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널티킥 차겠다한 황희찬 “노력과 준비 덕분에 자신 있었다”
손흥민(32·토트넘)이 호주 수비수 3~4명을 헤쳐 나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발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그리고 키커로 나선 건 황희찬(28·울버햄프턴)이었다.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선 경기 막판 페널티킥을 손흥민이 찼던 탓에 의외였다. 휘슬이 울리고도 한참 동안 숨을 고른 황희찬은 왼쪽 위로 차서 깔끔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황희찬의 골과 손흥민의 연장 전반 프리킥 골로 한국은 3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호주를 상대로 2대1로 승리했다.
황희찬은 “흥민이 형에게 차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고, 흥민이 형도 바로 오케이를 해줬다. 그래서 자신 있게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황희찬은 “페널티킥이 나 혼자만 차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동료들의 노력이 다 들어간 순간이었기에 더 집중을 했고, 마무리를 잘해서 기뻤다”고 말했다.
황희찬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중요한 페널티킥을 자처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도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 연장 후반에 손흥민 대신 키커로 나서서 성공시켰다. 황희찬은 특유의 자신감에 대해 “조금의 부담이 있으면 페널티킥을 차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자신이 있었다. 또 그렇게 차기까지 많은 노력과 준비가 있었기에 자신 있게 나서서 찰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희찬 선수가 정말 자신 있는 모습으로 차고 싶다고 했다. 내가 힘들기도 해서 맡겼다. 희찬이도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희찬이가 골을 성공시켜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손흥민은 2경기 연속 연장을 포함해 5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손흥민은 “축구선수를 하면서 연장전을 2번 연속으로 뛴 적이 없는 거 같다. 이런 상황을 정신력으로 이겨야 되는 게 이 토너먼트의 묘미라고 생각한다”며 “하나의 우승컵을 가지고 싸우기 때문에 이제는 어떠한 핑계, 어떠한 힘듦, 어떠한 아픔 이런 거 다 필요 없고, 오로지 한 가지 목표만 가지고 뛰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한국은 7일 0시 요르단과 4강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한국은 요르단에 2대2로 비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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