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잔디 먹방' 아닌 시간 지연…AFC 후세인 징계 이유 발표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아이멘 후세인이 잔디를 먹는 세리머니를 하다가 경고 누적 징계를 받은 이유가 '인종 차별'이 아닌 '시간 지연'으로 드러났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주관하는 AFC는 2일(한국시간) 공식 성명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AFC는 "이라크 18번 후세인에게 준 두 번째 옐로 카드와 이어진 레드 카드에 대해 여러 문의를 받고 있다"고 경위를 설명하면서 "포괄적인 해석과 심판의 판단에 근거를 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두 번째 경고에 대한 결정은 경기 규칙 12(반칙과 부정행위)에 근거한다"며 "후세인은 75분에 골을 넣은 뒤 경기 재개는 지나치게 늦췄다. 세리머니 중 주심은 후세인에게 세 차례 강하게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점에 미루어 두 번째 경고는 경기 규칙에 따른 주심의 올바른 판단"이라며 "매치 오피셜이 내린 판정을 존중하도록 강하게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조항 제12조에 따르면 세골대를 차거나 시간을 과도하게 낭비하는 세리머니는 처벌할 수 있다. 선수가 골을 넣었을 때 기쁨을 표한하는 것은 허용하지만 지나쳐선 안 된다는 뜻이다. 처벌할 수 있는 세리머니 규정은 ▶심판이 도발적·조롱적·선동적인 제스처라고 판단하는 세리머니 ▶주변 펜스에 올라가는 세리머니▶유니폼을 벗거나 머리를 가리는 행위 ▶마스크나 다른 유사한 물건으로 머리나 얼굴을 가리는 행위 ▶경기장으로 늦게 돌아오는 경우 등이다.
후세인은 지난달 29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칼리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요르단과 경기에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전반 추가 시간 경고를 받은 후세인은 1-1로 맞선 후반 75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오른발로 트래핑한 뒤 강슛으로 연결해 역전골을 터뜨렸다.
그런데 후세인이 기쁨을 나누는 과정에서 사고가 났다. 후세인은 관중석을 향해 '무언가를 먹는듯한' 세리머니를 했다. 이후엔 자리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잔디까지 뜯어먹었다.
그러자 주심이 후세인에게 달려와 경고를 꺼내들었다. 전반 추가시간 경고를 받았던 후세인에게 두 번째 경고가 주어지면서 색깔이 레드카드로 바뀌었다. 놀란 후세인은 토끼 눈이 되어 양팔을 벌려 주심에게 항의했다. 이라크 벤치도 펄쩍뛰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엔 후세인의 세리머니는 요르단의 세리머니를 받아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요르단 나이마트가 첫 번째 골을 넣고 동료들과 앉아 무언가를 먹는 세리머니를 한 것에 대한 응수였다는 주장이다. 트위터에선 "요르단 선수들에게는 어떠한 징계도 없었는데 후세인은 왜 경고를 준 것인가"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서아시아 축구 전문가이자 축구 전문매체 바바골을 만든 울리 레비 기자는 "이라크 공격수 후세인이 요르단을 상대로 역전골을 넣었다. 후세인은 전반전에 요르단의 세리머니에 보답하듯 만사프(요르단 전통 요리 중 하나)를 먹었는데, 이란 심판 알리레자 파가니는 이를 도발적이라고 판단해 퇴장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요르단 민족을 흉내낸 것은 그들에 대한 모욕"이라는 의견과 "(먹는 시늉을 할 때) 왼손을 쓰는, 이슬람에서 금기시 되는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후세인의 퇴장 여파는 단순히 골을 넣을 선수가 사라졌다는 것에서 끝나지 않았다. 패배할 경우 다음이 없는 요르단은 전원 공격으로 이라크를 압박했다. 수적 열세는 수비수까지 페널티박스 안으로 가담할 수 있는 세트피스에 특히 치명적이었다. 게다가 후세인은 이라크 선수단 내에서 장신으로 꼽혔다.
수적 우위를 잡은 요르단은 부지런하게 이라크 골문을 두드렸다. 여기에선 이라크 잘랄 하산 골키퍼가 빛났다. 요르단의 결정적인 기회를 연달아 동물적인 선방으로 막아 냈다.
그러나 하산 골키퍼도 후반 추가시간을 버텨내지 못했다. 요르단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렸다. 이때 페널티박스 안엔 이라스 선수 3명이 있었던 반면 요르단 선수는 무려 5명이 자리잡고 있었다. 혼전 상황에서 따낸 공이 요르단 쪽으로 흘렀고 감아찬 슈팅을 사디 하산 골키퍼가 막아 냈다. 하지만 자리잡고 있던 아부 알-아랍이 빈 골문 안으로 가볍게 차넣어 경기를 2-2 원점으로 돌렸다.
이라크 벤치가 연장 전략을 생각할 무렵 요르단이 아예 경기를 뒤집어놓았다. 1분 뒤 다시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격 기회를 잡았다. 요르단은 이라크의 촘촘한 수비를 뚫는 대신 지공을 택했다. 뒤로 내준 공을 니자르 알 라쉬단이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연결했고, 역전골로 연결됐다.
후세인이 퇴장당한 이후 동점골과 역전골이 나왔고 이라크는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카사스 감독의 경계했던 일이 일어난 것이다.
3-2로 경기를 뒤집고 8강에 오른 요르단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고 단체로 모여 잔디를 뜯어먹는 세리머니를 했다. 후세인이 했던 그 세리머니다.
이라크는 1996년 대회 이후 꾸준히 토너먼트에 참가하고 있다. 2007년 대회에선 정상에 섰고 2015년 호주 대회에선 4강까지 올랐다.
조별리그에서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과 D조에서 경쟁한 이라크는 일본을 2-1로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3전 전승으로 D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16강에서 한 수 아래인 요르단을 잡고 8강에 가볍게 오를 것이라고 바라봤으나 잘못된 행동 하나에 짐을 싸게 됐다. 또 6골로 득점 순위 1위에 올라 있는 후세인은 득점왕을 지키기가 불확실해졌다. 이강인 등이 이루고 있는 2위 그룹과 3골 차이다.
헤수스 카사스 이라크 대표팀 감독은 "요르단전 승리는 심판이 훔쳐간 것이다. 아시안컵과 같은 큰 대회에선 세리머니하는 선수가 퇴장당하지 않는다"고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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