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닥치고 이재명만 때리는 한동훈 왜? 엄살 부리는 민주당 왜?
4·10 총선이 두 달 남짓 남았는데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연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직격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이 대표, 한 위원장 3자 간 물고 물리는 프레임 전쟁의 실체를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동훈, 이재명 법인카드 의혹 소환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맹폭하고 있고, 그런 이 대표에 대해서는 한동훈 위원장이 닥치고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신년회견을 통해 "대통령이 국민을 편 가르고 시대착오적인 '이념전쟁'을 벌인 결과, 우리 사회는 더 극심하게 양극단으로 분열되고 있다"면서 "급기야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정치인 암살테러가 가장 안전하다는 대한민국에서 벌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국민 편 가르기로 인해 자신에 대한 테러가 벌어진 것처럼 비화했는데요. 작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민생경제와 정치 개혁에 초점을 맞췄던 것과는 사뭇 다릅니다. 이번 총선을 '윤석열과 이재명의 대결'로 몰아가면서 '정권 심판론'을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힙니다.
반면 한 비대위원장은 이 대표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어요. 반대로 '정권 심판론'을 희석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그는 이날 "테러로 정치 장사를 하면 안 된다"면서 이 대표를 겨냥한 뒤 한동안 잠잠하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소환했습니다. 다음은 이 대표에 대한 한 위원장의 최근 주요 발언입니다.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한 질문은 없었나요. 제가 한번 물어보고 싶다. 첫째, 법인카드를 본인이 쓴 것 맞나? 둘째, 만약 민주당의 어떤 예비후보자가 기업에서든 국가에서든 법인카드를 자기 샴푸 사고 초밥 사고 와이프에게 주고 했다면 공천할 것인가. 셋째, 이런 질문을 안 받고 도망다니는 것 부끄럽지 않으시냐?"(31일 수원시 영통구 나노기술원)
■선거제 개편-"민주당의 모든 말은, 민주당 주류의 행동과 말은 이재명 대표라는 사람 하나만 딱 놓으면 모든 게 해석돼요. 이유가 뭔가. 두 가지 아니냐. 이 대표가 비례로 나오고 싶다는 것, 그리고 이 대표 주위 진영에서 (비례) 몫을 나눠 먹기 쉽게 하려는 것, 이 두 가지 니즈가 충돌하기 때문입니다."(30일 여의도 당사 앞)
■민주당 5대 혐오범죄 도덕성 기준-"제가 그거 봤는데요. 굉장히 정교하게 만들었던데요. 정확하게 이재명 대표만 거기 걸리지 않도록 여러 가지 고려해서 만든 것 같습니다. 그게 재판을 계속 받고 있고 수사를 받고 있는 데다가 전과가 여러 개가 있잖나요. 그런데 희한하게도 5대 기준엔 하나도 걸리지 않네요."(24일 숭실대학교 대학생 현장간담회)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특별한 반응 없이 인내하고 있는데요. '이재명 대 한동훈' 구도를 피하면서 '윤석열 아바타론'을 총선까지 끌고 가기 전략입니다. 한 위원장과 이 대표 모두 서로를 프레임에 가두기 위한 수 싸움이 치열합니다.
◇여론조사는 수도권도 민주당이 우세
그렇다면 한 위원장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투입된 지 꼭 한 달이 됐는데 현재 수도권의 판세는 어떻게 될까요. 여론조사를 보면 '한동훈 효과'가 더 확산되지 못하고 가라앉고 있는 것 같습니다.
①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전국 남녀 1000명에게 정당 지지도를 물은 결과 민주당 35%, 국민의힘 34%, 개혁신당과 '이낙연 신당(새로운미래)' 각각 3%, 무당층 21%이니다. 수도권을 보면 서울(민주 31%·국힘 34% )과 인천·경기(민주 36%·국힘 33%)에서 양당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②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27-29일 휴대전화 100% RDD 방식으로 전국 유권자 2006명에게 정당지지도를 물은 결과 민주당 44.7%, 국민의힘 33.6%, 정의당 2.0%, 이준석·양향자 신당 4.4%, 이낙연 신당 2.4%, 기타정당 5.8%, 지지정당 없음·잘모름 7.0%입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민주 44.5%·국힘 32.2%)과 경기·인천(민주 48.3%, 국힘 30.2%) 모두 민주당이 두 자릿수의 격차로 앞서고 있어요.
③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27-28일까지 전국 1010명을 대상으로 물었더니 민주당 44.8%, 국민의힘 38.5%, 이준석 신당 6.5%, 이낙연 신당 3.5%, 정의당 1.0% 로 조사됐습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민주 47.8%·국힘 32.7%)과 경기·인천(민주 44.5% ·국힘 37.7%) 모두 민주당의 승리입니다.
갤럽 조사만 빼놓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는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압도하고 있는데요. 상황이 이런데도 민주당은 "패배할 가능성이 크다"거나 "팽팽하다" 또는 "불리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죠. 이건 또 왜 그런 걸까요.
최병천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지난달 29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대로는 4월 총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유권자 이념 지형이 보수 우위로 돌아섰고, 비수도권 지역의 30-40석 열세를 수도권 지역에서 극복해야 하는 지역 구도도 민주당에 불리하다"고 했습니다.
친명 좌장 정성호 의원은 지난달 30일 SBS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에 출연해 "일부 여론에 나오는 것처럼 팽팽하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하겠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정권심판론에 의지해서 선거 치르면 망하는 길이다. 민주당이 제대로 혁신하고, 어쨌든 능력 있는 인물들, 또 제대로 된 민생 정책들을 제시하지 못하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정치 9단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같은 날 MBN 유튜브 '지하세계-나는 정치인이다'에 출연해 "민주당이 식은 죽 먹듯 승리할 수 있었는데. 저 웬수, 이낙연이 분당을 해버렸다"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다수의 여론조사를 보면 수도권에서 민주당이 앞서가고 있고, 부산도 18개 선거구 중 15곳이 혼전입니다.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이 패배할 가능성이 높죠. 민주당 일각의 주장은 '엄살'이라고 봐야 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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