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현우’ 그가 있어 가능했다…4강행 지킨 수호신

호주와 8강전 후반 결정적 선방

조현우. 도하/연합뉴스

클린스만호의 ‘거미손’ 조현우(울산 현대)가 또 한번 빛났다. 숨은 조연으로 4강행을 도운 공신이 됐다.

조현우는 3일(한국시각)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아시안컵 8강 호주와의 연장 120분 혈투에서 한국이 골문을 철통같이 지키며 2-1 역전승의 밑돌을 놓았다.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20분 연장전과 승부차기 명승부에 이어 2경기 연속 한국 최고의 수문장임을 과시했다.

조현우가 이날 호주전 후반 보여준 결정적 선방은 그의 존재 가치를 보여준다. 클린스만호가 추가시간 동점골과 연장전 역전 드라마를 썼지만, 이는 조현우가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기에 가능했다.

조현우는 이날 호주전 전반 42분 크레이드 구드윈의 발리슛에 선제골을 내줬다. 호주 공격진이 한국의 수비진영을 좌우로 크게 흔든 뒤, 구드윈이 안정된 자세에서 쏜 강력한 슛을 막기는 사실상 힘들었다.

하지만 후반 8분께 보여준 신들린듯한 방어는 한국이 동점과 역전골을 향해 달릴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상대 역습으로 공간을 내준 상황에서 호주의 마틴 보일이 골지역에서 근접슛을 했고, 조현우는 순간적인 반사신경으로 공을 막아냈다. 하지만 손을 맞고 튕긴 공은 다시 상대의 발에 걸렸고, 이번에도 조현우는 그의 슈팅을 또 다시 막아냈다. 두 차례 이어진 슈퍼 세이브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호주전에서 승리하자 만세를 부르며 환호하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만약 실점했더라면 0-2로 점수 차가 벌어지면서, 한국의 추격은 매우 어려워졌을 게 분명하다.

조현우는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 연장전 뒤 승부차기에서도 상대 키커 두 명의 공을 막아내면서 클린스만호의 8강 진출을 앞에서 이끌었다. 이날 8강전에서 다시 한번 민첩성과 순발력을 발휘하면서 최후의 보루 구실을 해냈다.

국내 K리그 최고의 골키퍼인 조현우는 조별리그 도중 부상으로 탈락한 김승규 대신 골문을 책임지고 있는데, 매번 드라마를 연출하는 클린스만호의 수호신 구실을 하고 있다. 정상을 향해 나아가는 클린스만 감독한테는 두번째 골키퍼 옵션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