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신진우]핵잠 야욕 드러낸 김정은… 보유시 한반도 군사지형 급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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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신형 잠수함 '김군옥영웅함'을 공개하며 "핵무기를 장비(탑재)하면 그것이 곧 핵잠수함"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의 자신감과 별개로 사실 '핵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이 진정한 의미의 핵잠수함은 아니다.
러시아에 화끈하게 무기를 지원 중인 김정은은 핵잠수함 강국인 러시아에 노골적으로 잠수함 설명서를 요구할 것이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핵잠수함 기술을 탈취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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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선체 일부만 공개된 김군옥영웅함은 무려 4년 만에 완전한 실체를 드러냈다. 김정은으로선 이 재래식(디젤) 잠수함에 위협적이란 의미를 최대한 불어넣고 싶었을 터. 그래서 이 신형 잠수함이 전술핵 장착 미사일을 10기나 실을 수 있다는 점을 떠올려 “핵무기를 탑재한 게 핵잠수함”이라 주장한 듯하다.
다만 김정은은 “발전된 동력 체계를 도입하겠다”면서 핵추진잠수함 건조 계획에 대한 야욕도 동시에 드러냈다. 북한에선 김정은의 말이 곧 헌법이다. ‘최고 존엄’이 공개적으로 핵추진잠수함을 만들겠다고 밝힌 건 북한 당국이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해 건조에 나서겠단 의미다. 당시 우리 정보 당국자는 “김정은이 반년 안에 핵추진잠수함에 대한 진전된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도 그렇게 할 거란 얘기였다. 그게 허풍이나 과장일지라도.
놀랍게도 반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달 28일, 김정은은 핵추진잠수함 건조 사업의 집행 방안에 대한 ‘중요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핵잠수함 건조에 대한 세부 방안·일정 등을 확정했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핵추진잠수함은 원자로에서 동력을 얻는다. 자주 물 밖으로 나올 필요가 없어 디젤 방식보다 ‘은밀한’ 작전 수행 능력이 월등하다. 덩치도 크다. 미 핵추진잠수함 중 로스앤젤레스급은 6900t, 가장 큰 오하이오급은 1만6000t에 달한다. 핵추진잠수함은 속도까지 빠른 데다 각종 핵무기를 다량으로 탑재할 수 있어 핵무기의 끝판왕으로 불린다.
불행 중 다행인 건 김정은이 주장한 ‘중요한 결론’이 일단은 블러핑(bluffing)일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다. 우리 핵심 당국자는 “핵추진잠수함의 핵심인 소형 원자로 기술 등은 북한이 확보하지 못한 걸로 보인다”며 “아직은 김정은의 희망사항”이라고 일축했다. 전 세계 6개국에 불과한 핵추진잠수함 보유국에 김정은이 명함을 내밀기엔 갈 길이 멀단 얘기다.
다만 눈앞에 있는 고위험 변수들이 걱정이다. 러시아에 화끈하게 무기를 지원 중인 김정은은 핵잠수함 강국인 러시아에 노골적으로 잠수함 설명서를 요구할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당장 상반기 중 방북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핵잠수함 기술을 탈취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시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우리 주요 조선업체들을 겨냥해 해킹 파티를 벌였다. 얼마든지 핵잠수함 기술까지 노릴 수 있다.
북한이 핵추진잠수함 기술을 보유하면 한반도 군사 지형은 급변한다. “해군의 핵무장화는 절박한 시대적 과업”이라 밝힌 김정은은 과업 달성이 눈앞에 있다고 여길 것이다. 국내에선 자체 핵추진잠수함 보유 주장이 끓어오를 것이다. 핵잠수함을 키워드로 한반도는 군비 경쟁 소용돌이의 한가운데 설 가능성이 크다.
신진우 정치부 차장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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