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릉이 빌려 타듯 '수상 따릉이' 카누로 한강 누비자"

정영재 2024. 2. 3.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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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석 총장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 내 아시아카누연맹 본부 현판 앞에서 ‘수상 따릉이 개념도’를 설명하고 있다. 이 개념도는 챗GPT에 의뢰해 나온 26개 이미지 중 하나다. 김상선 기자
카누는 인간이 개발한 가장 오래된 운송 수단이다. 옛날엔 나무를 잘라 만들었지만 지금은 첨단 소재로 만들어 가볍고 휴대도 용이하다. 이 카누를 한강에 띄워 운송 및 레저 아이템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추진하는 이가 있다. 김은석 대한카누연맹 사무처장 겸 아시아카누연맹(40개 회원국) 사무총장이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수상 따릉이’라고 이름 붙였다.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가 육상 도로를 누빈다면, 수상 따릉이는 교통체증 없는 한강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 지난달 30일 만난 김 총장은 ‘챗GPT에 의뢰해서 받은 수상 따릉이 개념도’라며 26개 이미지를 보여주며 설명을 시작했다.

Q : ‘수상 따릉이’는 어떤 개념인가.
A : “자전거 따릉이와 시스템은 비슷하다. 잠실·여의도 등 한강변 주요 포인트에 ‘카누 나루터’를 만들고, GPS를 부착한 배들을 정박시킨다. 사용자는 운영 앱을 통해 신원 확인과 결제를 하고 원하는 곳까지 노를 저어서 간 뒤 배를 접안하면 된다.”

Q : 위험하지 않을까.
A : “카누는 무동력선 중에서 가장 안전하지만 만약을 대비해 2중3중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우선 대한카누연맹이 시행하는 수상안전교육을 이수해 자격증을 받은 사람만 수상 따릉이를 탈 수 있다. 탑승자는 전원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한다. 비상시 GPS로 배의 위치를 파악한 뒤 드론이 구명튜브를 싣고 가서 떨어뜨려주는 시스템도 연구하고 있다.”

Q : 카누는 어떤 운동인가.
A : “올림픽에 16개 금메달이 걸려 있을 정도로 비중이 큰 종목이다. 한쪽으로만 노를 젓는 게 카누, 양쪽 번갈아 젓는 건 카약이다. 올림픽에선 강이나 호수에서 하는 스프린트와 ‘급류타기’로 알려진 슬라럼 종목으로 나눈다. 최근엔 서서 타는 스탠드업패들보드(SUP)도 카누의 생활체육 종목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카누는 상·하체를 고루 발달시키는 유산소운동이며, 친환경 스포츠다. 유엔이 정한 ‘지속가능 발전 목표’ 17개 항목 중 5개(건강과 웰빙, 깨끗한 물과 위생, 기후행동, 수생태계 보전, 육상생태계 보전)를 충족시키는 카누는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우리 시대의 뉴 노멀이 되고 있다.”

Q : 운송수단으로는 너무 느리지 않을까.
A : “뚝섬에서 성수대교 북단까지 왕복하는 8㎞ 구간에서 SUP를 즐기는 동호인들이 있는데 시속 7㎞ 정도 나온다. 카누는 SUP보다 빠르고, 여러 명이 노를 저으면 더 빨라져 최고 15㎞까지 간다. 물론 자동차나 자전거를 따라갈 순 없지만, 차량이 꽉 막힌 강변도로를 보면서 강바람을 맞으며 노를 젓는 기분을 상상해 보라.”

Q : 서울시에서 협조해 줘야 할 텐데.
A : “지난해 4월 14일 토마스 코니에츠코 국제카누연맹 회장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다음에 오실 때는 한강에 무동력선(카누·카약·SUP 등)이 가득 떠 있도록 하겠습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강폭이 넓은 한강의 장점을 활용하는 ‘한강 스포츠 르네상스’를 추진하고 있다. 시장이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서울시청 담당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있다.”
2005년부터 대한카누연맹에서 일하며 주로 국제 업무를 맡아 온 김 총장은 지난해 11월 한국인 최초로 아시아카누연맹(ACC)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했다. 인도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그는 ACC 본부를 서울로 옮겼다. 김 총장은 “ACC의 지명도와 축적된 노하우를 활용해 수상 따릉이를 정착시키고, 전국과 세계로 이 시스템을 퍼뜨리겠다”고 말했다.

정영재 기자 jerr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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