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비구니회장 광용스님 "고령화 시대 노스님 돌봄정책 강화" [이수지의 종교 in]
"비구니 승가 청정하다 인정…사회 사업 원동력"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불교국가 중 비구니 수계, 비구니 승가 등 비구니 스님들이 활동하는 나라는 한국과 대만밖에 없어요. 이부승가(비구 승가·비구니 승가) 한 축을 우리 스님들이 담당하고 있고 비구니 교육과 비구니 수행관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조계종 전국비구니회를 이끌고 있는 광용스님은 "비구니 스님들은 대한 불교조계종 양 날개 중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비구니 승가 그 자체로 정체성은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비구니 스님은 여자 승려를 이르는 말로 현재 전국 비구니회에는 6000여 명이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해 9월에 치른 회장선거에서 당선된 후 지난해 11월 제13대 전국비구니회장으로 취임한 광용스님은 당선 당시 시대변화에 맞춘 비구니 승가의 새로운 도약을 약속했다.
12대 비구니회 성과 계승·발전, 서로 돕고 협력하는 화합 승가, 비구니 승가 역량 강화와 인재육성, 안정적 복지환경 조성, 비구니승가 위상과 정체성 확립, 사회문제에 적극 참여하는 비구니 승가를 구현 등 6가지를 중점 과제로 제시했다.
올해 임기 첫 해를 맞은 광용스님은 중점 과제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그중에서도 안정적 복지 환경 조성과 사회문제 적극 참여를 통해 비구니 승가 위상을 제고하고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푸르니 청정도량 2024년 생명 소리 환경 콘서트, 역사편향 및 종교 화합에 대한 사회 참여, 다문화 가정 및 이주민 지원, 죽음 준비교육 지도자 양성, 비구니스님 임종의례 특강, 비구니 승가 장례 지원, 독거 비구니스님 돌봄 지원 등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한다.
광용 스님은 "비구니 승가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사업을 추진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구니 승가가 청정하다는 인정을 받고 있다는 점이 비구니 스님들이 사회적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더 나아가 이는 우리 스님들의 사회 활동 참여, 자체 수행, 윤리 도덕성도 인정을 받았다는 것이죠."
안정적 복지환경 조성은 초고령화 사회에 전국비구니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광용스님은 "노령화로 사회에 자식이 있어도 외국에서 살고 있어 혼자 사는 노인들이 있듯이 스님들도 그런 분이 있다"며 "상좌(제자)가 없거나 상좌가 있어도 외국에 있거나 아파서 함께하지 못해 홀로 사는 노스님들이 노후를 불안해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노스님들의 장례를 치러드리고 49재도 지내드리고 노스님들이 노후를 걱정하지 않도록 안정된 복지를 제공해드리고 싶어요."
광용스님은 심리상담에 대한 필요성을 실감해 2008~2011년 불교상담개발원 불교상담대학원 상담학과에 진학해 심리상담 전문가로서 역량을 키웠다. 이 경험이 노스님들의 돌봄 정책에 반영됐다.
"노스님들을 뵙고 '어른 스님들께는 대화의 벗이 필요하겠다'고 느꼈습니다. 노스님들에게 말벗이 없다는 거죠. 그래서 19곳 지회장 스님들과 연계해서 외로운 노스님들을 직접 찾아가는 복지, 따뜻하게 대화로 위로해 드리고 돌보는 복지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 경험은 사회적 영적 돌봄 사업 정책으로도 확대됐다. 승려인증 연수교육으로 죽음준비교육 지도자양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전국비구니회는 삶과 죽음의 바른 이해, 죽음준비 관련 의례, 돌봄, 심리상담, 죽음명상, 고독사 실태 등을 알아보고 죽음준비를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관련 지도자를 양성한다.
광용스님은 "스님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이 교육에 참여해 죽음과 삶을 이해하게 된다"며 "죽음은 내 삶을 벗어나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두려운 것도 아니며 삶의 형태가 그냥 바뀔 뿐이니 죽음에 다다랐을 때 이를 편안하게 맞을 수 있도록 자기와 타인의 불성자리에서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광용스님은 지난 1973년 부천 소림사에서 대은스님을 계사로 사미니계 수지, 1979 년 해 인사에서 자운 스님을 계사로 비구니계를 수지했다. 지난 2013 ~ 2015년 조계종 포교원 산하 불교상담개발원 이사를 역임했고 2016년부터 봉녕사 묘엄불교문화 재단 이사를 맡고 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조계종 제12대 전국비구니회 부회장을 지냈다.
"올해는 푸른 용이 승천하는 해라고 하니 나라가 발전하고 부강해지고 경제도 안정되고 온 국민이 행복하길 바랍니다. 개개인의 가슴 속에 '이 세상은 살만한 세상'이란 용기를 가질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사회가 안정적으로 발전할 때 종교 지도자들도 현대인들의 불안함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수행자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혜경 벌금형 선고에…이재명 "아쉽다" 민주 "검찰 비뚤어진 잣대"
- '마약 투약 의혹' 김나정 누구? 아나운서 출신 미스맥심 우승자
- "김병만 전처, 사망보험 20개 들어…수익자도 본인과 입양딸" 뒤늦게 확인
- "패도 돼?"…여대 학생회에 댓글 단 주짓수 선수 결국 사과
- [단독]'김건희 친분' 명예훼손 소송 배우 이영애, 법원 화해 권고 거부
- "월급 갖다주며 평생 모은 4억, 주식으로 날린 아내…이혼해야 할까요"
- 배우 송재림, 오늘 발인…'해품달'·'우결' 남기고 영면
- 이시언 "박나래 만취해 상의 탈의…배꼽까지 보여"
- '살해, 시신 훼손·유기' 軍장교, 38세 양광준…머그샷 공개
- '성폭행범' 고영욱, 이상민 저격 "내 명의로 대출받고 연장 안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