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LIVE] '중꺾마!' 캥거루 잡은 호랑이… SON 9년 전 '눈물' 설욕→ 연장 역전 4강행!
(베스트 일레븐=알 와크라/카타르)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아시아의 호랑이가 캥거루를 잡아내고 아시아 무대 준결승전에 오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3일 새벽 0시 30분(한국 시각, 현지 시각 2일 오후 6시 30분) 알 와크라에 위치한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호주 대표팀과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에 나섰다. 전반 42분 크레이그 굿윈에 실점한 한국은 후반 45+6분 황희찬의 동점 골을 앞세워 연장전에 임했다. 연장 전반 14분 손흥민이 역전 골을 터트리며 한국이 2-1로 승리,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 백스리를 내보였지만, 이번에는 다시 조별 리그부터 활용한 익숙한 전술로 호주를 상대했다.
우선 최전방에는 스트라이커 조규성(미트윌란/덴마크)이 자리했다. 아래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프랑스),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잉글랜드)이 위치했다.
허리에는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과 박용우(알 아인/UAE)가 섰고, 수비 라인에는 센터백 듀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독일)와 김영권(울산 HD), 좌우에는설영우와 김태환(이상 울산 HD)가 배치됐다. 골문은 조현우(울산 HD)가 지켰다.
1분 만에 호주의 장신 수비수 해리 수타와 조규성의 경합이 벌어졌다. 수타는 높은 신장을 활용해 조규성의 등 뒤에서 단단하게 막아섰다. 2분 만에 호주가 첫 세트피스를 따냈다. 공격수 굿윈이 김태환에 밀려 넘어지면서 호주의 첫 프리킥이 나왔다. 호주의 장신 선수들은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에서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한국은 전반 초반 15분간 점유율 80%를 가져가며 호주를 압도했다. 그러나 이따금씩 번뜩이는 호주의 공격이 만만찮았다. 전반 16분 코너 멧커프의 슛이 골문을 비껴갔고, 전반 18분에는 굿윈의 슛이 조현우의 선방에 막힌 뒤 멧커프가 다시 날카로운 슛을 때렸다.
곧장 김영권의 날카로운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전면에 나섰다. 호주 수비에 막혔지만, 다소 처진 분위기를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그레이엄 아놀드 감독이 경기 전 예고한 그대로였다. 호주는 강한 압박으로 한국을 막아세웠다. 끈끈한 수비를 뚫어내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답답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김민재가 공격에 나섰다. 전반 26분 김민재가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고, 이강인과 조규성으로 이어지는 플레이가 나오며 박수를 얻었다. 호주에는 없는 빠른 공격 전개가 펼쳐지는 순간이었다.
황희찬이 한 차례 골망을 출렁였다. 전반 31분 이강인의 크로스가 설영우를 향했고, 설영우가 짧게 건넨 패스가 문전에 있던 황희찬에게 향했지만, 이미 부심이 깃발을 들어올린 상황이었다. 슬라이딩하며 발을 내민 황희찬의 슛은 아쉽게도 득점이 되지 못했다.
호주가 연이은 공격으로 한국을 흔들었다. 전반 38분엔 마틴 보일의 슛이 나왔지만 정확도가 부족했다. 2분 뒤 멧커프가 강한 슛을 때려봤지만 골문 위를 크게 넘어갔다.
결국 전반 42분 호주가 선제 득점에 성공했다. 김태환을 향한 황인범의 패스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 굿윈→ 미첼 듀크→ 멧커프→ 나다니엘 앳킨슨을 차례로 거쳐 굿윈이 마무리를 지었다.
0-1로 뒤진 채 후반전이 시작됐다. 왼쪽에서 올라간 설영우의 크로스가 연달아 반대편의 이강인을 향했다. 이강인의 슛을 골키퍼 매튜 라이언이 잡아냈다.
양 팀이 한 번씩 공격을 주고받았다. 후반 5분에는 손흥민이 중앙으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한 뒤 수비진을 제치고 찬스를 만들었다. 설영우의 크로스가 올라갔지만, 조규성이 마무리하지 못하며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호주는 후반 8분 보일과 듀크를 앞세워 한국의 골문을 노렸지만, 보일의 헤더와 슛, 듀크의 발리슛이 모두 무위로 돌아갔다.
또 다시 손흥민이 힘을 냈다. 가운데로 질주한 손흥민이 황희찬을 바라봤다. 황희찬을 거쳐 이강인이 슛을 때려봤지만 역부족이었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개인기로 호주의 수비를 뚫어보려 했지만 번번이 막히고 말았다.
후반 24분 한국이 첫 교체카드를 꺼냈다. 조규성이 나오고 이재성이 들어갔다. 호주도 멧커프와 키아누 배커스를 불러들이고 에이든 오닐과 라일리 맥그리를 동시에 투입했다. 호주는 3분 뒤에도 나다니엘 앳킨슨과 굿윈을 빼고 조던 보스, 루이스 밀러를 투입해 변화를 가했다. 한국은 후반 32분 황인범 대신 홍현석을 투입했다.
후반 28분 롱 스로인에 이은 듀크의 헤더가 조현우에게 향했다. 후반 32분에는 이강인이 박스 안으로 띄워준 볼이 이재성 발 앞으로 떨어졌으나 라이언 골키퍼가 좀 더 빨랐다. 후반 37분엔 어빈의 크로스가 듀크의 머리를 노렸지만, 아슬아슬하게 골문을 벗어났다.
한국은 후반 40분 김태환 대신 양현준을 투입했다. 양현준의 대회 첫 출전이다. 호주는 40분 공격수 보일을 불러들인 뒤 수비수 카메론 버지스를 투입해 뒷문을 강화했다. 1-0 리드를 지키려는 심산이었다. 후반 44분 손흥민의 슛이 또 다시 라이언 골키퍼의 품에 안겼다.
16강전에서 90+9분 동점 골의 기적을 쓴 한국이 또 다시 극적인 순간을 연출했다.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루이스 밀러에 태클을 당해 얻어낸 페널티킥을 황희찬이 성공시키면서 1-1 동점을 만들었다. 클린스만호는 두 경기 연속 연장전에 나섰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클 법도 했지만, 태극전사들은 꺾이지 않았다. 황희찬과 이강인, 이재성이 연달아 골 사냥에 나섰고, 호주 골키퍼 라이언이 분투하며 골문을 지켜냈다.
연장 전반 7분, 황희찬이 밀러에 밀려 넘어지며 골문 가까운 지점에서 프리킥을 획득했다. 이강인과 공간을 엿보던 손흥민이 키커로 나섰고, 절묘하게 감아 때린 슛으로 연장 전반 8분 역전 골을 폭발했다. 연장 전반 추가시간엔 황희찬에 거친 태클을 범한 호주 미드필더 오닐이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며 한국은 11대10으로 수적 우위까지 점했다.
2015년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연장전 끝에 1-2 패배를 당했던 한국은 9년 만에 2-1로 복수에 성공했다. 당시 한국은 손흥민이 후반 추가시간 터트린 동점 골로 연장전에 나섰다. 그러나 연장전에서 호주에 실점해 한국은 준우승에 그쳤다. 결승전에서 패해 눈물을 펑펑 쏟던 손흥민은 9년 뒤 복수에 앞장서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의 4강 상대는 조별 리그 2차전에서 만났던 요르단이다. 지난 1월 25일 2-2로 비겼던 요르단과의 리턴 매치로 펼쳐지는 4강전은 2월 7일 0시(한국 시각) 카타르 알 라얀에 위치한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다.
글=김유미 기자(ym425@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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