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흘린 눈물, PK 획득·결승골로 닦아낸 '캡틴'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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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9년 전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9년 전 손흥민을 울렸던 호주의 사령탑이기도 했다.
손흥민은 9년 전 흘린 눈물을 스스로 닦아냈다.
9년 전 막내였던 손흥민은 이제 한국의 '캡틴'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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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9년 전이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종료 휘슬과 함께 그라운드에 드러누웠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아시안컵 결승에서 호주에 당한 패배였다. 손흥민은 0대1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 극적 동점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연장전에서 실점하며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9년이 흘러 다시 호주를 만났다. 결승은 아니었지만, 4강으로 가는 길목이었다.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을 위해서는 반드시 호주를 넘어야만 했다.
손흥민도 설욕을 꿈꿨다.
손흥민은 "2015년 이야기를 꺼내기는 그렇지만, 그 때는 상당히 마음이 아팠다. 다시 그런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호주와 8강을 앞두고 전 캡틴 기성용(FC서울)도 손흥민에게 힘을 실어줬다. 기성용은 SNS에 손흥민과 함께 찍힌 2015년 아시안컵 사진을 올리면서 "2015년 결승전의 아쉬움. 오늘은 꼭 승리하길"이라고 응원했다.
멀리 영국에서는 토트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응원 메시지도 전달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에버턴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이 아시안컵에서 우승했으면 좋겠다. 우승이 손흥민에게 어떤 의미인지, 또 한국에서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9년 전 손흥민을 울렸던 호주의 사령탑이기도 했다.
손흥민은 9년 전 흘린 눈물을 스스로 닦아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에서 호주를 연장 접전 끝에 2대1로 격파했다. 이로써 한국은 1960년 이후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을 위한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9년 전 막내였던 손흥민은 이제 한국의 '캡틴'으로 성장했다. 무엇보다 호주전 눈물 후 토트넘으로 이적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까지 차지하는 등 월드 클래스로 자리매김했다.
어느덧 네 번째 아시안컵.
손흥민은 16강까지 조금은 아쉬웠다. 페널티킥으로 두 골을 넣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에서는 승부차기 1번 키커로 나서 '캡틴'의 역할을 했지만, 아쉬운 장면도 많았다. 호주와 8강에서도 0대1로 끌려다니면서 패배 직전까지 몰렸다.
하지만 손흥민은 9년 전 아픔을 되풀이 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4분 수비수 3명 사이로 돌파한 뒤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이 키커로 나서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손흥민은 결승골까지 터뜨렸다. 연장 전반 14분 황희찬이 얻어낸 프리킥. 손흥민은 오른발 감아차기로 호주 골문을 열었다.
16강 후 고작 이틀의 휴식. 그리고 연이은 연장전. 하지만 손흥민은 쓰러지지 않았다. 9년 만에 찾아온 기회에서의 완벽한 설욕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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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동욱 기자 grin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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