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증권사 민원 60%, DB금투에 몰렸다… 중소형사가 항의 많이 받는 이유는
하이·이베스트·상상인 포함 중소형 증권사가 1~4위
중소형사 전산 장애·대형사는 상품 민원이 주로 발생
지난해 증권사에 대한 투자자 민원이 전년보다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사보다 중소형사에 대한 민원 건수가 월등히 많았다. 공모주 청약과 관련한 전산 장애 민원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전체 민원의 절반 이상이 DB금융투자를 향했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증권사의 한국 지점을 포함한 국내 59개 증권사에서 발생한 민원은 총 2만303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7186건)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시기별로 보면 1분기 1만5392건, 2분기 6459건, 3분기 923건, 4분기 257건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민원이 상반기에 몰렸고, 하반기로 갈수록 감소세를 보였다. 민원이 1~2분기에 집중된 건 이 시기에 공모주 청약 관련 민원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민원을 가장 많이 받은 증권사는 DB금융투자다. 전체 민원의 60%가량인 1만4190건의 민원 건수를 기록했다. 그중 1만3813건이 1분기에 집중됐다. 작년 3월 임상시험 검체 분석 서비스 기업 바이오인프라를 DB금융투자가 단독 주관했는데, 상장 당일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몰리면서 개장 이후 약 30분간 접속이 지연된 게 민원 폭발로 이어졌다.
통상 상장 당일의 개장 직후 30분은 공모주 청약을 한 투자자들이 매도 등을 이행하는 황금 시간대다. 그 시간대에 접속 지연이 발생한 것이다. 원하던 매매 타이밍을 놓친 투자자들이 해당 건의 단독 주관사인 DB금융투자에 항의 민원을 쏟아냈다.
지난해 민원 건수 2위 하이투자증권(5946건)과 3위 이베스트투자증권(1268건), 4위 상상인증권(711건)도 온라인 거래 매체(HTS·MTS)나 홈페이지 오류 등 전산 장애로 민원이 급증한 경우다.
하이투자증권은 작년 6월 고기능성 플라스틱 시트 전문기업 진영의 코스닥 시장 상장을 주관했는데, 상장 당일 개장과 동시에 약 10분간 접속이 지연되면서 민원이 폭증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작년 3월 전산 장비 불량으로 장 초반 부품 교체에 15분 정도 소요되면서 트레이딩시스템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이때 1200건이 넘는 민원이 발생했다. 상상인증권 역시 지난해 10월 상상인제4호스팩 상장 당일 매도 주문이 몰리면서 전산 장애가 발생했고, 3분기 민원만 640건을 기록했다.
대량 민원이 발생한 증권사들은 모두 보상 조치했고 사후 관리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진영 공모가(5000원)보다 높은 1만1000원을 보상 기준가로 설정한 후 주식 수에 비례해 보상했다. DB금융투자는 바이오인프라 공모가(2만1000원)보다 높은 4만원을 보상 기준가로 설정해 실제 체결된 매도 가격과의 차액만큼 피해를 본 투자자에게 보상했다. DB금융투자 측은 이후 접속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전반적인 점검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사내 금융소비자보호본부에서 매체 접속 장애 관련 민원을 받아 보상 절차를 진행했다. 상상인증권 역시 투자자들에게 상장 당일 장중 최고가(2485원)로 보상했다. 매도하지 않은 투자자에게도 공모가(2000원)를 빼고 차액을 보상금으로 지급했다.
대형 증권사에 접수된 민원은 상품 판매 관련 민원이 대부분이었다. 민원 건수 상위 5위인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민원 129건 중 66건이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등 상품 판매 관련 내용이었다. 미래에셋증권(80건)과 한국투자증권(73건) 역시 상품 판매 관련 민원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증권사 민원이 중소형사에 집중된 것과 달리 보험·은행 등 다른 금융권 민원은 대형사를 향하는 경우가 많다. 보유 고객이 많아 민원도 자주 발생한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민원 건수 1위는 7243건을 기록한 현대해상이다. 삼성화재(7021건)와 DB손해보험(6711건)이 뒤를 잇는다. 모두 업계 1~3위 손보사다.
또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민원 건수는 NH농협은행이 173건으로 가장 많다. 2위인 IBK기업은행(156건)을 제외하고 3~6위는 KB국민은행(143건), 하나은행(131건), 우리은행(120건), 신한은행(113건) 등 5대 시중은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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