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아래로부터의 감시’로
2024. 2. 3. 00:20
공석기·정수복·임현진 지음
진인진
1987년에 열린 우리 민주화 시대는 네 시기로 구분할 수 있다. 1990년대가 ‘시민사회의 시대’였다면, 2000년대 이후는 ‘시장의 시대’였다.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후에는 ‘국가의 시대’가 도래했다. 시민사회 시대의 주역은 단연 시민사회운동이었다. 그러기에 시민사회운동은 민주화의 방향과 정부·기업·시민사회의 관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저자들에 따르면, 한국 시민사회운동의 특징은 ‘때 이른 쇠퇴’에서 찾을 수 있다. 그 쇠퇴의 원인으로 저자들은 두 가지를 주목한다. 정부와의 거버넌스 강화가 낳아온 운동성의 약화가 주요 내적 요인이었다면, 정보사회의 진전이 가져온 개인주의의 발전은 주요 외적 요인이었다. 사익을 추구하는 개인의 위상이 공익을 우선하는 시민의 자리를 대체해온 셈이다.
저자들은 플랫폼 제국과 알고리즘 지배에 대한 비판적 독해 및 연대적 대응을 시민사회운동의 새로운 전략으로 내놓는다. 진영·세대·영역을 뛰어넘어 시민 모두가 ‘아래로부터의 감시사회’를 추구하는 사회운동을 어떻게 일궈갈 것인지에 시민사회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저자들의 결론에 크게 공감한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과 연구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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