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일본 '초비상' 핵심 공격수 이토, 성범죄 혐의로 결국 대표팀 제외 → 퇴출 취소됐지만 '번복'
[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일본 축구대표팀이 흔들리고 있다.
일본축구협회(JFA)는 2일(한국시간) 성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이토 준야를 대표팀에서 내보낼 것이라 발표했다. 앞서 JFA는 이토와 함께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카타르 아시안컵 동행을 이어갈 것이라 전했다. 하지만 고작 하루가 지나기도 전, 결정을 번복하며 이토의 대표팀 퇴출을 결정했다.
일본 언론 ‘주간 신조’는 최근 “이토는 지난해 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됐다”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토는 지난해 6월 여성 2명에게 술을 먹인 뒤, 한 호텔에서 동의 없이 성관계를 가졌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이토는 일본 대표팀과 함께 페루와 A매치를 앞두고 있었다.
이토의 성범죄 혐의를 주장한 여성 A씨는 “만취 상태에서 눈을 떠 보니 내 몸 위에 이토가 있었다”라며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이에 이토는 합의 하에 맺어진 성관계였음을 주장했다. 반면 A씨는 이토에게 사과를 요구했고, 변호사를 선임해 형사 고소를 선택했다.
곧바로 이토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허위 주장 혐의로 A시를 맞고소했다. 일본 매체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이토의 법률대리인은 오사카 경찰에 맞고소장을 제출했고, A씨의 진술이 부자연스럽게 바뀌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이토의 성폭행에 관한 물적 증거가 없는 부분도 덧붙였다.
이토는 현재 카타르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안컵에 참가 중이다. 이에 JFA는 지난 1일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이토를 아시안컵에 출전 중인 일본 대표팀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JFA는 “이토는 일본 대표팀을 떠나게 됐다. 이토를 대신할 선수 소집은 없다. 우리는 혐의와 관련된 당사자들의 주장이 서로 다른 것을 이해하고 있다. 일본 대표팀과 이토를 응원하는 많은 분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그런데 JFA는 하루 만에 결정을 번복했다. 야마모토 마사쿠니 단장은 이란과 8강전을 앞두고 진행된 훈련장에서 취재진을 통해 “우리는 이토를 남기는 방향으로 조정할 것”이라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선수단 내부는 자체 회의를 진행했고, 그 결과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선 이토를 대표팀에 남겨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JFA는 또 결정을 번복했다. 다시마 고조 일본축구협회 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과 대화를 나눈 결과, 이토를 일본 대표팀에서 내보내기로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최종적으로 더 이상 일본 대표팀의 아시안컵 여정에 함께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일본의 모리야스 감독은 2일 카타르 도하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아시안컵 8강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이토에 관한 내용을 언급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이토가 팀에서 이탈하게 된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자, “나는 이토가 대회 끝까지 남아 함께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JFA와 협의 끝에 이토를 내보내기로 결정했고, 이토 본인도 팀을 떠나는 데 동의했다. 덕분에 이토는 이란전에서 출전하지 않게 됐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모리야스 감독은 이토의 심리 상태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모리야스 감독은 “여기에 있는 기자분들도 알고 있겠지만 아시안컵 우승 후보에 일본과 이란이 꼽히고 있다. 이런 점을 우리도 알고 있고 우승할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아시안컵 우승컵을 목표로 일정들을 이어가고 있다. 조별리그와 16강전을 통해 아시아 축구가 상당히 발전하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 우승을 노릴 수 있는 팀들이 많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 이토 준야 관련해서는 선수 본인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최대한 이토 준야를 돕고 싶다는 생각이고 조금이라도 빨리 원래 경기력으로 회복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기자분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이토의 범죄 의혹을 과도하게 몰아가지 말아주셨으면 한다”라며 이토를 감쌌다.
또한 모리야스 감독은 “이토는 정말 훌륭한 선수이며, 이란전에 나설 수 없는 건 아시아 축구 발전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다. 일본과 이란이 멋진 경기를 앞두고 최정예 멤버로 싸울 수 없다는 것은 매우 유감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아시안컵 우승 후보 1순위인 일본 입장에서 이토의 공백은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지난 시즌부터 스타드 드 랭스(프랑스)에서 뛰고 있는 이토는 빠른 스피드와 화려한 드리블을 바탕으로 상대 측면을 붕괴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공격수다.
