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민재 비상사태' 어쩌나, '울산 출신 4백 어셈블' 통할까[초점]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한국이 호주에 극적인 연장 역전승을 거두고 아시안컵 4강에 갔지만, 김민재는 경고누적으로 4강 요르단전에 나서지 못한다.

김민재마저 수비진에서 이탈할 시 생각할 수 있는 최상의 조합으로는 과거 울산 HD의 K리그1 우승을 합작했던 4백이 있다. 이제 모두가 같은 소속팀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캡틴 아메리카'의 목소리에 모였던 마블의 어벤져스처럼 이들도 모여서 한국 축구를 구할 수 있을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0시30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호주와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42분 호주가 한국 페널티 박스 안으로 넣은 크로스를 차단하고 후방부터 올라가는 과정에서 황인범이 골대를 바라본 상태에서 오른쪽 김태환에게 패스했다. 하지만 이를 포착한 호주의 공격수 크레이크 굿윈이 공을 뺏었고, 패스 연결 후 호주 너새니얼 앳킨스의 오른쪽 크로스까지 이어졌다. 한국 수비진은 갑작스러운 위기에 우왕좌왕했고, 다시 크로스를 이어받은 굿윈을 아무도 견제하지 못한 채 왼발 발리슛에 실점했다.

하지만 황희찬은 구국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페널티 박스 왼쪽을 돌파하면서 상대 파울을 얻어내 페널티킥을 만들었다. 황희찬이 후반 추가시간 6분에 오른발로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해 1-1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결국 경기는 연장전으로 흘렀다.

손흥민이 연장전에선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연장 전반 14분 페널티박스 왼쪽 바로 바깥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어낸 손흥민은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호주의 골네트를 갈랐다. 한국은 결국 기적의 역전승으로 4강 진출을 이뤄냈다.

한국이 혈투 끝에 호주를 꺾고 4강에 올랐지만 웃을 수 없는 일이 하나 있다. 바로 김민재가 경고 누적으로 4강 요르단전에 나서지 못하는 것.

이번 아시안컵에서 경고 2장이 누적된 선수는 다음 경기에 뛸 수 없는데, 조별리그 1차전 바레인전에서 경고를 받은 김민재가 이날 경고 한 장을 추가로 받으며 4강에 뛸 수 없게 됐다.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의 주전 수비수이자, 이날 호주전에도 적재적소에 수비 커버를 펼치고 위협적인 공격 가담까지 펼친 한국 수비의 핵 김민재. 한국은 그나마 그가 뛰었던 앞선 5경기에서도 8실점이나 했는데, 빠진다면 한국 수비진의 공백은 매우 크다. 한국은 이로써 이기고도 찝찝함을 지울 수 없었다.

그렇다면 4강 요르단전 김민재 공백을 메울 최선의 '플랜B'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수비진의 호흡이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울산 출신 4백 가동'이다. 김태환이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전북 현대로 이적했다고는 하나, 왼쪽부터 설영우-김영권-정승현-김태환 조합은 직전 2023시즌까지 울산에서 함께 수비진을 구축하며 팀의 K리그1 2연패를 이끌기도 했다.

시즌 내내 동고동락했으니 호흡 면에서는 말할 것도 없는 조합. 서로의 장단점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기에 도움수비 타이밍 등 센스가 필요한 상홍에서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다. 또한 울산 우승을 이끌고 국가대표팀 수비수로도 뛴다는 점에서 애초에 실력도 둘째 가라면 서러운 선수들이다.

현재 왼쪽 풀백 이기제와 김진수가 각각 햄스트링과 종아리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이날 호주전 선발 수비진에서 김민재가 아오고 정승현이 들어가면 '울산 출신 4백 조합'이 완성되기에 실제로 4명이 요르단전 선발로 호흡을 맞출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울산의 K리그 제패를 이끌었던 주역들이 한국의 아시안컵 결승 진출 길목에서 다시 한번 뭉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