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에게 중요한 전립선…숨겨서 욕먹는 美국방, 소문내 칭찬받는 英국왕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2024. 2. 3.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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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전립선 질환을 앓고 있으면서도 미국 국방장관과 영국 국왕의 태도가 사뭇 달랐던 것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국방장관은 대통령에게까지 질병 사실을 숨기고 몰래 입원한 반면, 영국 국왕은 왕실을 통해 성명까지 내면서 치료 사실을 적극 알렸다.

앞서 영국 왕실은 지난달 중순께 찰스 3세 국왕이 전립선 비대증 치료를 받고 있으며, 병원에 입원할 계획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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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방, 1년 만의 기자회견에서
몰래 입원 이유 설명 “본능이었다”
英국왕은 “비뇨기과 치료 인식 개선”
왕실, 수술 계획부터 ‘생중계’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70)이 지난달 중순 전립선암 수술을 받은 뒤 감염이 발생해 입원했던 것으로 9일(현지시간) 공개됐다. 사진은 지난해 5월 11일 워싱턴DC 상원 청문회에서 증언하는 오스틴 장관. [AFP = 연합뉴스]
같은 전립선 질환을 앓고 있으면서도 미국 국방장관과 영국 국왕의 태도가 사뭇 달랐던 것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국방장관은 대통령에게까지 질병 사실을 숨기고 몰래 입원한 반면, 영국 국왕은 왕실을 통해 성명까지 내면서 치료 사실을 적극 알렸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1일(현지시간)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몰래 입원’ 사실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오스틴 장관은 “사안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며 “대통령에게, 내 팀(국방부)과 대중에게 암 진단을 말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팀원들과 미국 국민에 사죄한다”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지난해 12월22일에 전립선 암 수술을 받고 다음날 귀가했다. 그러나 지난달 1일 요로감염 증세가 악화하며 다시 입원했다.

문제는 ‘두 개의 전쟁’ 와중에 국방장관이 자리를 비우면서 군 통수권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보고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달 4일에서야 입원 사실을 보고받았다. 오스틴 장관 부재시 직무를 대행해야 하는 캐서린 힉스 국방부 부장관 역시 그의 입원을 모르고 있었다.

그는 본인 성격 때문에 입원 사실을 숨겼다고 해명했다. 오스틴 장관은 “전립선 암 진단이 나를 충격에 빠뜨렸다. 입원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나의 본능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아주 사적인 사람이라는 사실이 새로운 소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 정가에서 극도로 내향적인 사람으로 유명하다.

사적인 일로 대통령에게 심려를 끼치지 않겠다고 오판했다고도 설명했다. 오스틴 장관은 “미국 대통령은 처리해야 하는 일들이 많기 때문에 그때는 보고해야 한다고 느끼지 않았다”며 “그러나 그 판단은 실수였다”고 말했다. 이어 “고위공직자의 직무 수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건강 문제를 국민에게 알려야 하는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이번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지난 달 15일 퇴원해 재택근무를 하다가 지난달 29일 국방부로 복귀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경질 요구가 거셌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신임 의사를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입원 기간 동안 국방부의 지휘 통제에 공백이 생기지 않았다고도 강조했다.

영국 찰스 3세 국왕(왼쪽)이 29일(현지시간) 런던 시내 민간병원에서 전립선 비대증 수술을 받고 커밀라 왕비(오른쪽)와 함께 퇴원하고 있다. 찰스 3세는 전립선 비대증 수술을 위해 지난 26일 입원했다. [AFP = 연합뉴스]
이와 대조적으로 찰스 3세 영국 국왕은 전립선 비대증 치료 사실을 국민에게 적극 알렸다. 지난달 29일 영국 왕실은 성명을 통해 찰스 3세 국왕이 런던 시내 민간 병원에서 전립선 비대증 수술을 받고 입원 사흘 만에 퇴원했다고 밝혔다.

왕실은 찰스 3세 국왕의 전립선 비대증 치료 과정을 사실상 ‘중계’했다. 앞서 영국 왕실은 지난달 중순께 찰스 3세 국왕이 전립선 비대증 치료를 받고 있으며, 병원에 입원할 계획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찰스 3세 국왕이 수술 후에는 회복을 위해 예정된 일정을 취소할 방침이라고도 공지했다.

일반적으로 영국 왕실은 왕족의 건강 상태를 사생활로 간주하고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찰스 3세 국왕은 본인과 같은 병을 앓고 있는 남성들이 치료를 받도록 장려하기 위해 질병 사실을 나서서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찰스 3세 국왕의 수술 계획이 알려진 후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웹사이트에서 ‘전립선 비대증’ 검색이 크게 증가했다. BBC는 “국왕은 자신이 공중 보건 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면서 기뻐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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