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하기엔 먼"...한동훈의 '유승민 활용법'은?
[앵커]
국민의힘 잔류를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에게 4월 총선에서 수도권 출마 등 역할을 맡겨야 한다는 의견이 여권 내부에서 심심찮게 나오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인 유 전 의원을 어떻게 활용할지,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조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유승민 전 의원은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국민의힘 탈당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유승민 / 전 국회의원 (지난해 10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떠난다는 것, 신당을 한다는 것, 이거는 뭐 늘 열려 있는 선택지고, 최후의 수단이고요.]
하지만 지난달 28일 당을 지키겠다는 SNS 글로 잔류 의사를 명확히 밝혔습니다.
공천 신청도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합류는 일축하면서도 '총선 불출마'를 명시적으로 언급한 게 아니라 여러 해석을 낳았습니다.
지도부 요청에 따라 선거에 나설 여지를 열어뒀다는 겁니다.
[윤희숙 / 전 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3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불출마라는 표현을 쓰지 않은 것이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죠. 당에 충성심을 보이고 국민에게 멋진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이번에 복구하고 싶으신 것 같아요.]
자연스레 유승민 전 의원에게 기회를 줘야 한단 여론이 여권 일각에서 형성됐습니다.
경기지사 도전 경험이 있는 데다 중도와 청년층에 소구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평가와 함께, '수도권 역할론'이 부상했습니다.
특히, 제3지대에서 '반윤' 표심을 공략하는 이준석 대표를 견제할 적임자란 얘기가 나왔습니다.
[이용호 / 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30일,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금 개혁신당을 이끌고 있는데 관련해서 어떤 역할, 아니면 견제 이런 부분의 역할을 준다면 우리 당으로서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서울은 한동훈 비대위원장, 경기는 유 전 의원을 앞세워 지난 총선 수도권 패배를 설욕해야 한단 전략적 판단도 깔렸습니다.
민주당 5선인 안민석 의원이 버티고 있는 오산 같은 열세 지역에 출마하거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기는 등 구체적인 방안까지 거론됐습니다.
[홍석준 / 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31일, YTN 라디오 '이슈앤피플') : 특정 어떤 격전지에 가든지 아니면 특정 지역에 안 가더라도 어떤 식으로든지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서 할 역할은 분명히 있다….]
물론, 윤석열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이어 온 유 전 의원과 윤 대통령의 불편한 관계를 주목하는 쪽도 적지 않습니다.
유 전 의원에게 중책을 맡기면 가까스로 진화된 '당정 갈등'의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단 겁니다.
보수 지지층의 이른바 '배신자' 프레임 역시 걸림돌로 꼽힙니다.
[장예찬 /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그제) : 마지막으로 국민의힘을 위해서 불살라 보겠다, 먼저 이렇게 나오면 당 지도부 입장에서나 또는 이 마음이 좀 닫힌 당원들 입장에서나 좀 달라지는 건가, 다시 마음을 열까라고 할 수 있는데….]
총선 이후 유 전 의원이 원내에 다시 입성하거나 존재감을 키운다면 당내 역학 구도 또한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한동훈 위원장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단 게 정치권의 중론입니다.
[한동훈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지난달 31일) : 저희 총선 전략은 그렇게 대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저희가 이기는 공천, 국민에게 명분 있는 공천을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당내에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지만, 정작 유 전 의원과는 어떤 공식적인 제안도 오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권 내 찬반 기류 속에 '유승민 활용 방정식'을 어떻게 풀어낼지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해법이 주목됩니다.
YTN 조성호입니다.
촬영기자 : 이성모 한상원
영상편집 : 이은경
그래픽 : 이원희
YTN 조성호 (cho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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