높으면 소비자들이 추가적인 소비 여력이 커지면서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여지가 커진다. 찰스 슈왑의 수석 채권 전략가인 캐시 존스는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이 4.5%에 달하는 것은 잠재적인 인플레이션을 시사한다”며 “연준이 (3월에) 금리 동결하는 것은 확실시된다”고 평가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도 예상보다 더 더뎌질 수 있는 셈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20%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환경에서도 기술주들이 실적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투자자들을 고무시켰다. 고금리 상황에서도 기업들의 실적이 뒷받침된다면 증시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40억 달러의 자산을 관리하는 서튜이티의 공동 최고 투자 책임자인 딜런 크레머는 “오늘 기술주 흐름을 보면 금리와 분리돼 더 많이 거래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실제 메타는 지난해 4분기 월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20.3%나 급등하면서 사상 최고가인 주당 474.99달러에 마감했다. 오늘 상승으로 하루 만에 시가총액은 무려 1970억달러가 늘었다. 이는 2022년 애플과 아마존이 기록한 하루 1900억달러 증가를 뛰어넘는 것으로, 가장 큰 규모다.

전날 실적 호조를 보여준 아마존도 7.87% 급등했다. 5분기 만에 매출 증가세를 기록한 애플은 중국 매출이 13%나 급감했다는 소식에 0.54% 하락했다.

◇금리인하 지연에…10년물 국채금리 16.3bp 급등

주식시장과 달리 국채시장은 매도세가 이어졌다. 뜨거운 고용시장에 연준이 금리 인하를 더디게 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무려 16.3bp 나 오른 4.026%에 거래되고 있다. 30년물 국채금리도 12bp 상승한 4.223%,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도 17.6bp 오른 4.37%를 기록 중이다.

모건스탠리의 이트레이드 상무이사 크리스 라킨(Chris Larkin)은 “FOMC가 끝난 이후 48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견조한 고용지표는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당분간 이같은 분위기를 식히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제유가는 사흘 연속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54달러(2.09%) 하락한 배럴당 72.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산유국들이 기존에 합의한 감산안을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나왔지만 금리 인하가 더디면서 원유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보다 강하게 작용했다.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에 달러도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거래일 대비 0.84% 오른 103.91을 기록 중이다.

유럽증시는 대체로 보합을 보인 가운데 독일 DAX지수가 소폭 올랐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은 0.01%, 독일 DAX 지수, 프랑스 CAC 40 지수는 각각 0.35%, 0.05% 상승했다. 반면 영국 FTSE100지수도 0.09% 하락한 채 마감했다.

김상윤 (yoon@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