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LIVE] 또 한 번 ‘극장 드라마’ 쓴 클린스만호…호주에 2-1 짜릿한 역전승, 준결승 진출→요르단과 재격돌
[골닷컴, 알와크라(카타르)] 강동훈 기자 = 클린스만호가 64년 만의 아시아 최정상을 향한 여정을 계속해서 이어간다. 8강에서 난적 호주를 만난 데다 체력적인 부담이 큰 탓에 패배할 것으로 점쳐졌던 클린스만호는 전망을 뒤집고 또 한 번 극적인 드라마를 쓰면서 준결승에 올랐다. 클린스만호는 4강에서 앞서 조별리그에서 만나 무승부를 거뒀던 요르단과 다시 맞붙는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3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2023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크레이그 굿윈(알 와흐다)에게 선제 실점을 내줬지만,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연속골을 앞세워 역전했다.
승리한 클린스만호는 4강에 오르면서 요르단과 결승 진출을 두고 맞붙는다. 앞서 클린스만호는 조별리그에서 요르단과 2-2 무승부를 거뒀다. 당시 손흥민의 페널티킥(PK) 득점으로 리드를 잡으면서 앞서가다 박용우(알아인) 자책골 등 내리 실점하면서 패배가 눈앞까지 다가왔지만 후반 추가시간 행운의 자책골로 가까스로 비겼던 바 있다.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이 대회 준결승에 오른 건 지난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아울러 대한민국은 역대 호주와 상대 전적에서 28전 9승 11무 9패로 균형을 맞췄다. 특히 최근 2연승 포함 3경기 무패(2승1무)를 이어갔다.
클린스만 감독은 호주전을 앞두고 “(체력적인 부담은) 크게 문제 될 것 같진 않다. 2~3일 쉬고 경기를 치른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많다. 또 프로 선수들은 다들 이런 피로와 통증을 안고 생활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며 “남은 기간 잘 준비하면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클린스만 감독은 4-4-1-1 포메이션을 들고나왔다. 조규성(미트윌란)이 최전방 원톱으로 출전하고, 그 뒤를 손흥민이 받쳤다. 황희찬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각각 좌우에 위치했고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과 박용우가 중원에 위치해 미드필더진을 꾸렸다.
왼쪽부터 설영우와 김영권(이상 울산HD),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김태환(전북현대)이 수비라인을 형성했다. 골문은 조현우(울산)가 지켰다. 김진수와 박진섭(이상 전북), 양현준, 오현규(이상 셀틱), 이순민(대전하나시티즌), 이재성(마인츠), 홍현석(헨트) 등은 벤치에서 출발했다.
클린스만호는 초반부터 경기를 주도했다. 소유권을 계속 쥔 채 후방에서부터 천천히 빌드업을 통해 전진했고, 공격 진영에서 점유율을 높이면서 기회를 만들어갔다. 그러나 패스 미스 등 세밀함이 떨어진 데다, 호주의 수비가 견고한 탓에 쉽사리 슈팅까진 가져가지 못했다.
공격 효율이 떨어진 클린스만호는 도리어 위기를 맞았다. 전반 18분 코너 멧커프(장크트파울리)가 페널티 아크서클 오른쪽 부근에서 때린 왼발 슈팅은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1분 뒤엔 굿윈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파고든 후 때린 왼발 슈팅은 골키퍼 조현우가 쳐냈고, 세컨드볼을 쇄도하던 멧커프가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클린스만호는 전열을 재정비한 후 다시 주도권을 가져오며 공격을 이어가더니 마침내 호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31분 이강인이 페널티 박스 안 왼쪽 측면으로 침투한 설영우를 겨냥해 패스를 찔러줬다. 설영우는 곧바로 문전 앞으로 패스를 내줬고, 황희찬이 가볍게 밀어넣었다. 하지만 설영우가 쇄도하는 과정에서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클린스만호는 이후로 공격에서 기회를 만들지 못하더니 수비에서 치명적인 실책으로 선제 실점을 내줬다. 전반 42분 너새니얼 앳킨슨(하트 오브 미들로디언)이 페널티 박스 안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굿윈이 오픈 찬스를 맞아 논스톱 왼발 발리슛으로 골망을 출렁였다. 결국 클린스만호는 전반을 0-1로 뒤진 채 마쳤다.
하프타임 때 전열을 재정비하고 나선 클린스만호는 후반 시작과 함께 좋은 기회를 맞았다. 후반 4분 설영우가 페널티 박스 밖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이강인이 문전 앞에서 침착하게 왼발 슈팅을 때렸다. 하지만 힘이 덜 실리면서 골키퍼 매슈 라이언(AZ 알크마르)에게 막혔다.
아쉬움을 삼킨 클린스만호는 곧바로 위기를 맞았다. 후반 9분 굿윈의 얼리 크로스를 문전 앞으로 쇄도하던 마틴 보일(하이버니언)이 헤더슛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조현우가 쳐냈다. 세컨드볼을 보일이 다시 때렸지만, 이번에도 골키퍼 조현우가 선방했다. 이어지는 미첼 듀크(마치다 젤비아)의 오른발 발리슛은 골포스트 상단 위로 크게 벗어났다.
다급해진 클린스만호는 라인을 높게 올리면서 공격을 몰아쳤다. 그러나 문전 앞에서 번번이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아쉬움만 진하게 삼켰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은 변화를 택했다. 후반 25분 조규성을 빼고 이재성을 투입했다. 이와 함께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올렸다. 7분 뒤엔 황인범을 불러들이고 홍현석을 넣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40분 김태환을 빼고 양현준을 투입하면서 공격 숫자를 더 늘렸다. 결국 클린스만호는 남은 시간 총공세 끝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추가시간 6분 손흥민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파고들 때 루이스 밀러(하이버니언)가 다리를 걸었고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PK)을 찍었다. 키커로 나선 황희찬이 침착하게 성공시켰다.
클린스만호는 결국 정규시간 내에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서 연장전으로 향했다. 클린스만호가 기회를 놓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연장 전반 5분 양현준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황희찬이 문전 앞에서 왼발 원터치로 방향을 돌려놨지만, 골키퍼 라이언에게 막혔다. 2분 뒤엔 이재성이 페널티 아크서클 정면에서 때린 왼발 슈팅이 빗나갔다.
클린스만호가 결국 승부를 뒤집었다. 연장 전반 4분 황희찬이 페널티 박스 왼쪽 모서리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손흥민이 환상적인 감아차기로 수비벽을 넘기면서 골망을 출렁였다. 골키퍼 라이언이 팔을 힘껏 뻗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승부를 뒤집은 클린스만호는 수적 우위까지 점했다. 연장 전반 추가시간 1분 황희찬이 하프라인 부근에서 볼을 잡을 때 에이든 오닐(스탕다르 리에주)이 축구화 스터드로 황희찬의 정강이를 가격했다. 주심은 경고를 꺼냈다가, 비디오판독(VAR) 이후 판정을 번복하면서 퇴장을 선언했다. 결국 클린스만호는 남은 시간 한 골 차 리드를 지켜낸 끝에 2-1로 승리했다.
사진 =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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