지난 2019년 아랍에미리트 아시안컵에서는 일본 대표팀의 주전과 교체를 오갔다. 이후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엄청난 활약을 바탕으로 일본의 월드컵 진출에 크게 이바지했다. 이어서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3차전 스페인전에서 도안 리츠의 동점 골을 어시스트했고, 결국 일본은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작년 9월에 열렸던 독일 원정에서는 1골과 1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일본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이처럼 이토는 일본의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었다.
하지만 성폭행 혐의가 나온 직후에 열린 바레인과 16강전에서 벤치에 앉았다. 그리고 끝내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일본 대표팀은 이번 대회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힌 팀이었지만, 대회가 개막하자마자 기대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차전이었던 베트남전에서는 4-2 대승을 거뒀지만, 전반전 도중 베트남에 2골을 헌납하며 잠시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다. 베트남은 일본에 비해 전력상 열세에 놓여 있는 팀이었지만, 일본은 1차전 내내 베트남에 고전했다.
2차전에서는 이라크에 충격 패를 당했다. 이라크 역시 일본에 비해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팀이었다. 일본은 이날 전반 4분 만에 선제골을 내줬다. 이라크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스즈키 자이온 골키퍼가 막아냈지만, 달려들던 후세인이 헤더로 연결해 일본의 골망을 갈랐다. 이어서 전반전 종료 직전 다시 한번 후세인의 머리가 빛났다. 후세인은 왼쪽에서 올라온 날카로운 크로스를 받아 골문 앞에서 헤더 득점을 성공시켰다. 이후 후반 추가시간 주장 엔도 와타루가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 골을 넣었지만, 일본은 더 이상의 득점을 넣지 못하며 이라크에 1-2로 졌다.
3차전 인도네시아전은 비교적 편안하게 흘러갔다. 일본은 전반 6분에 나온 우에다 아야세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이어서 우에다는 후반 7분 추가 골로 일본에 리드를 안겼다. 여기에 더해 후반 43분 인도네시아가 자책골을 넣으며 일본이 승리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일본은 경기 종료 직전 인도네시아에 실점을 내줬다. 후반 추가시간 인도네시아가 프리킥을 얻어냈고, 이 프리킥 과정에서 인도네시아가 만회골을 넣는 데 성공했다. 일본은 3-1 승리를 거뒀지만, 경기 종료 직전 실점을 허용하며 마무리했다.
이후 일본은 31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아시안컵 16강에서 바레인을 3-1로 제압했다.
전반 31분 일본의 선제골이 나왔다. 세이야가 박스 앞에서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는데, 이 슈팅은 바레인의 골대를 강타했다. 하지만 볼이 골문 앞에 있던 도안 리츠에게 떨어졌고, 도안 리츠는 가볍게 볼을 차 넣으며 선제골을 완성했다.
이후 일본은 볼 점유율을 높이며 바레인을 압박했다. 그러나 이후 더 이상의 득점이 나오지 않았고, 일본이 전반전 1-0 리드를 잡고 마무리됐다.
일본이 후반전에 추가골을 넣었다. 구보가 전방에서 볼을 잡고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지만 바레인 수비에 맞고 굴절돼 온사이드였다. 비디오판독시스템(VAR)에도 무리없는 골이었다.
바레인은 만회골에 총력을 다했다. 코너킥에서 공중볼 싸움을 했는데 스즈키 자이온 골키퍼와 일본 수비와 동선이 맞지 않았다. 스즈키 자이온이 공중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바레인에 기회를 줬고 실점을 허용했다.
일본은 실점했지만 득점으로 분위기를 올렸다. 후반 27분 아야세가 미나미노 패스를 받아 절묘한 턴으로 바레인 수비를 무너트렸다. 이후 공간으로 질주했고 골키퍼 빈틈을 노려 득점에 성공했다.
바레인은 교체 카드를 활용해 그라운드에 변화를 줬다. 일본도 다쿠마 아사노, 고키 마치다를 투입해 고삐를 당겼다. 타이트한 공수 간격과 유연한 조직력으로 바레인에게 틈을 주지 않았다. 역습에서 개인 능력으로 바레인 압박을 뚫어내며 우승 후보다운 저력을 보였다.
이제 일본은 이토 없이 아시안컵 일정을 이어간다. 일본은 오는 3일 카타르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4강 진출을 놓고 치열한 한 판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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