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철살인 미술 비평 라이브로 본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실험
‘올해의 작가상’ 선정 과정 화제
심사위원 4명이 후보 작가 4명의 발표를 듣고 질의응답을 하는 ‘작가 & 심사위원 대화’가 국현 서울관의 다원공간에서 6일 오후 1시부터 250명 관람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뤄질 예정이다. 미술 관계자 및 애호가들의 반응도 뜨겁다. 지난 19일 국현이 웹사이트에서 관람 예약 신청을 받았는데 불과 2시간 만에 250석 예약이 마감되었다.
관람 예약 불과 2시간만에 마감
4명의 후보 작가들은 권병준·갈라 포라스-김·이강승·전소정 작가이며, 이들은 이미 국현 서울관에서 지난해 10월 시작된 ‘올해의 작가상’ 전시에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심사위원은 영국의 주요 문화재단인 델피나 파운데이션의 총괄 디렉터 아론 시저, 2025 하와이트리엔날레 예술감독인 최빛나, 벨기에 안트베르펜 현대미술관의 부(副)디렉터인 나브 하크, 일본 오사카 국립현대미술관의 수석 큐레이터인 우에마츠 유카다.
이번 심사에는 전시 기간 중 관람객들이 작가에게 남긴 500여 건의 질문 중 일부를 선택해 전시를 기획한 학예연구사가 직접 작가에게 질문을 하고 현장에서 답을 듣는 세션도 마련된다.
이처럼 관람객 앞에서 강도 높은 심사를 받을 작가들의 면면은 지금 ‘올해의 작가상’ 전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작품의 주제도, 표현 매체도 모두 다르지만, 근현대를 지배한 인간중심주의 또는 이른바 ‘정상적인 인간’ 중심주의를 배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최종 수상자 이달 중 발표 예정
또다른 후보인 권병준 작가의 작업은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을 대체할 것이냐 아니냐로 떠들썩한 요즘 시기에 특히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왜냐하면 그는 인간을 위협하는 유능한 로봇들이 아니라 ‘오체투지 사다리봇’이나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로봇’ 등 제목처럼 별로 쓸모 없는 일을 하는 쓸모 없는 로봇들을 제작해서 선보이기 때문이다. 미술관은 이들 로봇이 “(유능한) 로봇의 등장으로 인해 노동력의 가치를 잃은 인간 노동자들을 씁쓸한 마음으로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작가는 결국 비슷한 처지인 ‘쓸모 없는’ 인간과 로봇이 연대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작가는 본래 얼터너티브록 등의 음악을 하다가 전자악기 연구개발 엔지니어를 거쳐 지금은 소리와 관련한 하드웨어 연구를 하고 있다.
한편 영상·사운드·조각·출판 등 다양한 매체로 작업을 해온 전소정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신작 영상작품 ‘싱코피(Syncope)’ 등을 포함한 여러 작품을 선보인다. 올해의 작가상 최종 수상자는 6일 2차 심사를 치른 후 2월 중에 발표될 예정이다. 4명의 후보는 이미 창작 후원금 5천만 원을 각각 받았으며, 최종 수상 작가는 추가 후원금 1천만 원을 더 받는다.
문소영 기자 sym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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