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중도·보수 우위로… 판결 흐름 바뀔 듯

송원형 기자 2024. 2. 3.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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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임기 중 7명 더 교체

조희대 대법원장은 2일 새 대법관 후보자로 엄상필(55·사법연수원 23기)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신숙희(54·25기)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을 임명 제청하면서 “법과 원칙에 충실한 재판으로 공정하고 신속하게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후보자”라고 밝혔다.

보수에 가까운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두 후보자가 임명되면 대법원 전원합의체 재판부에서 ‘중도·보수’ 대 ‘진보’ 구도가 ‘7대6′에서 ‘8대5′로 바뀐다. 전원합의체는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되는데 주요 사건에 대한 판결 확정, 기존 판례 변경 등을 통해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픽=양진경

◇'진보 우위’ 김명수 사법부 구도 역전

앞서 ‘김명수 사법부’의 경우, 중반 이후부터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진보가 최대 7명으로 과반을 차지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지난 2020년 7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과거 선거법 사건에서 전원합의체가 ‘TV 토론에서 한 거짓말은 허위 사실 공표가 아니다’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을 계기로 이 대표는 경기지사직을 유지하고 지난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할 수 있었다. 또 2019년에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악질 친일파’라고 한 다큐멘터리 ‘백년전쟁’에 대해 전원합의체가 “주요 내용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돼 문제가 없다”고 판결하기도 했다.

이번에 조 대법원장이 두 후보자를 임명 제청하기 전까지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중도·보수 7명 대 진보 6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조 대법원장을 비롯해 안철상·이동원·노태악·오석준·서경환·권영준 대법관 등 7명이 중도·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반면 민유숙·김선수·노정희·김상환·이흥구·오경미 대법관 등 6명은 진보 성향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노정희·이흥구 대법관과 김상환·오경미 대법관은 각각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다. 또 김선수 대법관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장 출신이다. 안철상·민유숙 대법관은 지난달 1일 임기를 마쳤고 이날 후임이 제청됐다.

◇尹 임기 내 대법관 1명 빼고 모두 교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법원장과 대법관 6명이 교체됐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임명된 오석준 대법관이 2022년 11월 취임했다. 이후 서경환·권영준 대법관이 취임했고, 작년 12월 조희대 대법원장도 임명됐다. 여기에 두 명의 새 대법관 후보자가 추가된 것이다. 이들은 모두 중도·보수 성향이다.

앞으로 이번 정부 임기 중에 대법관 7명이 추가로 바뀐다. 문재인 정부 말에 임명된 오경미(진보) 대법관을 제외한 대법관 전원을 윤 대통령이 교체하고 퇴임하게 되는 것이다. 한 법조인은 “윤 대통령 재임 기간 중도·보수 우위로 바뀐 대법원 전원합의체 구도가 갈수록 더욱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김명수 사법부’에서 논란이 됐던 특정 정치·이념 성향에 치우친 대법원 판결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헌법재판소 구성도 대법원과 유사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임명한 김형두·정정미 재판관이 작년 3~4월 취임하면서 헌재도 ‘중도·보수 5 대 진보 4′로 구조가 바뀌기 시작했다.

작년 11월 진보 성향인 유남석 전 헌재소장이 퇴임했다. 작년 12월 중도·보수로 분류되는 이종석 재판관이 소장에 임명되고 같은 성향인 정형식 재판관도 취임했다. 지금 헌재는 ‘중도·보수 6(이종석·이은애·이영진·김형두·정정미·정형식) 대 진보 3(김기영·문형배·이미선)’인 상태다. 이종석 소장을 비롯해 이은애·이영진·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도 윤 대통령 임기 중 교체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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