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로우+김연경 34점 폭발' 흥국생명, 2G 연속 셧아웃 승, 선두 현대건설 5점차 맹추격 [장충 현장리뷰]

장충=김동윤 기자 2024. 2. 2.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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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장충=김동윤 기자]
흥국생명 선수단이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윌로우 존슨(왼쪽)이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득점 후 김연경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랜디 존슨의 딸' 윌로우 존슨(26)이 흥국생명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김연경(36)을 도와 합류 후 2경기 연속 셧아웃 승을 이끌며 1위 현대건설을 압박했다.

흥국생명은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정규시즌 5라운드 방문 경기에서 GS칼텍스에 3-0(25-20, 25-19, 26-24)로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후반기 2연승을 달린 흥국생명은 20승 6패(승점 56)을 기록, 선두 현대건설(20승 5패·승점 61)을 5점 차로 압박했다. 반면 3위 GS칼텍스는 15승 10패, 승점 43으로 2위 흥국생명과 격차가 더욱 벌어지며 선두 경쟁에서 뒤처지게 됐다.

흥국생명의 새로운 활력소 윌로우가 19점으로 맹활약했다. 윌로우라는 새로운 공격 루트가 생기면서 김연경과 레이나 토코쿠도 여유있게 각각 15점씩을 올리며 삼각편대의 탄생을 알렸다. 김연경은 공격 성공률 30.77%로 다소 저조했음에도 3세트 막판 결정적인 상황에서 매치 포인트를 만드는 등 여전한 존재감을 보이며 윌로우와 34점을 합작했다.

블로킹 득점에서도 8대0으로 흥국생명이 크게 앞섰고, 리시브 효율 37.1%로 수비 면에서도 압도하는 등 모처럼 우승후보다운 모습을 보였다. 리베로 김해란은 이날 하루만 22개의 디그를 기록하며 V리그 여자부 처음으로 디그 성공 1만 1000개를 돌파했다(1만 1003개).

한편 GS 칼텍스 세터들의 아쉬운 볼 분배 속에 지젤 실바가 22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했다. 그러나 강소휘가 10점, 권민지가 4점으로 아웃사이드히터들의 공격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무기력한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2월 2일 흥국생명-GS칼텍스 선발 라인업
윌로우 존슨(왼쪽)과 김연경. /사진=한국배구연맹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은 레이나 토코쿠(아웃사이드히터)-이주아(미들블로커)-이원정(세터)-김연경(아웃사이드히터)-김수지(미들블로커)-윌로우 존슨(아포짓스파이커)-김해란(리베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GS 칼텍스는 김지원(세터)-유서연(아웃사이드히터)-권민지(미들블로커)-지젤 실바(아포짓스파이커)-강소휘(아웃사이드히터)-한수지(미들블로커)-한다혜(리베로)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이날 주된 관심사는 흥국생명의 윌로우였다. 윌로우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투수로 유명한 랜디 존슨의 딸로 3번의 도전 끝에 V리그에 입성했다. 데뷔전인 한국도로공사전에서는 17점으로 셧아웃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전 아본단자 감독은 새 외인 윌로우에 대해 "들어온지 얼마 안 돼 호흡을 맞추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공격을 연결하는 부분에서 아직 한계가 있다. 왼손 아포짓이라 상대 팀이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어느 각을 좋아하는지 찾아야 할 텐데, 우리도 윌로우가 선호하는 각도를 찾고 있다"면서도 "우리 팀이 가지고 있는 블로킹, 수비 시스템에 적응하고 세터와 호흡을 맞추는 부분이 중요하다. 어떤 선수가 좀 더 잘 풀리거나, 전술적으로 더 많이 때리는 선수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볼 분배가 고르게 이뤄졌을 때 팀이 더 강해진다"며 윌로우 효과를 기대했다.

차상현 감독도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던 윌로우를 기억했다. 차 감독은 "트라이아웃 당시 윌로우에게 가장 좋았던 부분은 성실하면서도 적극적인 태도였다. 모두가 공감했고 지난 경기에서도 그런 모습이 보여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윌로우 합류 후 흥국생명은 우리도 처음 상대하는 것이라 붙어 봐야 알 것 같다. 영상으로 보는 것과 실제는 또 다르고, 팀마다 상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와 경기에서도 다를 거라 생각한다. 그럴수록 기본이 중요하다. 막아야 할 코스를 막고 최대한 분위기가 안 넘어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20점 이후 과감한 공격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각오를 밝혔다.
'49점 폭발' 윌로우-김연경-레이나 '흥국생명 新 삼각편대' 위엄, 2-3위 싸움에서 한 세트도 안 내줬다... 흥국생명 셧아웃 완승
김연경(오른쪽)과 윌로우./사진=한국배구연맹

2, 3위 팀간 맞대결답게 1세트 중반까지 팽팽했다. 하지만 흥국생명이 14-13으로 앞선 상황에서 긴 랠리 끝에 윌로우가 퀵오픈 득점에 이어 서브 에이스까지 때려 넣으면서 차츰 점수 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이주아가 권민지의 시간차 공격을 막아내고 속공 득점까지 해냈고 윌로우가 백어택에 성공하며 흥국생명이 20점을 돌파했다.

세트 후반 삼각편대의 다른 두 날개 김연경과 레이나의 클러치 능력이 돋보였다. 4득점에 그치고 있던 김연경의 2연속 서브 에이스로 승기를 잡았고, 레이나의 퀵오픈 득점이 연달아 성공하며 흥국생명이 1세트를 챙겼다.

2세트는 초반부터 흥국생명의 흐름이었다. 이번엔 레이나의 공격력이 폭발했다. 레이나가 강소휘가 디그해낸 공을 커트해 득점에 성공한 것을 시작으로 5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GS 칼텍스에서는 실바가 고군분투했으나, 흥국생명은 윌로우와 레이나 쌍포가 불을 뿜었고 중앙에서 이주아가 간간히 득점에 성공하며 리드를 내주지 않았다. 결국 이주아의 이동 공격으로 20점 고지를 밟은 흥국생명은 김수지의 시간차 공격으로 2세트를 가져왔다.

GS 칼텍스는 뒤늦게 반격에 나섰다. 3세트 초반 강소휘의 득점력이 살아나면서 GS 칼텍스가 2~3점 차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리드도 잠시, 이원정이 유서연의 퀵오픈 시도를 막아내며 11-11 동점을 이뤘고 이후 양 팀은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였다.

이날 김연경은 평소답지 않게 공격이 활발하진 않았으나, 결정적인 순간만 되면 집중력이 빛을 발해다. 레이나의 시간차 공격으로 어렵게 잡은 21-20 리드 상황에서 실바의 백어택을 막아낸 데 이어 본인이 직접 시간차 득점을 해내면서 마침내 점수 차를 벌렸다. 이후에도 김연경은 퀵오픈과 시간차 공격을 성공시키며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고 윌로우가 빠르게 공격을 매조지으면서 길었던 3세트를 끝냈다.

GS 칼텍스의 지젤 실바(왼쪽)가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장충=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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