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표심에 러스트벨트 달렸다…바이든·트럼프, 지지확보 경쟁

강병철 2024. 2. 3.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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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車노조 지지선언 1주일여만에 미시간주 찾아 親노조 자임
트럼프, 운수노조 사무실 방문해 '구애'…"난 노조와 좋은 관계"
UAW 사무실 찾은 바이든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의 11월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노동자 표심을 놓고 구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노동자 표가 중서부 주요 경합주이자 이른바 러스트 벨트에 위치한 위스콘신주와 미시간주의 승부를 가를 중요 변수로 꼽히는 상황에서 노조와 접촉면을 늘리면서 지지 확보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오후 미시간주 워렌 전미자동차노조(UAW)의 지역 사무소를 방문했다.

가장 '친(親)노조 대통령'을 자임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도 "월스트리트가 중산층을 만들지 않았다"면서 "노동자들이 중산층을 만들었으며 중산층이 미국을 세웠다"라고 말했다고 백악관이 발언 자료를 통해 전했다.

그는 "사람들이 '미국은 끝났다, 미국에서 제조업은 끝장났다'고 말한 것을 기억하느냐"고 말한 뒤 "일자리는 늘어나고 있다"며 자신의 경제 성과를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도 한국 방문 시 삼성에 투자를 권유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그 이유 중 하나로 "(미국엔) 세상에서 가장 최고인 노동자들이 있다"고 말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9월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UAW 파업 현장을 방문한 것과 관련, "여러분을 지지하는 것이 내가 한 일 중에 가장 쉬운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미국 최대 노동조합 조직 가운데 하나인 UAW가 지지 선언을 한 지 1주일여 만에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한 UAW 사무소는 이달 27일 미시간주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을 위해 전화 모금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고 백악관 풀 기자단이 전했다.

숀 페인 UAW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죽기 살기로 싸워서 바이든이 다음 대통령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운수노조 '팀스터스'를 찾은 트럼프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바이든 대통령에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지난달 31일 미국 내에서 큰 노조 중 하나인 운수노조 팀스터스를 방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워싱턴DC의 팀스터스 건물에서 팀스터스 지도부 및 일반 노조원을 만나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나는 수년간 많은 팀스터스 노조원을 고용했으며 그들은 훌륭하게 일했다"라면서 "나는 노조와 좋은 관계를 가져왔다"라고 말했다고 APTN 등이 전했다.

이어 "보통 공화당은 오랫동안 노조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이상한 일이다"라면서 "노조는 민주당만 지지했지만, 나는 수천 명의 팀스터스 노조원을 고용했기 때문에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팀스터스가 가진 문제 중 하나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미국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것"이라면서 "나는 그것을 막을 것"이라며 불법 이민자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팀스터스 지지에 대해서는 "지도자들이 나를 지지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노조원 내에서는 상당한 지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정책 폐기 등을 약속하면서 UAW의 지지 확보에 공을 들였다.

그는 지난해 9월 바이든 대통령이 미시간주의 UAW 파업 현장을 방문한 다음 날 미시간주의 자동차 부품 공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UAW가 최종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자 "자동차산업을 크고 강력한 중국의 손에 팔아넘기고 있다"면서 페인 위원장을 비난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런 노심(勞心) 구애 경쟁은 이른바 러스트 벨트에 위치한 미시간주, 위스콘신주의 표심을 염두에 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미시간주에서는 15만4천여표, 위스콘신주에서 2만여표 정도 차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겼다.

두 지역 모두 노조 관련 유권자들이 적지 않아 노조원 및 가족들의 투표가 승부에 결정적일 수 있는 상황이다.

나아가 노조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왔으나 일반 노조원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는 등 표심에 변화가 생긴 것도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간 경쟁을 더 치열하게 만들고 있다.

이와 관련, 코넬대의 노동 연구 디렉터인 아트 휘턴은 AP통신에 "과거에 노조는 자동으로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으나 올해의 경우 가령 팀스터스 같은 노조는 후보들에게 일반 노조원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 분명하게 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대선 때 팀스터스가 공식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음에도 일반 노조원 가운데 30~40%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것으로 추정했다.

sol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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