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대장에 방이 없다
임대료 인상률 6% 육박
[파이낸셜뉴스] #1 서울 여의도 내 한 금융회사는 최근 오피스를 이전했다. 오피스를 보유한 자산운용사의 과도한 월세 인상에 따른 것이다. 당초 오피스 입주 당시 월세는 700만원 정도에 불과했지만 1700만원으로 껑충 늘어났다. 관리비를 포함하면 월세를 2400만원까지 올려달라는 통보에 그동안의 인테리어를 포기하고 이전을 택했다.
#2 서울 강남구 삼성동 내 한 금융회사는 오피스를 보유한 대기업으로부터 월세를 70% 올려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 5%로 월세 인상폭을 제한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금융회사 측은 대기업 측으로부터 "다음 만기때는 연장 계약이 아니라 바로 나가야 한다"는 최후 통첩을 받은 상태다.
서울 3대장(중심권역, 강남권역, 여의도권역) 프라임 오피스에 방이 없다. 자연 공실률 5%에도 못치는 공실률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반면 권역에 따라 임대료 인상률은 6%에 육박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의도 찬바람에도 임대료 인상률 5.9%
2일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서울 프라임 오피스 중심권역(CBD)의 공실률은 2023년 3분기 3.5%에서 2023년 4분기 2.4%로 낮아졌다. 2022년 4분기 대비 2023년 4분기 임대료 인상률은 4.6%였다.
강남권역(GBD)의 공실률은 같은 기간 2.4%에서 2.9%로 소폭 높아졌다. 임대료 인상률은 4.5%에 달해 공실률을 상회한 수준이다.
여의도권역(YBD)의 공실률은 같은 기간 4.6%에서 4.7%로 소폭 늘었다. 임대료 인상률은 5.9%에 달했다.
2023년 전체로 보면 1~3분기 계속해서 각 권역의 임대료 인상률은 7%를 유지해왔다.
2024년 여의도 ‘TP타워’, 봉래동 ‘메리츠화재 신사옥’이 공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면적에 선임대차계약이 체결돼 공실률 변동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2026년 하반기로 예정된 CBD 지역의 대규모 프라임 오피스 공급이 완료되기 전까지 공실률은 현재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임대인 우위의 시장 상황으로 인해 임대료 상승률은 물가상승률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리서치 및 컨설턴시 본부 전무는 "프라임 오피스 임대료 상승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후 최대 3.1%였다. 그러다가 2022년 4분기에 7.1%로 급상승했다. 2023년 1분기 8.0%, 2023년 2~3분기 7.1%의 상승률을 보여왔다. 임대료를 인상한 프라임 오피스는 총 9개다. 신규 임차 또는 임대차 계약을 연장해 임대료가 올랐다"며 "지난 2년 간 임대료 상승률은 물가상승률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오피스 매매는 30% 줄어
서울 프라임 오피스 시장 거래 규모 2023년 9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13조4000억원 대비 약 30% 감소한 수준이다. 매각에 나선 자산은 증가했지만 가격 차이가 있거나 펀딩에 실패하는 등의 이유로 거래 종결이 지연되는 경우가 다수 관측됐다.
KB자산운용이 8500억원에 매입한 삼성SDS 잠실 타워는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진 상황에서 KB금융 계열사가 출자한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코람코자산신탁-NH투자증권 컨소시엄이 매입한 마제스타시티 타워1은 우선협상자가 변경되기도 했지만 가격 조정을 통해 최초 합의된 금액보다 낮아진 5200억원에 거래가 완료됐다.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은 신한리츠운용에 HSBC빌딩 고층부(9~19층)를 1810억원에 매각했다.
신흥 업무권역으로 주목받는 성수 권역에선 무신사가 마스턴투자운용에게 무신사캠퍼스 E1을 세일앤리스백 방식을 통해 1115억원에 매각했다. 무신사는 2019년 해당 부지를 220억원에 매입해 오피스로 개발했다. 이번 거래를 통해 개발 이익 실현과 전용 오피스 공간 확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마스턴투자운용 역시 무신사가 체결한 15년 장기 임대차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홍 전무는 “2021년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오피스 투자 시장은 2022년부터 이어진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조금씩 위축되어 왔다”며 “다만 임차수요가 여전히 견고하고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높아지고 있어 올해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담보대출의 승계 및 취득세 감면 등의 장점이 있는 수익증권 및 리츠주식 거래, 전략적투자자(SI)의 사옥 확보를 위한 거래 비중이 증가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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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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