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이 말했다 “食과 色이 당신을 해치기 전에 마음을 먼저 다스려라”
허준 평전
김호 지음 | 민음사 | 280쪽 | 2만원
‘동의보감’의 저자이자 조선 최고 명의로 알려진 구암 허준(1539~1615)을 이 책은 ‘유의(儒醫)’라는 말로 표현한다. ‘의사이면서 유교의 교리에 통달한 사람’이라는 의미다. ‘허준의 동의보감 연구’로 서울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저자는 역사학자 관점에서 허준의 일생을 실증적으로 다시 읽는다.
양친 집안이 모두 무관 출신인 허준은 서자였기 때문에 문·무과 시험에 응시할 수 없었다. 서울과 호남을 오가며 유의로 활동하던 허준은 빼어난 의술로 이름을 떨쳤다. 호남 사림 유희춘의 천거로 30대에 궁중의 의약을 담당하던 관아인 내의원에 들어갔고, 당대 최고 명의 양예수를 만날 수 있었다.
내의원에서 허준은 한 사람의 몸을 치료하듯 한 나라의 병을 치료하는 의국(醫國) 정신을 갖췄다. 의술이 원숙해진 뒤 임진왜란으로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 구급용 언해본 의서들을 썼고, 마침내 1610년 조선 최고 의서 ‘동의보감’을 편찬했다.
저자는 허준을 ‘동의보감’으로 조선의 의료 전통을 집대성한 의학자인 동시에, 애민과 제민 정신으로 역병에 맞서 공동체의 안녕을 구한 역학자(疫學者)라고 평가한다. 또한 우리 산천의 동식물 지식을 정리한 자연학자이기도 했다고 말한다.
‘유의’로서 허준의 진면목은 건강을 돌보는 양생(養生) 이론에서 나타나는데, 식(食)과 색(色)의 욕망이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심신 수양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는 유학의 수신론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었다. 인간의 윤리와 자연의 법칙을 결합하고 심신의 절제와 조화를 삶의 방법으로 제시한 ‘동의보감’은 조선 성리학의 중요한 정치적 성과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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