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멘 낯선 한국서 “이랏샤이마세”…20년째 뜨거운 홍대 앞 원조집
이민영의 ‘SNS시대 노포’
SNS상에는 라멘의 역사와 계보는 물론, 다양한 라멘집들의 비교분석 콘텐츠가 계속 올라온다. 그 이유라면 전지구화 시대의 대표 음식이라 해도 될 만한 역사부터 꼽을 수 있다. 라멘은 시작부터 글로벌했다. 일본 메이지 시대에 중국인이 유입되면서 차이나타운에서 시작된 라멘은 1910년에 이르러 일본식 라멘으로 자리를 굳힌다. 일본의 ‘국민음식’이 된 후에는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덕분에 라멘은 다른 어떤 음식 장르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만큼 역동적으로 진화하는 음식이 되었다. 일본에서 들어온 다양한 계통의 라멘들은 한국에서도 계속 재창조되고 있는데, 이런 스토리가 역동적인 맛집 순례문화를 만들고 있다. 라멘 순례자들은 종교 신도처럼 열성적이며, 가게에서도 종교 사원처럼 엄격한 의식이 행해진다. 1만원이 안 되는 라멘 한 그릇을 먹기 위해 1시간도 넘게 경건하게 줄을 서는 것은 물론, 좁은 바(bar) 형태의 가게에서 무대 중앙을 보며 다닥다닥 붙어 앉는 것도 감수한다.
하카타분코의 대표 메뉴는 돼지뼈를 푹 고아낸 진한 육수로 만든 ‘인라멘(사진2)’이다. 그보다 가볍고 부드러운 ‘청라멘’도 있다. 둘 다 현재 가격은 1만원이다. 사이즈별로 7000원, 4000원짜리 차슈덮밥도 있고, 밤 10시 이후에는 1만3000원짜리 차돌단면도 판다. 브레이크 타임 없이 새벽 3시까지 영업하니 언제든 가볼 수 있다.
이민영 여행·미식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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