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너무해”…정보공개 청구 하루에 75건
[KBS 강릉] [앵커]
정보공개제도가 행정의 투명성 확보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춘천시가 최근 정보공개청구를 한 민원인 한 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습니다.
이유는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사연인지 김문영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춘천시청의 정보공개청구 목록입니다.
세계태권도 문화축제 예비비 사용 문서, 자원봉사자 모집 협조요청 문서, 임차 및 계약심사 요청 문서 등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습니다.
문서 제목만 75개.
지난해 11월 13일, 단 하루에 신청한 겁니다.
신청자는 단 한 명, 춘천에 사는 40대 남성이었습니다.
지난해 6월부터 200여 일 동안 이 사람이 요구한 정보공개청구는 557건에 달했습니다.
매일같이 2~3건씩 정보공개를 요구한 셈입니다.
이를 처리하기 위해 춘천시청 10여 개 부서 공무원 수십 명이 동원됐습니다.
한 건을 처리하는데 평균 6일씩, 2만 3,000시간이 걸렸습니다.
민원인 한 명의 요구를 들어주느라 투입된 행정력입니다.
춘천시는 결국 이 남성을 업무 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습니다.
[신명옥/춘천시 기록관리팀장 : "무리한 정보공개청구로 인해서 직원들이 잦은 야근하고 주말까지 반납을 하면서 굉장히 힘들다고 다른 어떤 방법이 없을까 여러 번 고통을 얘기했습니다."]
경찰은 일단 단순히 과다 청구로만 처벌을 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정보공개 청구가 장시간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행정업무를 방해할 정도까지 달했는지는 자세히 들여다봐야 판단할 수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취재진은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 민원인에게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국민의 알 권리라는 측면과 업무 방해라는 경계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KBS 뉴스 김문영입니다.
촬영기자:김남범
김문영 기자 (my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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