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순항미사일 열흘 새 네번 발사…김정은은 ‘핵잠 행보’

이유정.김상진 2024. 2. 3.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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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사일 도발 일상화
새뮤얼 파파로
북한이 2일 서해 평안남도 남포항 인근 해상으로 최소 두 발의 순항미사일을 또다시 발사했다. 지난달 30일 전략 순항미사일 ‘화살-2형’을 서해상으로 쏜 지 사흘만으로 올들어 벌써 네 번째 순항미사일 도발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11시쯤 서해상으로 발사한 미상 순항미사일 수 발을 포착했으며, 한·미 정보 당국이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합참·군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번에 쏜 순항미사일들은 서해 내륙에서 발사된 것으로 보이며, 이전에 쏜 화살-1·2형의 비행시간보다는 짧았다고 한다. 1500~2000㎞까지 비행하진 않았다는 의미다. 군 관계자는 상세한 판단 근거를 밝히지 않은 채 “이번에는 비행 거리보다 타격 정확도를 높이는 데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달부터 열흘 동안 동·서로 최소 여덟 발이 넘는 화살-1·2형과 불화살-3-31형을 ‘섞어 쏘기’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오전에는 내륙에서 서해상으로 신형 전략 순항미사일인 불화살-3-31형을 쐈고, 나흘 뒤(28일)엔 동해 신포 인근에서 같은 미사일을 잠수함에서 쐈다고 주장했다. 이틀 뒤인 30일엔 또다시 서해상으로 화살-2형을 쐈다. 이어 2일 순항미사일을 또 발사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달 30일 화살-2형 발사 뒤에는 ‘시험 발사’가 아니라 “신속 반격 태세 검열을 위한 발사 훈련”이라고 표현했다. 실전 배치 임박을 과시하듯 서해 산악 지형에서 30m 이하 초저고도 비행을 하고, 섬을 타격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이후 사흘 만에 비슷한 지역에서 순항미사일이 발사된 만큼 같은 화살 계열의 타격 훈련을 통해 성능을 재차 점검했을 가능성도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지난 2021년 공개된 이후 북한이 최근까지 십 여 차례 시험 발사를 한 화살 계열 순항미사일은 이미 전력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권용수 국방대 명예교수는 “전력화 초기 단계에서 운용 능력을 조정해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이번 발사 역시 작전적 측면에서 검증에 박차를 가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포의 군함 조선소를 방문했다며 관련 사진들도 공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나라의 해상 주권을 굳건히 하고 전쟁 준비를 다그치는 데서 해군 무력 강화는 제일 중차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매체는 “(김정은이) 당 제8차 대회가 결정한 각종 함선들의 건조 실태와 새로운 방대한 계획 사업의 준비를 상세히 보고 받고, 선박 건조 사업들을 5개년 계획 기간 내에 무조건 집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북한은 2021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과 5대 과업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해군력 확보와 관련해선 ‘핵(동력)잠수함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 보유’가 포함됐다. 이날 김정은의 행보는 결국 “핵잠수함을 차질 없이 건조하라”는 지시인 셈이다.

실제 김정은은 새해 들어 신포·남포 해군 기지를 연이어 방문하면서 핵 추진 잠수함 건조를 재촉하고 있다. 서해와 접한 남포 조선소는 동해의 함경남도 신포 잠수함 기지와 더불어 북한의 해군 기지와 조선소를 겸하고 있다.

한편 중국 견제와 북한 억제에 주력하는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를 이끌 차기 수장 지명자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미국의 확장억제를 강조하고 나섰다. 새뮤얼 파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 지명자는 1일(현지시간) 열린 미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북한이 무력시위와 확산 활동을 지속하고 무기 실험을 늘리고 있다”며 “이에 대응해 한국이 대북 정찰·감시 활동을 강화하는 등 (한반도에)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사령관으로서 (북한의 핵·미사일) 역량 발전을 주시해야 한다”며 “이를 억지하기 위해선 미 전략군과 함께하는 확장억제가 절대적으로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파파로 지명자는 이날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한반도 군사 충돌 가능성을 거론하며 “유사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확보와 한국 내 미국인 대피 작전(NEO) 실행을 대비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유정·김상진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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