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줄어든 스넬 vs 느긋한 양키스…스프링캠프가 코 앞인데, 최종 승자는 누구?

이상희 기자 2024. 2. 3.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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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시절의 블레이크 스넬 | 사진=MHN스포츠 DB)

(MHN스포츠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투수와 포수들이 먼저 입소하는 2024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가 약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올 겨울 FA(자유계약선수) 투수 가운데 최대어 중 한 명으로 평가받던 블레이크 스넬의 행선지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그 동안 스넬의 차기 행선지로 손꼽히던 볼티모어가 2일(한국시간) 밀워키에서 우완투수 코빈 번스(30)를 영입하는 블록버스터급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지난 201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번스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올렸을 만큼 좋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2021시즌에는 11승 5패 평균자책점 2.43의 성적을 올려 그 해 내셔널리그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상도 수상했다. 올스타에도 세 번이나 선정됐다.

번스는 지난해에도 시즌 10승 8패 평균자책점 3.39의 성적을 기록한 것은 물론 총 193.2이닝을 던져 경기당 평균 6이닝을 막아줬다. 선발투수에게 요구되는 이닝이터의 역할도 충분히 해줬다는 뜻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미국일간지 뉴욕 포스트는 2일(한국시간) "볼티모어가 밀워키 에이스 번스를 영입하는 바람에 스넬이 갈 곳이 줄어들었다"고 진단했다. 볼티모어는 그 동안 스넬의 차기 행선지로 꾸준히 언급되던 팀이었다.

(샌디에이고 시절의 블레이크 스넬 | 사진=MHN스포츠 DB)

2023-24 메이저리그 FA시장이 개장될 당시만 해도 스넬의 계약소식이 이토록 오랜 시간동안 나오지 않을지 몰랐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까지 수상한 스넬은 좌완 투수라는 프리미엄까지 있어 다수의 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막상 시장이 열리자 예상은 다르게 흘러갔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는 최근 "지금까지 스넬에게 영입을 제안한 팀은 뉴욕 양키스가 유일하다"는 다소 충격적인 내용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뉴욕 양키스는 스넬에게 6년 총액 1억 5000만 달러(약 1973억원)의 계약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며 "스넬 측은 이보다 더 많은 9년 총액 2억 7000만 달러(약 3860억원)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스넬은 호기롭게 뉴욕 양키스의 제안을 거절하고 더 좋은 제안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본인의 바람대로 시장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지 않은 모양새다.

미국 워싱턴주 출신인 스넬은 고등학교 졸업반이었던 2011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전체 52번으로 탬파베이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진출했다. 2016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2018년 시즌 21승 5패 평균자책점 1.89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그해 아메리칸리그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상은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하지만 2021년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 된 후 2년 연속 시즌 한 자릿수 승리(7승-8승)에 그치는 등 옛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부상이 원인이었다. 그러나 FA를 앞둔 지난해 시즌 14승 9패 평균자책점 3.38의 성적을 올리며 반등에 성공했다.

(스넬이 샌디에이고 시절 동료 김하성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MHN스포츠 DB)

시즌이 끝난 뒤에는 내셔널리그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상도 품에 안았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스넬처럼 양대 리그에서 사이영상을 받은 투수는 단 7명뿐이다. 이처럼 뛰어난 스펙을 보유했지만 샌디에이고 이적 후 드러난 부상이력이 그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선발투수에게 요구되는 이닝이터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스넬은 샌디에이고로 이적한 뒤 3년간 총 83번 선발등판해 436.2이닝을 던졌다. 경기당 5.2이닝을 던진 셈이다.

메이저리그 시장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경기당 평균 6이닝도 막아주지 못하는 선발투수에게 대박 계약을 안겨줄 구단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스넬은 오프시즌 동안 찾은 미식프로축구(NFL) 경기장에서 가진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능하다면 고향인 시애틀에서 던지고 싶다"며 공개적으로 구직(?) 활동을 펼쳤지만 시애틀의 반응은 거의 냉담에 가까울 정도였다.

뉴욕 포스트는 "양키스는 이미 스넬 측과의 협상이 중단되기 이전에 주목할만한 가격을 기꺼이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시간이 지나도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하는 일은 없을 거란 뜻이다. 게다가 협상창구 중 하나였던 볼티모어도 번스를 영입하며 스넬에게 관심을 접는 분위기다.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스넬이 과연 어떤 결정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사진=MHN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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