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녹음' 판결 파장..."특수교육 후퇴" vs "장애학생 보호 수단"
"'불법녹음' 교육 후퇴…돌이킬 수 없는 강 건너"
"녹음 이유 살펴야…장애학생 보호 울타리 없어"
[앵커]
주호민 씨 아들 학대 혐의에 대해 특수교사의 유죄를 인정한 1심 판결 이후 '몰래 녹음'을 둘러싼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수교사노조는 녹음파일 증거 인정이 교육을 후퇴시킨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장애인부모연대는 녹음 말고는 학생을 보호할 조치가 없다며 반박했습니다.
우종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웹툰 작가 주호민 씨는 특수교사의 정서적 학대가 의심되자 등교하는 아들 가방에 녹음기를 넣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자폐성 장애아동의 특수성을 인정해 몰래 녹음을 증거로 받아들였습니다.
1심 판결 이후 주 씨는 몰래 녹음이 불법은 맞긴 하지만, 달리 피해를 입증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주호민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녹음 자체가 위법인 행위는 맞으나 이 상황의 어떤 특수한 상황, 아이가 의사를 전달할 수 없다는 점. 그리고 그 다른 친구들, 같은 반에 있는 친구들도 장애가 있어서 의사를 전달할 수 없다는 점(이 인정됐습니다.)]
주호민 씨는 판결이 특수교사와 장애학생 부모 간 대립으로 비치지 않길 바랐지만, 녹음 파일 인정을 두고 교육계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수교사노조는 불법녹음이 증거로 채택돼 교육계에 후퇴를 가져왔다고 주장했습니다.
학교가 신뢰를 바탕으로 교육을 실현하는 공간이 아닌, 자기방어가 판치는 곳이 될 거라고 비판했습니다.
[정원화 / 전국특수교사노조 정책실장 : 학생은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잃을 것이며 수업은 학생의 성장을 도모하는 과정이 아니라 단지 기계적인 의례가 될 것이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입장은 반대입니다.
녹음이 필요한 배경을 살펴봐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어린이집처럼 특수학급에도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요구는 번번이 무산됐고, 장애 학생 인권을 보호할 울타리도 수십 년째 그대로라는 겁니다.
[김미범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기지부장 : (녹음 외에) 본인이 스스로 가서 자기가 당한 억울함이라든지 자기가 겪은 일들을 자기 입으로 얘기를 해서 쟁점화되거나 이슈화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1심에서 특수교사의 정서적 아동학대가 유죄로 인정된 것과 맞물려 몰래 녹음이 증거로 인정되면서,
특수교사와 장애학생 부모 사이에 엇갈린 목소리는 앞으로 이어질 항소심까지 이어질 전망입니다.
YTN 우종훈입니다.
촬영기자 : 강보경
YTN 우종훈 (hun9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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