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탐사③] '분양 자금 횡령 혐의' 회장, 옥중 "경찰에 돈 봉투 줘라"

이현영 기자 2024. 2. 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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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분양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한 건설사 회장이 재판을 받고 있다고, 어제(1일) 전해드렸습니다.

이 건설사 회장이 구속 수사를 받는 도중에 회사 임원들에게 보낸 편지를 저희가 입수했는데, 경찰에게 돈봉투를 주고 도움을 요청하라는 지시가 담겨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구에서 피해 수 분양자들이 속출하자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오 회장은 2021년 11월, 결국 구속됐습니다.

취재팀은 오 회장으로부터 이 옥중편지를 건네받은 업체 임원을 찾아가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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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피스텔 분양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한 건설사 회장이 재판을 받고 있다고, 어제(1일) 전해드렸습니다. 이 건설사 회장이 구속 수사를 받는 도중에 회사 임원들에게 보낸 편지를 저희가 입수했는데, 경찰에게 돈봉투를 주고 도움을 요청하라는 지시가 담겨 있었습니다.

먼저 이현영 기자가 이 내용 취재했습니다.

<기자>

2016년, 부산 서면에서 주거용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이 모 씨.

공사가 계속 지연되다가 준공 후에도 여러 문제가 드러나자, 피해 수 분양자들과 함께 지난 2020년 오 회장과 임원들을 횡령 등 혐의로 부산 검찰청에 고소했습니다.

이 건은 건설사가 위치한 경기도의 한 경찰서로 이첩됐는데, 이듬해 내려진 결정은 불송치.

즉, 증거가 불충분하고 혐의가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모 씨/부산 수분양자 : 경찰에서 간단하게 '이거는 아니다' 이런 식으로 돼 있고, 납득이 안 가는 거죠.]

하지만, 대구에서 피해 수 분양자들이 속출하자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오 회장은 2021년 11월, 결국 구속됐습니다.

오 회장은 구속 상태에서 그룹 임원들에게 수차례에 걸쳐 옥중 편지를 은밀하게 보냈습니다.


어떻게든 보석으로 나가야 하는데 검찰이 울산 건이나 물금 건을 수사해 추가기소하려 한다며, 인맥을 동원해서 부장검사, 차장검사, 지검장 등을 연결해 추가 기소를 막으라고 지시합니다.

또, 경찰서 조사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대응을 잘해야 한다고 신신당부합니다.


그러더니, 건설사가 있는 지역의 경찰서 간부 두 사람을 콕 집어 언급하며 500, 300 봉투를 만들어서 자리를 해 도움을 요청하라"고 지시합니다.

특히, 오 회장은 "내가 없으니까 이 두 사람의 관리를 잘하고 있나 모르겠다"고도 적었습니다.

이 두 사람은 앞서 2020년 고소 건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던 경찰서 간부로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취재팀이 직접 만나봤습니다.

오 회장은 물론 그 건설사 임직원들과 개인적으로 알거나 만난 적이 없으며,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얘기라고 반박했습니다.

[해당 경찰 간부 : 이거 만나고, 누구한테 조언 듣고 이렇게 하면 다 소문 퍼지잖아요. 그리고 다들 결국 알게 되는데 그게 있을 수 없는 일이잖아요.]

편지에 언급된 또 다른 경찰 간부 역시 전혀 모르는 이야기라며 편지 내용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취재팀은 오 회장으로부터 이 옥중편지를 건네받은 업체 임원을 찾아가 봤습니다.

뇌물 공여 지시를 받은 적이 전혀 없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는데,

[○○건설 임원 : 여보세요, 지금 뭔 소리를 하는 거예요 지금. 뭔 지시를 받아요?]

취재팀이 입수한 편지를 보여주자, 지시를 받은 건 맞지만 이행하지는 않았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건설 임원 : 회장님이 얘기한다고 해서 100% 다 이행을 해요?]

이번에는 편지를 쓴 오 회장의 해명을 직접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편지 내용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다면서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 모 씨/○○건설 회장 : 실제 이 사람들이 한 번 만나보라고 했더니 만나주지도 않았다는 거예요. 내 희망 사항이었지. 밖에서는 내가 구속되니까 아예 우리 쪽하고 접촉도 안 된다는데 뭘 어떻게 할 겁니까?]

오 회장은 예전부터 경찰에게 뇌물을 주거나 관리를 해온 게 아니냐는 질문에도 전혀 그런 적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최대웅, 영상편집 : 원형희, 디자인 : 김정은·서승현, VJ : 김준호)

▷ [현장탐사④] "판사 라인 찾아봐라"…보석 위해 꾀병까지?
[ 원문 링크 : https://news.sbs.co.kr/d/?id=N1007523780]
▷ [현장탐사] '횡령' 건설사 회장, 옥살이 도중 "돈 봉투 준비해라" (풀영상)
[ 원문 링크 : https://news.sbs.co.kr/d/?id=N1007523781]

이현영 기자 leeh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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