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서 '멀뚱멀뚱'… 골대앞 노마크 헌납한 수비진 [스한 스틸컷]

이재호 기자 2024. 2. 3.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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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최대 위기에서 수비들이 모두 멀뚱멀뚱 서있기만 했다. 골대 앞에 있는 상대에 아무도 마크를 붙지 않았고 이는 수비 집중력의 문제일 수밖에 없었다.

승리했지만 수비 집중력의 문제는 짚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선제실점 장면. ⓒtvN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은 3일 오전 12시30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호주와의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4분 황희찬의 PK 극장골로 1-1로 정규시간을 마친 후 연장전을 가 손흥민의 연장 전반 14분 터진 결승 프리킥골로 2-1 역전승을 거두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승부차기 혈투 끝에 힘겹게 8강에 오른 한국. 상대는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를 16강에서 4-0으로 완파한 호주였고 한국은 9년전 아시안컵 결승에서 패한 설욕을 했다.

전반 42분 황인범의 결정적 실수가 나왔다. 공중볼을 김영권이 헤딩으로 막아내고 아크서클에서 황인범이 오른쪽으로 패스한다는 것이 전방 압박 중인 호주 수비에게 잘렸고 이 기회에서 호주 선수들은 침착하게 왼쪽에서 짧게 짧게 중앙을 거쳐 오른쪽으로 패스한 후 너새니얼 앳킨스가 먼포스로 높게 올린 크로스때 아무도 크레이크 굿윈을 막지 못했고 굿윈은 여유있게 왼발 하프 발리슈팅으로 강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0-1로 뒤진채 몰아치던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4분 손흥민이 네명사이에서 박스안 왼쪽을 돌파하다 루이스 밀러에게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었고 황희찬이 키커로 나서 오른발로 왼쪽으로 차넣어 후반 추가시간 6분 극적인 1-1 동점골로 연장전을 향했다.

연장 전반 14분 박스 바로 중앙 왼쪽에서 황희찬이 얻어낸 프리킥을 손흥민이 절묘하게 오른발로 수비벽을 넘긴 프리킥 역전골을 넣었고 결국 2-1 한국이 승리했다. 호주는 연장 전반 15분 에이든 오닐이 다이렉트 퇴장까지 당하면서 자멸했다.

실점 장면이었던 전반 42분 황인범의 결정적 실수가 나왔다. 공중볼을 김영권이 헤딩으로 막아내고 아크서클에서 황인범이 오른쪽으로 패스한다는 것이 전방 압박 중인 호주 수비에게 잘렸고 이 기회에서 호주 선수들은 침착하게 왼쪽에서 짧게 짧게 중앙을 거쳐 오른쪽으로 패스한 후 너새니얼 앳킨스가 먼포스로 높게 올린 크로스때 아무도 크레이크 굿윈을 막지 못했고 굿윈은 여유있게 왼발 하프 발리슈팅으로 강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tvN

실점 상황 당시 한국 박스 안에는 골키퍼 조현우까지 무려 8명이 있었지만 정작 굿윈을 막는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서로 마크맨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었고 굿윈은 너무나도 쉽고 여유있게 시간을 가지며 발리슈팅을 했다. 7명의 수비들은 실점 후 노마크를 허용한 것에 서로 원망하며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이미 실점 장면이 골대 앞 노마크 기회를 줘 나온 상황임에도 달라진게 없었다. 후반 8분의 위기상황에서 왼쪽에서 얼리 크로스 이후 마틴 보일의 헤딩 조현우가 선방했고 리바운드공을 재차 슈팅했지만 조현우가 다시 막았다. 리바운드 공을 미첼 듀크가 발리슈팅했지만 골대 위로 뜨며 조현우의 선방과 운이 따라 실점 위기를 넘겼다.

이 상황을 자세히보면 보일의 헤딩과 재차 슈팅때 옆에 있는 김영권은 끝까지 막으려했지만 보일 뒤에 있던 설영우는 가까이 접근하고도 전혀 보일을 제지하지 않고 멀뚱멀뚱 서있기만 했다. 두 번째 리바운드공때는 듀크를 아무도 막지 않아 듀크가 홀로 오른발 발리슈팅을 했지만 제대로 맞추지 못해 골이 되지 못했다. 만약 듀크가 발에 공만 제대로 맞췄다면 무조건 골이 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자유로운 상황이었다.

극한의 위기 상황을 자세히보면 박스 안에 수비 숫자가 많아도 정작 가장 위험한 위치에 있는 선수를 아무도 막지 않고 있다. 막을 수 있는 위치에도 공만 보느라 사람을 막지 않아 노마크 프리 기회를 쉽게 허용했다.

이후 한국이 몰아치는 흐름에 호주의 공격이 강하지 않아 추가실점은 없었고 승리해 지적이 덜 될 수 있지만 멀뚱멀뚱 바라만 보는 수비진은 분명 우승까지 노리는 한국에게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다.

ⓒtvN

-스한 스틸컷 : 스틸 컷(Still cut)은 영상을 정지된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을 뜻합니다. 매 경기 중요한 승부처의 한 장면을 있는 그대로 자세히 묘사합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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