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 Why] 2024년 대세가 된 ‘조폭 마누라’ 패션
두툼한 모피 코트와 화려한 보석으로 치장한 액세서리, 광택 나는 가죽 바지와 짙은 아이라인 화장. ‘대부(1972년 개봉)’ 등 과거 할리우드 범죄 영화 속 악당의 아내를 연상케 하는 이러한 스타일이 올해 영미권의 새로운 패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모브 와이프(Mob Wife)’, 뜻 그대로 ‘조폭 마누라’ 패션의 유행이다.
CNN은 1999~2007년 미국에서 방영된 유명 범죄 드라마 ‘소프라노스(The Sopranos)’가 최근 방영 25주년을 계기로 HBO맥스 등 OTT(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서 재방영되면서 ‘역주행’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이러한 유행의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이탈리아계 미국인 마피아 ‘토니 소프라노’의 조직 생활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토니의 아내 역을 맡은 여배우 에디 팰코는 치렁치렁한 헤어스타일에 은빛 목걸이·반지·귀걸이 등 각종 장신구를 한 모습으로 자주 등장한다. 다른 여성 캐릭터들도 몸에 달라붙는 검은 가죽 원피스와 노란 호피 무늬 셔츠·바지 등 단아함과는 거리가 있는 옷차림이다. 미국의 젊은 여성들이 20여 년 전 부모 세대가 열광한 범죄 드라마를 보며 작중 마피아 연인들의 카리스마 넘치는 스타일에 빠져 이를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출신 팝스타 두아 리파와 미국 유명 모델 겸 배우 켄들 제너, 미국 드라마 ‘모던 패밀리’로 유명한 배우 소피아 베르가라 등 패셔니스타로 유명한 스타들도 ‘모브 와이프’ 차림으로 공개 석상에 나오면서 유행을 이끌고 있다고 영국 잡지 글래머 매거진은 전했다. 명품 로고와 액세서리 없이 최대한 ‘자제된 고급스러움’을 보여주는 ‘올드 머니 룩’이 지난해 패션의 대세였는데, 이런 ‘절제된 품위’에 반발심을 가진 젊은 여성들이 반대급부로 화려한 장신구와 짙은 화장 등 ‘모브 와이프’ 스타일에 매료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모브 와이프’ 패션의 유행은 경제적으로도 큰 파급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CNN은 최근 ‘패스트 패션(유행에 따라 빠르게 의류를 제작·유통하는 것)’ 브랜드 상당수가 모피 재킷 등 ‘모브 와이프’를 대표하는 의류를 생산해 내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적인 브랜드 ‘자라’ 온라인 몰에선 인조 모피 재킷 검색량이 전보다 200% 이상 치솟았다. 이는 2010년대 후반부터 확산한 동물권(動物權) 운동 여파로 모피 의류 판매량이 급감했던 것과 대조된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모피 금지법’이 발효되고 매출이 전년보다 절반 이상 고꾸라진 한 모피 브랜드는 최근 온라인 경매로 내놓은 모피 코트가 예상보다 많은 입찰자가 몰려 단 몇 분 만에 품절됐다고 한다. CNN은 트렌드 분석가들을 인용, “’모브 와이프’의 유행은 앞으로 최소 6개월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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