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슬픈 드라마를 즐길까? [아침을 열며]

2024. 2. 3. 00: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2023년 기준으로 하루에 TV를 약 3시간 이용하고, 전화기를 약 2시간 30분 이용하고, 종이 매체를 약 30분 이용한다.

TV나 신문과 같은 전통적 매체에서부터 최근의 동영상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왜 사람들이 이러한 매체를 이용하는지 연구해 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2023년 기준으로 하루에 TV를 약 3시간 이용하고, 전화기를 약 2시간 30분 이용하고, 종이 매체를 약 30분 이용한다. 유튜브나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페이스북이나 카카오밴드와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카카오톡이나 라인과 같은 인스턴트메시지의 이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이메일, 블로그, 클라우드 서비스 등의 이용은 감소하는 추세라고 한다.

TV나 신문과 같은 전통적 매체에서부터 최근의 동영상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왜 사람들이 이러한 매체를 이용하는지 연구해 왔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뉴스, 다큐멘터리, 교육 프로그램, 교양 프로그램 등을 통해 사건, 지식, 그리고 다양한 주제와 문화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미디어 콘텐츠들은 사람들이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주제를 제공해 친구나 가족과의 유대감을 높이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뭐니 뭐니 해도 사람들은 오락을 추구하고, 즐거움을 얻으며, 현실로부터 일시적으로 탈출하기 위해 미디어를 이용한다. 우리는 드라마, 영화, 리얼리티 쇼 등을 통해 현실의 고통을 잠시나마 잊고 다양한 즐거움을 느낀다.

한 가지 의문은 왜 사람들은 슬프거나 괴로울 때 재미있고 즐거운 내용을 찾기보다 슬픈 드라마 프로그램을 찾느냐는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슬픈 드라마를 즐기는 것일까. 아마도 이 질문에 제일 먼저 대답한 사람은 아리스토텔레스일 것이다. 카타르시스 이론이라고 불리는 이 주장은 비극을 보는 사람들은 드라마의 주인공에게 닥친 고난이나 슬픔에 자신을 동일시함으로써 부정적 감정적 해방이나 정화를 느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주장의 단점은 이러한 정화가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지 구체적인 과정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편 일부 학자들은 사람들이 자신의 현재 감정 상태와 일치하는 경험을 찾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한다. 슬픈 이에게는 슬픈 드라마가 자신의 현재 감정과 더 깊게 어울릴 수 있고, 이를 통해 자신의 감정 상태를 이해하거나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레온 페스팅거의 사회비교이론을 통해서도 이를 설명할 수 있는데, 관객들이 자신보다 더 큰 어려운 도전에 직면하거나 더 큰 감정적 고통을 겪는 주인공들을 보면서, 자신의 삶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 상대적 안위나 위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내가 비극의 주인공보다 더 나은 상황이라서가 아니라 우울하고 슬픈 개인들이 자신보다 더 어려운 상황의 인간에 대한 연민과 동정으로 슬픈 영화나 드라마를 선택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러한 연구들을 종합하자면 슬픈 드라마를 선택해 즐거움을 얻는 것은 개인이 부정적 감정을 조절하고, 타인에 대한 공감과 사회적 연결감을 경험하면서 보상을 느끼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미디어의 상황을 보면 개그 프로그램과 같이 즐겁고 흥겨운 프로그램이나 드라마는 점점 사라지고 무언가 슬프고 우울하고 신경질적인 내용의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는 듯하다. 슬픔과 스트레스를 느끼는 현대인이 더 많아졌기 때문인지, 아니면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현대인의 슬픔과 스트레스를 일으키는지 알 수는 없지만, 슬픔과 외로움마저도 미디어를 통해 보상받아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김옥태 한국방송통신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