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평창 2018과 강원 2024

박강현 기자 2024. 2. 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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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강원 강릉시 올림픽파크 특설무대에서 열린 2024 강원 동계청소년 올림픽 대회 폐회식에서 각국 선수들이 대회 마지막을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이하 강원 2024)이 14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하고 1일 폐막했다. 폐회식의 주제는 ‘다시 빛나자(Shine Again).’ 전 세계 78국에서 모인 선수 1800여 명이 대회 기간 발견한 자신 안의 빛을 간직한 채 다시 반짝이며 만나자는 뜻을 담았다.

이 대회는 ‘올림픽’이라는 명칭으로 1988 서울 하계올림픽,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열린 대회였다. 올림픽처럼 하·동계로 나눠져 진행되는 청소년 올림픽은 역사가 길진 않다. 하계는 2010년 싱가포르, 동계는 2012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시작됐다.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미리 ‘올림피언(Olympian)’이 되는 기회를 마련하자는 차원에서 닻을 올렸다. 강원 2024는 유럽을 벗어나 아시아 대륙에서는 처음 열렸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중국과 함께 하계와 동계, 그리고 청소년 올림픽까지 모두 개최한 국가가 됐다.

사실 강원 2024 시작 전 걱정도 적지 않았다. 부실한 준비로 야기된 ‘새만금 잼버리 악몽’에서 채 벗어나기도 전에 우리나라에서 다시 대형 국제 이벤트가 펼쳐진다는 점은 우려를 낳기 충분했다. 날씨는 한여름에서 한겨울이 됐고, 공교롭게도 행사 주인공은 똑같이 ‘청소년’이었다. 초기 잼버리 사태 당시 참가자들의 학부모들은 “목숨을 거는 서바이벌이 됐다”며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한 번이면 실수일 수도 있지만, 반복되면 실력이다. 정부는 잼버리 사태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인력을 강원 2024 조직위원회에 대회 한 달가량 전부터 집중 투입해 사전 점검을 철저히 했다. 앞서 두 차례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점도 큰 힘이 됐다. 특히 6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 시설을 활용해 강원 2024 조직위와 우리 정부는 예산을 절약하고, 선수들에게는 그들의 우상이 한때 달궜던 무대에서 그대로 뛸 수 있는 신선한 기회를 제공했다. 세계적 수준의 반열에 오른 K팝과 댄스, 한국 전통문화 공연도 곁들여 참가자들과 방문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경기장에서 만난 스웨덴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 넬리 노렌은 싱글벙글 웃으며 “세계 곳곳에서 온 친구들과 어울리며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면서 “금메달을 따며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성인 대표팀에도 꼭 가고 싶다”고 말했다.

식사·수송·안전·혹한 대책 등에서 큰 잡음 없이 대회를 소화한 강원 2024는 향후 개최지 결정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평가받는다. 올림픽 시설이 화려하지만 쓸모없는 ‘하얀 코끼리’로 전락하는 점을 방지하고, 청소년들에게 강한 동기도 불어넣는다는 것이다. 새로운 것만 혁신이 아니다. 향후 국제 행사 유치 전에 이처럼 기존 경험과 시설을 극대화하는 활용 방안도 끊임없이 고민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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