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호주에 울었던 ‘쏘니’ 이번에는 울렸다…대한민국, 연장 혈전 끝 극적 2-1 역전승→요르단과 4강 리매치 [아시안컵]

9년 전 호주에 울었던 ‘쏘니’ 손흥민이 이번에는 그들을 울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은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의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 극적인 2-1 역전 승리를 해냈다.

대한민국 에이스 손흥민이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황희찬의 동점 페널티킥을 직접 얻어냈고 연장에선 기가 막힌 프리킥으로 역전골을 터뜨렸다. 9년 전 2015년 대회 결승에서 멋진 동점골을 터뜨렸음에도 패배에 눈물을 흘렸던 손흥민. 9년 만에 화끈한 복수전을 이끌었다.

‘쏘니’ 손흥민의 호주전 원맨쇼. 9년 전 자신을 울렸던 ‘사커루’에 제대로 복수했다. 사진(알 와크라 카타르)=AFPBBNews=News1

4강에 오른 대한민국은 타지키스탄을 꺾은 요르단과 결승 티켓을 두고 리매치한다. 조별리그에선 2-2 무승부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대한민국은 골키퍼 조현우를 시작으로 설영우-김민재-김영권-김태환-박용우-이강인-황인범-황희찬-손흥민-조규성이 선발 출전했다.

호주는 골키퍼 라이언을 시작으로 베히치-수타-롤스-애킨슨-어빈-바쿠스-맷칼프-굿윈-보일-듀크가 선발 출전했다.

대한민국은 전반 내내 주도권을 쥐며 호주를 압박했다. 그러나 득점 기회는 없었다. 오히려 선 굵은 호주의 공격에 위기를 맞았다.

전반 19분 굿윈의 날카로운 슈팅을 조현우가 막아냈다. 맷칼프가 재차 슈팅했으나 골문 옆으로 향했다. 2분 뒤 대한민국이 반격했다. 김영권의 킬 패스에 황희찬이 침투, 그러나 수타의 태클에 막혔다.

전반 31분 이강인이 설영우에게 완벽한 패스를 전달했다. 이후 설영우의 패스를 황희찬이 마무리, 선제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설영우의 침투 과정에서 오프사이드 판정, 취소됐다.

호주의 반격도 대단했다. 보일과 맷칼프가 연달아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며 대한민국 골문을 위협했다. 결국 전반 42분 황인범이 치명적인 실책을 저질렀고 호주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애킨슨의 패스를 굿윈이 슈팅 마무리, 선제골을 넣었다.

대한민국은 전반을 0-1로 밀린 채 후반을 맞이했다.

후반 49분 손흥민 기점, 설영우의 크로스를 받은 이강인이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그러나 부정확하게 맞으며 라이언의 정면으로 향했다.

큰 위기도 있었다. 후반 54분 굿윈의 크로스에 대한민국 수비진이 무너졌다. 이후 보일이 헤더, 그리고 슈팅을 시도했으나 조현우가 모두 막아냈다. 마지막 듀크의 슈팅은 빗맞으며 골문 위로 향했다. 사실상 실점과 다르지 않은 장면이었다.

‘K-황소’ 황희찬은 첫 선발 경기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사진(알 와크라 카타르)=AFPBBNews=News1

대한민국은 좌우 측면을 공략, 호주의 수비를 뚫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공중전에선 답이 없었다. 지상전 역시 호주의 긴 태클에 막히고 말았다. 후반 74분 오히려 실점할 뻔했다. 밀러의 롱 스로인 이후 듀크의 헤더를 조현우가 잡아냈다.

후반 78분 이강인의 킬 패스가 다시 한 번 빛났다. 그러나 이재성이 제대로 잡아놓지 못하면서 결국 득점 기회를 놓쳤다. 후반 84분 다시 실점 위기가 찾아왔다. 호주의 역습 상황, 보스의 크로스를 듀크가 다이빙 헤더로 연결했다. 정확했다면 실점, 하나, 대한민국은 다시 한 번 행운이 빛났다.

대한민국은 마지막까지 동점을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라이언을 중심으로 한 호주의 수비진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이강인, 손흥민에게 공격이 집중됐으나 호주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다. 오히려 호주의 역습을 막으려던 김민재가 경고, 4강에 오르더라도 출전은 불가능했다.

7분의 후반 추가시간이 주어졌고 대한민국은 마지막까지 반격했다.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얻어내면서 결국 동점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황희찬이 침착하게 마무리,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대한민국은 연장 전반 내내 호주를 압도했다. 후반 95분 양현준의 드리블 후 크로스, 황희찬과 이강인이 연달아 슈팅했으나 라이언의 슈퍼 세이브에 막혔다. 2분 뒤 이재성의 중거리 슈팅은 골문 옆으로 향했다.

그러나 후반 104분 황희찬이 얻어낸 프리킥을 손흥민이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결국 2-1 역전에 성공하며 승부의 추를 기울였다. 하나, 황희찬이 연장 막판 오닐의 거친 태클에 쓰러지는 등 악재도 있었다. 오닐은 VAR 판독 끝 퇴장당했다.

연장 후반에도 대한민국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이강인과 설영우가 좋은 호흡을 자랑하며 수적 열세의 호주를 괴롭혔다. 112분 손흥민의 중거리 슈팅은 라이언의 정면으로 향했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이강인과 양현준의 슈팅을 라이언이 전부 막아내며 추가 득점하지 못했다.

남은 시간 동안 큰 위기 없이 호주를 공략한 대한민국. 결국 기가 막힌 역전 드라마를 쓰며 4강에 올랐다.

태극전사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사진(알 와크라 카타르)=AFPBBNews=News1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