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생각났다"…서로가 원했던 재결합, 4년 만에 돌아온 MVP 존재감 남다르다 [오!쎈 기장]
[OSEN=기장, 조형래 기자] 구단도, 선수도 원했던 재결합이었다. 4년 만에 돌아온 ‘2020년 MVP’ 멜 로하스 주니어(34)의 존재감이 벌써부터 남다르다.
지난 2020년 타율 3할4푼9리(550타수 192안타) 47홈런 135타점 OPS 1.097로 리그를 폭격하며 MVP를 수상했던 로하스. 그러나 로하스는 2017년부터 함께한 KT를 떠나서 일본프로야구 무대에 도전했다. 한신 타이거즈와 2년 총액 550만 달러에 계약했다. KT는 한국 무대 최고수준의 대우를 했지만 일본의 머니파워를 당해낼 수는 없었다.
일본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코로나19 여파로 비자를 제때 받지 못해 지각 데뷔를 했고 쉽사리 적응하지 못했다. 데뷔와 동시에 21타석 연속 무안타의 굴욕적인 기록을 쓰는 등 60경기 타율 2할1푼7리(189타수 41안타) 8홈런 21타점 OPS .663으로 부진했다. 이듬해에도 다르지 않았다. 89경기 타율 2할2푼4리(183타수 41안타) 9홈런 27타점 OPS .732의 성적을 거두고 퇴단했다. 지난해는 멕시코리그에서 뛰었다.
그리고 4년 만에 다시 KT로 돌아왔다. 총액 90만 달러에 계약했다. 로하스가 떠난 뒤 KT는 외국인 타자의 존재감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조일로 알몬테, 제러드 호잉(2021년), 헨리 라모스(2022년), 앤서니 알포드(2022~2023년)가 뛰었지만 로하스만큼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부상과 부진 등으로 아쉬운 순간들이 많았다. KT가 로하스를 다시 찾은 이유이기도 하다.
로하스의 합류로 KT는 로하스-박병호-강백호라는 막강한 중심 타선을 구축하게 됐다. 10개 구단 중 최고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4번 타자 박병호는 “우리 나라에서 좋은 성적을 냈던 외국인 선수다. 제가 듣기로는 야구 외적으로도 한국 야구 문화를 존중하는 등 좋은 팀메이트였다고 한다. 그런 부분에서 많은 기대가 되고 대화를 하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은 받으면서 서로 잘 해야할 것 같다”라면서 “장타를 쳐줄 수 있는 타자가 있으면 부담감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컨디션이 안 좋을 때도 있기 때문에 누구든지 해결을 해주게 되면 편해질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주장 박경수도 이따금씩 로하스가 그리웠다고. 박경수는 “다른 외국인 타자들이 분명히 잘해줬다. 하지만 어떤 순간에는 자꾸 로하스가 생각났던 게 사실이었다. 선수들과도 이런 얘기들을 종종 했었다”라면서 “로하스는 타격은 물론 외야 수비에서도 화려하지는 않지만 아쉬운 플레이를 하지는 않았다. 공격이나 수비적인 부분 모두 굉장히 좋을 것 같다. 부상 없이 풀 시즌을 뛸 수 있는 선수라서 정말 잘 온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KT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된 로하스는 마치 계속 팀에 있었던 것처럼 행동했다. 그만큼 편안해 했다. 로하스는 “집 같은 곳으로 돌아와서 너무 편하다. 자리를 비운 시간들이 있었지만 동료들이 너무 편하게 잘 맞이해줬다”라면서 “KT뿐만이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 등 다른 나라에서 제안이 있었다. 하지만 제일 편안한 곳이었고 첫 번째 선택지로 KT가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돌아오는데 부담이 없었다”라고 돌아온 소감을 밝혔다.
2020년의 임팩트가 대단했다. KT도 로하스에게 2020년급 퍼포먼스를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로하스는 “몸 상태가 너무 좋고 당연히 2020년 정도의 기록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 약속할 수는 없지만 2020년 수치들을 목표로 잡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유니폼 상의 앞 단추를 풀고 뛰는 로하스를 보면서 팬들은 ‘조원동 섹시가이’라는 별명을 붙였주기도 했다. 조원동은 수원 KT위즈파크의 소재지. 2020년 MVP를 수상하면서 많은 개인 타이틀을 땄다. 이제 개인 타이틀에 대한 욕심은 없다. KBO리그 우승을 팬들에게 선물하고 싶다.
그는 “2020년 이후 여러가지 많은 경험을 했다. 좋은 추억이 돼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 타이틀은 이미 많이 땄기 때문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고 싶다”라면서 “KT 팬들은 KBO 최고의 팬들이다. 한국에서 경기를 할 때 많은 성원을 해주셨고 다른 나라에서 뛰고 있을 때에도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셨다. 그래서 많이 힘을 받았다. KT와 계약한 뒤에도 많은 응원을 받았다. 한 시즌 내내 건강하게 뛰면서 팀 우승을 이끄는 것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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