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또 하나 드라마 썼다...선수들 우승 간절히 원해"

이석무 2024. 2. 3.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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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 한국과 호주의 경기가 끝난 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수석코치(오른쪽)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 한국과 호주의 경기. 대표팀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우리는 정말 환상적인 팀...이제 (우승까지)두 경기 남았다”

16강전에 이어 8강전까지 기적같은 역전승을 거두고 4강에 오른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선수들의 강한 투지와 정신력에 박수를 보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호주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전 승부 끝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경기 막판까지 0-1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극적으로 페널티킥을 얻었고 이를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성공시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이어 연장 전반전에 손흥민이 환상적인 직접 프리킥으로 골망을 흔들어 거짓말같은 역전승을 일궈냈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공식인터뷰에서 “예상대로 너무 힘든 전투였는데 또 하나의 드라마를 썼다”며 “우리 선수들과 함께 해 자랑스럽다”고 기뻐했다. 이어 “차라리 한 골을 먼저 내주고 경기를 시작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한다”고 너스레를 떤 뒤 “4강에 진출해 기쁘다. 다음 상대는 요르단인데 우리는 굶주려있다. 마지막(결승)까지 남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한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은 60년 넘게 획득하지 못한 우승컵을 갖고 돌아가겠다는 간절함이 크다”며 “가끔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오직 앞으로 갈 뿐이다”고 말했다. 더불어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러우면서 안타깝기도 하다.”며 “차라리 내가 들어가서 골을 넣어주고 싶을 정도”라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우리는 정말 환상적인 팀이다. 이제 (우승까지) 두 경기가 남았다. 선수들의 눈빛을 보면 얼마나 간절한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수비 핵심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경고를 받았다. 이로써 경고 누적으로 인해 요르단전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4강전을 앞둔 한국으로선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클린스만 감독은 “김민재가 없는 것은 팀적으로 큰 공백이다. 안타깝고 슬프다. 그는 리더이며 뛰어난 선수”라면서도 “하지만 우리 팀에는 정승현(울산)이 있고 박진섭(전북)도 있다. 스리백 등 다른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종료 페널티킥이 선언되자 그라운드를 향해 크게 소리를 질러 눈길을 끌었다. 페널티킥 키커 선정에서 선수들과 벤치 사이에 혼선이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추측을 낳았다.

이에 대해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이 (페널티킥은)황희찬이 찰 것이라는 사인을 보냈다”며 “누가 찰 것인지 알고 싶어서 차두리 코치와 함께 소리 질러서 물어봤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16강에 이어 8강까지도 패배 직전 기사회생해 역전승을 거뒀다. 그래서 ‘좀비축구’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별명은 무엇이라도 상관없다”며 “대회가 끝나고 숙박 연장한 영수증만 내게 청구하지 않으면 된다”고 말한 뒤 환하게 웃었다. 대회를 앞두고 “취재진에게 결승까지 호텔을 예약하라”고 큰소리쳤던 것을 다시 떠올린 행동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4강에 오르기는 했지만 경기력이 아쉽다는 지적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손흥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를 보유한 한국이 쉽게 이길 거로 예상한다”면서 “하지만 모든 팀이 강팀을 상대할 때 내일이 없는 것처럼 모든 것을 걸고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연한 승리는 없고 쉬운 팀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강인도 아시안컵에서 수비적인 팀을 상대로 어떻게 할지 배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4강에서 요르단과 맞붙게 된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은 어떤 경기도 쉽지 않다. 요르단전도 마찬가지다”며 “본인들 장점을 100% 발휘해 우리를 봉쇄하려 하겠지만 우리도 장점을 보여 결과를 가져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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