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인터BU] 첫 출전 '슈퍼 서브' 양현준, "두리 코치님이 자신 있게 하라고 했다"

(베스트 일레븐=알 와크라/카타르)

대회 첫 출전에 길지 않은 시간을 뛰었다. 그럼에도 침착하고도 번뜩이는 활약을 보였다. 유럽파이자 한국 대표팀의 영건 양현준의 이야기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3일 새벽 0시 30분(한국 시각, 현지 시각 2일 오후 6시 30분) 알 와크라에 위치한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호주 대표팀과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에 나섰다. 전반 42분 크레이그 굿윈에 실점한 한국은 후반 45+6분 황희찬의 동점 골을 앞세워 연장전에 임했다. 연장 전반 14분 손흥민이 역전 골을 터트리며 한국이 2-1로 승리,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양현준은 호주전에서 처음으로 아시안컵 무대를 밟았다. 지난 4경기에서 벤치를 지켰던 그는 "승리해서 굉장히 기분이 좋다"라며 "밀리는 상황에서 들어갔다. 결과적으로 역전해 매우 기분이 좋다. 긴장을 많이 했었다. (차)두리 코치님과 감독님께서 항상 팀에 도움이 될 준비를 하고 있으라고 해주셨다. 항상 준비를 하고 있다 보니 이렇게 좋은 결과가 만들어진 것 같아 기분 좋다. '급하게 생각하지 마라, 언제 기회가 찾아올지 모르니까 항상 준비하고 있으라'고 하셨다. 오늘 그 기회를 받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라고 소감을 이야기했다.

양현준은 후반 40분 김태환과 교체돼 들어갔다. 어떤 상황이었을까. 양현준은 "두리 선생님과 얘기했는데 갑자기 윙백으로 들어간다고 해서 깜짝 놀라기는 했다. 스리백으로 바꾸면서 윙백이 조금 높게 올라갔다. 1대1을 하는 그역할을 부여해주셨다"라고 수비 역할을 맡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대회 첫 출전이자 두 번째 A매치를 치르는 양현준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은 건 차두리 코치였다. "내 장점이 드리블이라고 생각해서, 두리 코치님이 빼앗겨도 좋으니 자신 있게 하라고, 계속 드리블하라고 해주셨다. 열심히 했다. 처음인데도 불구하고 잘했다고 해주셨다. 한 번씩 윙백을 보기는 했는데 그때 열심히 해서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셔 경기를 뛸 수 있었던 것 같다."

소속팀 셀틱 FC 동료이자 일본 국가대표 하타테 레오의 부상에 대해 묻는 일본 취재진의 질문엔 "햄스트링 부상 복귀 뒤 얼마 되지 않아 종아리 부상을 당해 아쉽게 생각한다. 팀에서도 굉장히 잘하고 있고, 중요한 선수다.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선수다. 마음이 아프다. 빨리 부상을 치료하고 돌아왔으면 좋겠다. 일단은 우리가 적이라서 사적으로 연락하지 않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제 16강과 8강을 넘어 4강으로 향하는 클린스만호다. 조별리그에선 조 2위를 했고, 토너먼트에서도 연달아 연장 승부를 벌이는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팀 분위기는 매우 좋다. 막내 라인에 속하는 2002년생 양현준은 "한 팀으로 끈끈하게 뭉쳐가고 있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형들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만, 친해지고 있다. 팀으로서는 최고인 것 같다"라고 팀 내 분위기를 전했다.

글=김유미 기자(ym425@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