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얻어낸 PK, 황희찬 극적인 동점골···2경기 연속 연장 승부로[스경X라이브]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호주의 경기. 호주 수비 선수들이 손흥민을 집중마크하고 있다. 2024.2.3 연합뉴스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린 클린스만호의 도전의 불씨가 다시 한 번 극적으로 살아났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3일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에서 0-1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토트넘)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황희찬(울버햄프턴)이 마무리하며 극적으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부상에서 회복한 황희찬을 대회 들어 처음 선발로 기용했다.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골을 넣은 조규성(미트윌란)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복귀시키면서 좌우 측면에 황희찬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기용했다. ‘캡틴’ 손흥민은 조규성 아래 배치돼 전천후 공격 역할을 맡았다.

황인범(즈베즈다)과 박용우(알아인)가 중원을, 수비에는 설영우(울산)-김영권(울산)-김민재(뮌헨)-김태환(전북)이 섰다. 골문은 조현우(울산)가 지켰다.

양 팀간 힘겨루기가 이뤄진 경기 초반. 한국이 먼저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넘겼다. 전반 18분 페널티박스 정면 위험지역에서 공이 끊긴 뒤 곧바로 상대 슈팅으로 이어졌다. 골키퍼 조현우가 잘 쳐냈지만, 리바운드된 공도 호주의 코너 맷커프 발 앞에 떨어졌다. 골대가 비어있는 상태에서 다행히 다이렉트 슈팅이 잘못 맞아 크게 빗나갔다.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호주의 경기. 손흥민이 대표팀 공격 찬스가 무산되자 고개를 숙인 채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4.2.3 연합뉴스

빠른 공격 전환으로 호주 진영을 위협하던 한국은 전반 31분 환상적인 호흡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이강인이 후방에서 수비 뒷공간을 노린 패스가 측면의 설영우에게 연결됐고, 설영우는 원터치 크로스를 골문 앞으로 배달했다. 황희찬이 가볍게 밀어넣었다. 그러나 설영우의 움직임이 간발의 차이로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골이 취소됐다.

한국은 빌드업 과정에서 불안정한 모습을 자주 보였다. 전반 41분 다시 위험지역에서 공이 끊기는 바람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호주는 페널티박스에서 공을 돌리며 차분하게 기회를 노렸고, 너새니얼 앳킨슨이 오른쪽에서 반대편으로 넘긴 크로스를 크레이그 굿윈이 왼발 발리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한국은 전반 70%에 가까운 볼 점유율에도 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동점골이 필요한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호주를 강하게 압박했다. 후반 3분 만에 왼쪽 측면에서 넘어온 공이 이강인 왼발 앞에 떨어졌지만, 이강인의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이후에도 좌우 측면에서 수많은 크로스와 돌파 시도가 이어가고도 상대 골문을 열지 못했다.

16강 이후 이틀 밖에 쉬지 못한 체력적 한계가 느껴졌다. 한국은 오히려 후반 8분과 31분 상대의 결정적인 슈팅을 조현우가 수차례 선방으로 막아 위기를 넘겼다. 후반 37분에는 빈 골문을 향한 상대 헤더 슈팅 미스로 고비를 또 넘겼다.

클린스만 감독은 중반 이후 조규성 대신 이재성(마인츠), 황인범 대신 홍현석(헨트), 그리고 경기 막판 김태환 대신 양현준(셀틱)룰 차례로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다.

결국 꽉 막힌 경기 흐름을 뚫어낸 건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7분 중 절반이 지난 시점에서 페널티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를 끌고 다니다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황희찬이 마무리하며 승부는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도하 |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